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시다시피 이 드라마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는 성인 케빈 시점에서의 회고적 나레이션인데요.

그 나레이터의 정체를 이제야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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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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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이 분입니다. 다니엘 스턴.

 우여곡절이 있었더라구요. 이 역을 맡고 너무 좋아했는데 다른 영화 오디션이 생겨서 양해를 구하려고 했으나 그냥 잘리고 다른 배우로 대체되었답니다.

 그래서 실제로 공중파를 탄 첫 에피소드는 다른 배우의 나레이션이 들어갔다고.

 

 근데 다행히도 그 영화 오디션에서 잘렸고, 제작진이 그냥 다시 이 양반을 쓰길 원해서 다음 에피소드부턴 본인이 녹음을 했고, 나중에 첫 에피소드도 재녹음했대요.

 그리고 당시엔 티비와 영화 사이의 경계선이 엄격하던 시절이라, 본인은 영화 배우로 살길 원해서 크레딧에서 이름은 빼달라고 했다... 는데.

 지금 제가 보고 있는 디비디 버전에는 이름이 실려 있습니다. 다만 시즌 1에는 안 나오고 시즌 2 엔드 크레딧에서부터 나오네요.


 아. 그리고 의외로 이 분 목소리가 배한성씨랑 좀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려했던 위화감 별로 없이 잘 보고 있어요.



2. 

이 드라마를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기억하실 인상 깊었던 조연 캐릭터 하나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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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 슬레이터. 복수의 여신... ㅋㅋㅋ


극중에서 케빈이 학교 최고의 인기남과 사귀는 위니 때문에 좌절해서 참 무책임하게도 사귀자고 질러 버린, 그래서 짧게 연애를 하다가 결국 본인이 다시 차 버린 관계죠. 근데 지인짜로 케빈이 나빠요. 베키가 자기한테 호감 있는 걸 아는 상태에서 위니 때문에 맘 상해갖고선 대뜸 사귀자고 질러 버리고, 그리고 어엄청 무성의하게 대하다가 베키가 맘 상해서 헤어지기로 맘 먹게 만들구요, 그때 또 갑자기 맘이 약해져서 잘 해줘서 붙들더니, 잠시 후에 혼자서 '그래! 사람은 솔직해야해!!!' 라면서 차버리거든요.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죠.


그래서 이후로 얘한테 복수 당하는 이야기도 한참 나오고 그랬는데요. 이 베키 역할의 배우가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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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랑 친자매였습니다. ㅋㅋㅋ 성이 같아서 검색해봤죠. 머리색을 빼고 얼굴만 열심히 봐도 제 눈엔 별로 닮아 보이진 않네요.

이 쇼에는 딱 아홉 에피소드만 나온 후 하차했고, 이후엔 별다른 커리어가 없습니다. 출연한 영화가 둘 정도 있는데 이름도 없는 단역들이고.


그리고 어렸을 때 기억으론 이 베키는 거의 악역에 가까운 이미지였는데, 이제 와서 다시 보니 그냥 케빈이 나쁜 놈(...)이었네요. 베키는 오히려 평범한 여자애에 가깝고 케빈에게 깊이 빡칠 충분한 이유가 있었어요. 

또... 케빈이 베키랑 한 번 깨졌다가 어찌저찌 재결합하는 장면에서 캐롤 킹의 'Will You Love Me Tomorrow'가 나오더군요. 전 이게 케빈과 위니의 로맨스에서 나왔다고 기억했는데, 사실은 베키의 테마였어요. 불쌍한 베키.


저 말고도 이 베키 캐릭터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사람들이 많았는지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이런저런 편집 영상들이 꽤 나옵니다.



(해외 더빙판입니다. 영어 안 나와요. ㅋㅋㅋ)


그러고보면 케빈... 이 아니라 프레드 세비지는 한 드라마에서 자매 배우들을 상대로 한 번씩 남자 친구 역할을 했던 거네요. 어색...



3. 

참으로 재밌게 보고 있지만 확실히 요즘 시대에 잘 어울리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굉장히 백인! 남성!! 입장으로 몰빵된 이야기에다가 덧붙여서 '좋은 게 좋은 거지요'라는 쪽으로 보수적이거든요.

말하자면 주요 등장 인물들 중에 유색인종이 하나도 없고 그나마 소수자스런 캐릭터는 유태인 폴 하나.

그리고 옛스런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보수적 성향의 남자애, 그것도 호르몬 폭발하는 청소년기 남자애 입장에 몰빵하는 이야기니까요.

또 전업 주부로 살며 가정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게 된 엄마의 고민과 일탈(?)을 그린 에피소드가 결국 '가족간의 사랑으로 극복!!' 같은 식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된다든가... 뭐 그런 식이죠.


그 와중에 참 다행인 게 바로 나레이션의 존재입니다.

케빈이 가끔씩 뻘짓으로 주변에 민폐 끼칠 때마다 꼭 나레이터가 그 시절 자신의 모자람에 대해 자조 내지는 질책의 드립을 쳐 줘요.


그리고 그 외의 보수적인 느낌이 드는 부분들은 뭐... 일종의 시대 고증으로 받아들여줄 수도 있는 부분이 많구요.

예를 들어 극중에서 케빈이 흑인들 얘기를 할 때 '니그로'라는 표현을 쓰는 장면이 한 번 나옵니다. 설마 80년대에 각본을 쓴 제작진이 이 표현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대사를 쓴 건 아닐 테니까요.



4. 

미국 넷플릭스에 이 시리즈가 전 시즌 몽땅 올라와 있... 었다가 오래 전에 내려갔구요.

지금은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서비스 되고 있답니다. 한국에서는 못 보는 것 같고... 물론 자막은 영어만.

한국에도 좀 풀어줬음 영어 자막으로라도 열심히 봤겠지만, 뭐 한국에서 못 보는 덕택에 좀 부실하나마 한글 자막으로 보고 있으니 크게 아쉽진 않네요. ㅋㅋ



5.

이게 결국 6시즌까지 나오고 주인공들이 만 18세인가... 쯤에 끝났는데요.

사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 이야기를 더 이어가고 싶었나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끝나 버린 것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1) 제작진과 회사측의 갈등 : 제작진은 이제 케빈도 성인이니 그에 맞게 내용도 어른들 이야기 톤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방송국에선 그 아이디어를 싫어했단 얘기가 있구요.

 2) 케빈의 성희롱 소송(...) : 시즌 6 제작이 끝난 때쯤에 해고된 여성 스탭이 프레드 세비지를 성희롱으로 고소했다고 하네요. '나랑 한 번 잘래?' 같은 말을 들었다고 주장을 했고 프레드 세비지 본인과 제작팀 쪽에선 헛소리라고 길길이 뛰었구요. 결국 무죄인지 무혐의인지로 끝나긴 했습니다만. 당시엔 이 사건 때문에라도 시리즈를 이어가는 건 부담이 컸다... 라고 케빈의 엄마역 배우가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근데 전 옛날옛적에 이미 마지막 에피소드는 봤었는데요.

AFN으로 봤기 때문에 내용 이해는 듬성듬성했지만 그래도 대략 시리즈 피날레 느낌은 충분히 났던 걸로 기억해요.

뭐... 이제 내용 제대로 이해하면서 다시 보면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ㅅ=



6.

어쨌든 재밌습니다.

에피소드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한 번에 많이 달리지 않고 아끼며 보고 있어요. ㅋㅋ

제가 예전에 못 봤던 시즌 분량까지 도착해도 이 정도 퀄리티를 계속 유지해줬음 하는 마음이네요.



덤.



케빈이 여자애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사실 다 본인 잘못이지만) 그 날 티비에서 본 '스타트랙' 에피소드와 관련된 환상을 보는 장면입니다. 여자애들을 정체불명의 막강한 힘을 가진 외계인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구닥다리로 보일 수 있겠지만, 에피소드 마지막에 잘 해소가 됩니다. 결국 나나 갸들이나 다 똑같이 자기 맘도 이해하기 힘들어 고통받는 청소년들이었다... 라는 식으로 이해하면서 끝나거든요. ㅋㅋ

그냥 베키의 화끈한 리액션도 맘에 들고 패러디 장면도 웃겨서 올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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