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6 01:21
0.
와. 이제 무한도전 여섯 번만 더 보면 대선이군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전 티비를 안 보고 당연히 무한도전도 안 봐서(...)
1.
뭐 구질구질하게 이런 걸 설명해야 하나 싶지만 요즘 정치 관련 글을 적으면 자꾸 문재인 팬클럽으로 몰아가는 분들이 계셔서.
전 그냥 안티 새누립니다. 정말 폼 안 나는 정체성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ㅋㅋㅋㅋ
이번 대선엔 자유당 & 바른 정당의 집권 가능성이 한 없이 0에 수렴하고 있으니 좀 무의미해질 수 있는 정체성입니다만.
개인적으론 문재인도 좀 별로, 안철수도 좀 별로인데 제 기준으론 민주당보단 국민의당이 더 별로인 것 같아서 차라리 민주당이 집권하길 바라고 있죠.
'그럼 결국 문재인이 되길 바라는 거니까 문재인 팬 아니냐!!' 내지는 '비겁한 변명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뭐 맘대로 하시죠. 포기하겠습니다. orz
2.
호불호와는 전혀 별개의 차원에서, 전 안철수는 이번에는 대통령이 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복잡한 계산 같은 거 없구요. 그냥 후보 지지도랑 정당 지지도를 보고 그랬죠. 10% 미만이었던 기간도 꽤 있었고 최근에 '매주 상승!' 해서 10%대 초반이잖아요. 반면에 민주당은 1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1위와 10% 이상 차이 나는 2위 후보 지지율까지도 안철수보다 높은 데다가 정당 지지율로 비교하면 국민의당 지지율의 4배로 거의 50%에 육박하거나 살짝 넘거나. 뭐 더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뭐가 있을까.
라는 걸 쓸 데 없이 혼자 궁금해봤을 때, 제 생각엔 무조건 기본으로 깔려야 하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괜히 지들끼리 싸우다 자폭한다."
근데 이것도 굉장히 실현 가능성이 적어 보였거든요.
왜냐면 존재감 있는 후보가 셋인데 (최성 아저씨 죄송;) 그 중 1위와 2, 3위의 격차가 너무 컸으니까요.
2위 안희정의 지지율이 1위 문재인의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데 그나마 그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의 지지를 많이 받아서 나온 것이고.
그렇담 당내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후보 경선에서 2위가 1위를 따라 잡을 확률 같은 건 애시당초 정말 희박한 거잖아요.
이미 99%의 확률로 후보가 결정된 상황이니 2, 3위가 괜히 무리할 필요 없고. 또 1위도 괜히 반칙하거나 2, 3위 격하게 갈굴 필요는 없고. 걍 사이 좋게 쎄쎄쎄 하면서 정책 토론 하고 예쁘장하게 끝낼 줄 알았... 습니다.
아마 민주당 경선 구경하던 민주당 지지자들 대부분이 '그럼 차차기는 누가 좋을지나 생각해볼까?' 뭐 이 정도 생각으로 경선 구경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현실은 다들 보시다시피... 허허허;;;
"그 어려운 것을, 기어이 해 냅니다!!!!"
그런 와중에 오늘은 국민의당이 경선 첫 번째 스테이지를 탈 없이 잘 끝냈죠.
언론에선 "압승!!! 안풍 시작 되나요!!!" 이런 식으로 크게 보도하고 있던데 뭐 지지율 10% 넘는 후보가 지지율 1% 미만의 후보 둘을 상대로 60% 득표한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건 민주당처럼 지저분한 이슈 없이 '무사히' 한 판 넘겼다는 거라고 봅니다. 이러면 대조가 되잖아요.
국민의당과 안철수 입장에선 이변 연출의 첫 발판은 깔끔하게 잘 마련했다고 봅니다. 굿 잡. 짝짝짝.
3.
하지만 아직도 안철수에겐 넘어야할 산이 많이 있죠.
일단 경선도 (결과야 뻔하다 해도) 아직 남은 일정이 많으니 끝까지 잡음 없이 잘 마무리 해야 하구요.
코어 팬덤빨(...)로는 40일 안에 문재인을 넘어서기 힘드니 최대한 부동층 & 안티 문재인 원기옥을 모아 쏴야 하는데 자유당 & 바른당 연합 단독 후보라도 출현해 버리면 에네르기 차출할 대상이 부족해지구요.
또 그네찡 잘린 걸로 상심한 노인네들 중 과연 문재인 하나 막아 보겠다고 열심히 투표장 나와 그네찡 자르는데 적극 동참했던 안철수에게 표를 던질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이니 투표율 올릴 방도도 고민해야할 테구요.
여러모로 따져 봤을 때 '그냥 상식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했을 땐 여전히 미션 임파서블로 보입니다만.
원래 '대이변 드라마'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결과는 까 봐야 아는 거죠. 노무현이 이회창을 꺾고 당선 되리라고 당시 대선 시즌 초반엔 누가 상상이나 했었나요.
4.
덤으로,
요즘 흐름상 아마도 다음 주가 되면 민주당 & 문재인의 지지율이 좀 빠질 것 같은데.
정말 꾸준히 하락해서 위태한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면 지금 후보들 각 캠프에 제기된 의혹이나 사건들에 대해선 모두 칼 같이 엄격하게 처리하고 투명하게 밝히는 게 좋을 겁니다.
여기서 대충 뭉개고 넘기려는 액션을 보여 버리면 '적폐 청산' 같은 거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누가 진지하게 들어주기나 하겠습니까(...)
특히 본선 나갈 확률이 가장 높은 문재인 캠프 쪽은 정말 똑바로 해야죠. 무슨 사안이든 일이 터지면 언론이나 타 정당, 그리고 다른 후보들이 다그치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움직여야 합니다.
요즘 좀 반응이 굼떠 보이던데 계속 이러다간 적폐 취급 받다가 셀프 청산 요구 받기 딱 좋죠.
5.
덤덤.
다 적고 보니 문재인 지지자, 안철수 지지자, 그리고 그냥 지나가던 과객 모두에게 격하게 두들겨 맞기 딱 좋은 내용이군요.
가드 올리겠습니다(...)
2017.03.26 08:16
2017.03.26 08:52
워크넷에 채용정보를 올리는게 소수에게만 알리는 전형적인 방법이죠. 그럼요.
2017.03.26 09:57
2017.03.26 13:50
[아이돌 코어팬이나 정치인 열성 지지자나 제 눈엔 똑같아 보이는데 어차피 둘 다 기본적으로 진상 & 민폐 속성은 피할 수 없죠.]
[원래 아이돌 팬덤 중 남에게 민폐 안 끼치는 '매너 좋은' 팬덤이란 그냥 인기 없는 그룹의 힘 없는 팬덤 뿐입니다. 팬덤의 진상력은 그들이 미는 아이돌의 인기와 비례하죠.]
-> 나타난 현상이 이러저러하다.. 해서 그게 당위를 획득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이거 김어준 같은 애들이 잘 쓰는 자연주의 오류 논법.
어느 집단의 규모가 커진다, 혹은 외연이 확장된다는게 꼭 그 집단의 자정능력 상실로 이어질 필요는 없죠.
집단 성원 각자의 자질과도 무관하지 않겠습니다만, 그게 '집단'의 문제라면 그 집단의 내부 윤리와 외연 확장 메커니즘 따위를 점검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물론 '문제'라 인식하고 해법을 모색할 때의 얘기입니다만. :)
2017.03.26 14:41
2017.03.26 13:52
열성 지지자들의 속성이야 늘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만 문재인의 경우 특이한 점은 이걸 제지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이들이 자신을 떠받들어 주고 경쟁자를 욕하는 걸 그냥 즐기고만 있는데 대통령 될 사람으로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죠.
2017.03.26 14:07
2017.03.26 15:00
2017.03.26 21:19
SNS 여론조작이 합법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캠프에서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걸 통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증언도 나왔고.
2017.03.27 02:03
저도 합법인지 불법인진 모르겠지만 굉장히 폼 빠지는 일임은 분명하네요. 허허.
사족입니다만.
호기심에 저 페이스북 유저분 페이지에 들어가서 글을 쭉 읽어 봤는데... 흠.
전 페이스북 친구들 중에 특정 후보 열혈 지지글을 올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고 거대 커뮤니티들은 눈팅 조차 안 하고 인터넷 기사를 봐도 댓글은 안 보고 사는 사람이라 특정 정치인 댓글부대의 영향 같은 건 받을 일이 거의 없는데요. 그래서 '안희정이 욕 먹는 건 다 문재인 댓글 부대 때문이다'라는 저 분의 주장은 참 괴상하게 들립니다. 이래저래 누가 되었든 정치인 팬질은 법으로 금지시켜야(...)
2017.03.26 23:05
'문재인 지지자'라는 키워드에 대한 궁금증.
- 사람들이 정치적 의견을 말할 때, 왜 '나 문재인 지지자 아니거든!!! 아닌데~'라고 역병 예방하듯이 가드부터 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건지.
- 정치 글에서 본문에 문재인의 '문'자도 없는 경우에조차, 글쓴이를 극성스런 '문재인 지지자'로 몰아가는 댓글이 꼭 달리는 이유는 뭔지.
- 알고보면 통진당 경기 동부 못지 않은 전투력을 자랑하는 이 모씨 팬클럽. 그리고 웬 아줌마 요리 사이트에 문씨 까고 안씨 찬양하는 글을 한 페이지당 5-6개씩 매일 올려대는 안 모씨 팬클럽 등. 문재인 지지자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조용하기까지 해보이는데, 매번 '문재인 지지자'만 도마에 오르는 이유는 뭔지.
(성남시청 공무원들이 선거운동에 동원된 혐의가 만일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 모씨 뿐만 아니라 차기 민주당 정권 자체에 큰 부담이 될거임)
- 가장 큰 의문, 위와 같이 온라인에서는 안티만 드글거리는거 같은데 현실 세계에서 문재인은 왜 부동의 지지율 1위인건지.
2017.03.27 02:29
1. 특정인에 대한 열렬한 팬심을 드러내지 않아도 그 인물의 극성팬으로 몰리는 현상은 문재인 말고 다른 후보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요즘 같은 시국에 '근데 난 대연정 좋은 생각 같은데' 라는 말을 하면 아마 대부분 '쟤는 안희정 팬인갑다' 라고 넘겨 짚겠죠. '난 전문 지식인 대통령을 보고 싶어' 라고 말하면 안철수 후보 측으로 몰리기 좋구요.
2. 다행히 전 대연정도 싫고 전문 지식인 대통령에도 큰 열망이 없어서 그 두 후보 팬으로는 안 몰리지만 시국이 '문재인 대세'라서 거기에 대한 얘길 자주 하다 보니. 그리고 괜한 쌈박질이 싫어서 거기에 대해 딱히 비판을 하지는 않다 보니 문재인 팬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ㅋㅋ
3. 문재인 지지자가 도마에 자주 오르는 이유야 뭐. 각종 여론 조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듯이 요즘 대한민국엔 문재인 지지자의 수가 가장 많은 데다가, 특히 인터넷 상에는 정말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문재인 지지자들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합니다. 더군다나 요즘 같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긴장감 만빵의 상황이라면야.
2017.03.26 23:38
대선후보 호감도/비호감도 조사를 보면 대충 알 수 있겠죠. (3월17일 발표한 한국갤럽조사)
대선주자 지지율 1위는 문재인(33%), 2위 안희정(18%), 3위 안철수(10%), 4위 이재명(8%) 입니다.
호감도가 높은 1위는 안희정(56%), 2위 문재인(47%), 3위 이재명(39%), 4위 안철수(38%)
비호감도가 낮은 1위는 안희정(37%), 2위가 문재인(50%), 3위 이재명(53%), 4위 안철수(57%) 입니다.
안철수가 의외인데 안철수는 계속 결선투표가면 자기가 이긴다. 갈곳 없는 중도보수표가 자신에게 올것이라고 주장했거든요.
그런데, 정작 갈곳 잃은 보수표는 안희정을 좋게 본다는 말입니다. 안철수에 대한 비호감도는 '확장성 없다'는 소리 듣는 문재인 보다도 높죠.
결선투표제가 도입되었다면 문-안 결선투표인데 안이 안철수가 아니라 안희정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죠.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이 나오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후보단일화할 의미조차도 찾기 어려울겁니다. 보수표의 특징중 하나가 '될놈을 찍는다' 니까요. 자유당, 바른정당은 두 후보 합쳐서 5% 미만으로 빌빌 거리게 되겠지요. 투표율은 낮겠지만 안희정이 50% 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지금 상황에서 민주당에서 안희정이 나올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
탈당하고 무소속이나 바른정당으로 가면 남은 정치인생 자폭하는 것일테고요.
어디선가는 이번 민주당 경선을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비유하던데..
보수가 그렇게 호락호락 정권을 넘길리는 없다고 보거든요.
남은 기간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합니다.
2017.03.27 03:07
근데 지금 상황은 그 어떤 당도 딱히 묘안 같은 게 나올 수가 없는 상황 아닌가요.
끽해야 '바른한국당 퓨전!' 정도인데 그래봤자 1위는 꿈도 못 꾸면서 2위도 힘든 상황이고. (심지어 오늘 jtbc 여론 조사를 보니 두 당이 합당하면 오히려 홍준표의 지지율이 쪼그라들더군요; 5자 대결시 12%, 4자 대결시 11%) '바른한국국민의당'은 호남을 생명줄로 잡고 있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사정상 불가능하고.
뭐라도 할 것 처럼 거창하게 떠들던 종인 할배는 정운찬이랑 커피 데이트나 하면서 싸늘히 식어가고 있구요. 판세를 흔들만한 신선한 후보의 등장도 타이밍상 이미 글렀고.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집권을 막기 위해 대가 없이 사퇴하고 안철수 밀어주겠다' 같은 행동을 하면 대선 직후 당 해산 절차 밟게 될 테니 전략적 사퇴도 난망하고.
일단 그냥 대선 핑계로 바른한국당이나 만들어 놓고 다음 정권 사사 건건 훼방 놓으면서 다음 총선 & 대선 준비하는 정도 수준의 전략 말곤 뭐 떠오르는 게 없네요.
+ 저도 다른 곳에서 저 통계를 봤는데 안철수의 비호감도가 참으로 놀랍더군요. 비호감의 제왕은 당연히 문재인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어쩌다 안철수가... 영문을 알 수가 없습니다. 딱히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저렇죠;
문재인은 아들 문제가 발목 잡을 것 같네요. 2명 모집에 2명 지원이라는 것은 위인설관까지는 아니더라도, 채용정보를 소수에게만 알리는 전형적인 방식이죠.
위법은 아니지만, 연줄이 작용하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폐습임은 분명합니다.
대세 이회창이 무너진게 아들 병역비리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병역비리가 있었는지 팩트보다 문제가 된 건 병역이 국민감정법을 건드리는 사항이었다는 건데,
요즘 같이 수저론이 판치는 세상에는 취업 역시 결정적으로 국민감정을 건드리는 사항이죠.
그런데 문캠이 명확한 대처 대신 아들 졸작을 유포하는 조잡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걸 볼 때, 글쎄요. 앞날이 밝지만은 않아 보이네요.
게다가 문재인과 그 지지자들은 적을 너무 많이 만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