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유사품)

2017.12.25 06:17

여은성 조회 수:580


 1..오늘(25일은) 또 어이없게도 휴일이예요. 휴일은 정말 짜증난다고요. 남들에게는 휴일이 쉬는 날이겠지만 내겐 멈춰있는 날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가끔 가상화폐 투자를 해보고 싶기도 해요. 가상화폐에 미래따위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가상화폐 시장에선 내 돈이 24시간 내내 일하겠죠. 그럼 나는 24시간 내내 긴장할 수 있어서 좋고요. 


 살아있으면 스트레스는 늘 받으니까요. 어차피 받을 스트레스라면 스트레스의 종류라도 스스로 고르고 싶어서요. 내 돈은 참 팔자가 좋아서 좋겠어요. 쉬는 날엔 다 쉬고, 일하는 날에도 하루에 6시간 반만 일하거든요. 2018년에는 이 녀석들의 근무 시간을 늘릴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2.유감스럽게도 이 인생엔 유사품이 너무 많아요. 없는 건 없고, 그나마 있는 것도 유사품들 뿐이죠. 


 

 3.하기야 내가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곤 데이터가 담긴 카드를 이리저리 내미는 것뿐이니까요. 이런 건 리얼하지가 않죠. 물을 길러 갈 필요도 없고 짐승을 잡으러 갈 필요도 없고 직접 무언가를 요리할 필요도 없고 직접 잡은 짐승을 손질할 필요도 없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직접 불을 땔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냥 전기 신호가 담긴 작은 카드를 내미는 것 말곤 하는 게 없어요. 


 경제활동도 그래요.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 직원에게, 실제 일을 시키지 않잖아요. 음 하지만 내가 선택한 거니까요.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건 짜증나거든요. 돈에게 일을 시키면 징징거리지도 않고 나 몰래 쉬러 가지도 않고 시킨 대로만 하니까 좋아요.



 4.휴.



 5.지지난주에는 굉장히 좋은 일까지는 아니지만, 파티 핑계로 삼을 만한 일이 있었어요. 아무리 낯짝이 두꺼워도 그냥 파티를 열면 좀 이상하잖아요? 한데...지난 주에는 울적한 뉴스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재미있게 놀 기회를 잡지 못했죠. 오늘은 3배 계왕권을 써서 놀거예요. 여자친구가 없으니까 뭐 유사 여자친구들이랑 놀아야겠죠.


 하지만 역시 여자친구보다 유사 여자친구가 나은 점도 있어요. 전에 썼듯이 진짜 여친은 내게 지랄할 수 있지만 유사 여친은 내게 지랄할 수 없거든요. 또 게다가 진짜 여자친구는 내가 사라지면 슬퍼하겠지만 유사 여자친구는 내가 사라져도 전혀 슬퍼하지 않을거고요. 



 6.신년에는...모임이나 만들어 볼까요.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것이 컨텐츠인 모임은 정말 싫어요. 


 하지만 모여서 아무것도 안 하는 모임을 만드는 건 정말 어렵죠. 왜냐면 아무것도 안 하는 모임이 성립하려면 모임원 그 자체가 컨텐츠여야 하니까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컨텐츠화 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춘 인간이 뭐하러 모임에 나오겠어요? 전에 썼듯이 대부분의 사람은 특별하지 않아요. 상대에게 낯선 인간일 때만이 특별한 인간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7.역시 인생이 심심한 이유는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해서겠죠. 어쩌면 인생이 유사품들로 채워진 게 아니라, 인생 자체가 유사 인생인 건지도 모르겠어요.


 불평하는 건 아니예요. 리얼한 인생이 아닌 유사 인생을 사는 데에도 똑같이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당신이 리얼한 인생을 살든 흐릿한 유사 인생을 살든, 돈은 벌어야 하니까요.


 하긴 그래서 돈을 벌 수 없는 휴일을 싫어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돈을 벌 수 있는 날은 곧 돈을 잃을 수도 있는 날이지만 그래도 유령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은 나거든요. 휴일엔 뭐랄까...죽기도 전에 유령이 되어버린 기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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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 연속으로 이 말을 하는 것 같은데...수영장에 자러 가야겠어요. 새벽에 수영장에 자러 갈 때마다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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