레버넌트


굉장히 오래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지만

선배격인 영화들이 머리속에 우후죽순 떠오르네요

당장 떠올렸던 영화는 '마지막 한 걸음까지' 이 영화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배고픔과 추위에 떨던 주인공이 순록(?) 배 안에서 잠을 자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좀 지난 후에 떠오르는 영화는 '데루스 우잘라'

내러티브적인 면에서는 그닥 유사성이 없지만 제가 그 영화를 떠올린 건

하얀 눈에 둘러쌓인 침엽수림의 압도적인 비쥬얼때문일까요?

아님 자연 vs 인간을 다룬 영화로서 동서양의 묘한 대조적 분위기 때문일까요?


전에 영화 '대호' 를 보면서 이 영화같은 비쥬얼을 꿈꾸었어요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정말 압도적이라고밖에 말 할 수 없는 비쥬얼은 다 돈이라는걸  

한 장면, 한 장면을 곱씹을때마다 그 장면에 들어간 정성과 시간을 상상했어요  


일반 관객들이 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그 속에 보이는 만든이들의 정성과 시간들이 느껴질까요?

아니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그것들이 수치상으로 계량화해서 나올까요?

그렇지 않다고 하면 그 정성과 시간들은 다 무의미한 걸까요?


레버넌트의 모든 스텝과 배우분들

좋은 영화를 만들고 보여줘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검사외전


전에 '기술자들' 을 보고 난 후에 적은 감상평에서

참 한국관객들이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술회한 적이 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도 새삼 느껴지네요


이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만약 혼자 카페나 집에서 글을 썼다면

이 작품을 끝내 완성하지 못 했을 것이라는데 손모가지를 걸겠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에게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주연배우 강동원과 제작자이면서 스승 윤종빈이겠죠


좋은 아이디어였고 끝까지 결과물을 써낸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다음 영화에서는 제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결과물을 보여주세요

부탁입니다



러브레터


검사외전을 보고 기분이 너무 허해져서 원기보충을 위해 이 영화를 또 다시 봤네요

극장에서만 세 번째인데, 볼 때마다 좋아져요 

맨 처음 영화를 볼 때 울었고, 이번에 볼 때 다시 눈물이 났는데

그 감정의 원천이 좀 다르네요,

할아버지 때문에 울었거든요........점점 아저씨가 되어 가는 중이라는 걸 실감합니다^^


이 영화에는 모든 게 다 있어요

멜로도 있고, 코메디도 있고, 미스테리도 있고, 성장도 있고, 가족도 있고, 청춘도 있죠

이와이 슈운지의 다른 영화들도 좋아는 하지만 (특히 무지개여신.......비록 연출은 안 했지만)

이 영화정도의 성취를 이룬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불행일까? 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우스운 감상이죠


20대부터 60대까지 극장안에서 이 영화를 같이 감상했어요

그리고 모두다 즐거워 하더군요

옆자리에 앉은 20대 여성에게 한 번 용기내서 물어보고 싶었어요, 뭐가 좋았냐고? 

하지만 그러지 못했죠


수십년전에 영화 첩혈쌍웅을 보고 가슴이 두근반세근반이 되어 극장을 나서는데

아저씨 한 분이 저한테 오뎅을 사주면서 영화 죽이지? 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저한테는 잊혀지지 않는 기억중 하나인데

다음번에 이 영화를 볼 때 혹시 옆자리에 어린 남자가 있으면 그 때는 꼭 물어봐야지

라고 다짐했습니다.


아마도

이 다짐은 지켜지지 못 할 것 같습니다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2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5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49
125855 프레임드 #749 [6] new Lunagazer 2024.03.29 25
125854 괴수의 키 [2] new 돌도끼 2024.03.29 38
125853 명동에 갔다가 new catgotmy 2024.03.29 46
125852 (바낭) 기둥뒤에 살아있어요. [4] new 가라 2024.03.29 87
125851 이런저런 정치 잡담...(조국) new 여은성 2024.03.29 146
125850 댓글부대 영화개봉에 부쳐(화면 속, 네트는 넓어서... 판타지스러움) new 상수 2024.03.29 108
125849 정치 뉴스 몇개(호위무사 인요한, 진중권, 김경율) new 왜냐하면 2024.03.29 179
125848 프레임드 #748 [5] update Lunagazer 2024.03.28 58
125847 의사 증원 2000명이 천공 밈화 되는 걸 보면서.. [2] update 으랏차 2024.03.28 461
125846 이미 망한 커뮤에 쓰는 실시간 망하는중인 커뮤 이야기 [7] update bubble 2024.03.28 713
125845 몬스터버스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1] update 돌도끼 2024.03.28 129
125844 롯데 인스타에 [12] daviddain 2024.03.28 228
125843 고질라 곱하기 콩 봤어요 [5] update 돌도끼 2024.03.28 268
125842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update 조성용 2024.03.28 345
125841 데드풀 & 울버린, 배드 보이즈:라이드 오어 다이, 더 배트맨 스핀오프 시리즈 더 펭귄 티저 상수 2024.03.27 130
125840 하이브 새 아이돌 아일릿(illit) - Magnetic MV(슈퍼 이끌림) [2] 상수 2024.03.27 179
125839 프레임드 #747 [4] Lunagazer 2024.03.27 51
125838 [핵바낭] 다들 잊고 계신 듯 하지만 사실 이 게시판에는 포인트란 것이 존재합니다... [26] update 로이배티 2024.03.27 475
125837 예전 조국이 이 게시판에 글을 쓴 적이 있지 않습니까? [4] 머루다래 2024.03.27 697
125836 ZOOM 소통 [9] update Sonny 2024.03.27 28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