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마라도나

2020.09.05 15:53

daviddain 조회 수:184

http://m.economyinsig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

10월드컵 당시 슈피겔 지 칼럼



.지난 몇 년간 디에고 마라도나는 그의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제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그와 함께 아르헨티나 축구의 영광된 시절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으로 향하는 길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인물은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오후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버스는 마르델플라타(아르헨 항구도시)의 아베니다 페랄타 라모스에 주차돼 있었다. 그날 저녁 아르헨티나 대 자마이카의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국가대표팀이 머무는 그랑 호텔 프로빈셜 앞에 주차된 이 버스로 6시간 뒤에 마라도나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마라도나는 호텔 현관에서 버스까지 약 스무 걸음을 걸을 것이다. 그 이상은 한 발자국도 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인터뷰 없이 잠시 손을 흔들고는 버스에 올라탈 것이다. 그것은 단 몇 초 안에 끝나버릴 일이었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 마라도나와 아르헨티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지금까지는 조용하네요.” 리셉션의 젊은 여직원이 말했다. 버스 앞에는 겨우 10명 정도의 팬이 모여 있을 뿐이었다. 마라도나는 어제 그의 일행과 함께 호텔에 도착했다. 지금 그는 국가대표팀의 공식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로 호텔 로비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국가대표 감독이 된 이후로 거의 언제나 그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가 한때 자신의 유니폼을 사랑했던 것만큼이나 그 옷을 좋아하는 듯하다.
 이윽고 마라도나는 바닥에 담뱃재를 턴 뒤 로비를 떠났다. 트레이닝복 사이로 아랫배가 나왔지만 그는 허리를 똑바로 펴고 손을 흔들며 걸었다. 그 모습은 학창 시절 체육 시간에 팀을 구성할 때 언제나 맨 마지막에 선택을 받던 비만한 급우들과 비슷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 뒤 트로피를 안고 감격하는 마라도나 한겨레 자료

1986년 여름 멕시코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영국과 8강전에서 국가대표팀은 짙은 청색 유니폼을 입었고, 마라도나는 주먹으로 쳐서 한 골을 집어넣어 이른바 ‘신의 손’이 되었고, 연이어 환상적인 플레이로 월드컵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피터 비어즐리, 피터 리드, 테리 부처, 테리 펜위크를 따돌리고 마지막으로 골키퍼인 피터 실톤마저 제친 뒤 골을 넣었다. 많은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그것은 포클랜드전쟁 패배에 대한 복수나 마찬가지였고, 이후 마라도나는 고국에서 체 게바라나 에바 페론, 카를로스 가르델만큼이나 위대한 인물로 여겨졌다.

마약에 중독된 49살 전과자

바로 이 1986년의 플레이가 오늘 마라도나를 대표팀 감독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물론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다. 합리적이기보다는 용감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미친 짓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라도나는 마약에 중독된 49살의 전과자다. 그는 이탈리아 정부에 3500만유로의 세금을 체납했고, 벌써 여러 번 마약중독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기 약 1년 전인 2008년 10월, 그는 알코올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꿈을 꾸는 나라다. 이 나라가 현재를 좋아했던 적은 아마 한순간도 없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영광스러운 과거와 미래를 꿈꾸는 것을 좋아한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에서 여전히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살아 있는 증거다. 그가 축구장 근처에 서 있기만 해도 ‘마라도나 마법’이 다시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은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이것이 아르헨티나의 방식이다.
 경찰차 한 대가 사이렌을 울렸다. 프로빈셜 호텔 정문 앞 뜨겁게 달구어진 보도블록 위에 앉아 있던 어린아이 몇 명이 놀라 흩어졌다. 차에서 내려 아르헨티나 대표팀 버스를 둘러싼 경찰들은 호텔 정문 앞에 모인 사람들을 주시했다. 모인 사람들의 수는 벌써 30여 명으로 늘어났다. “지원이 필요해.” 한 경찰이 말했다. 마라도나가 호텔을 떠나려면 아직 4시간이 남아 있다.
 알프레도 카에 박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예우루과이에 병원을 가지고 있다. 마라도나의 주치의로 매주 그의 혈압을 재고 무엇을 먹었는지 묻는다. 마라도나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둘은 함께 마테 차를 마신다. 마라도나는 두 달에 한 번 카에 박사의 병원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찰을 받는다.
 작고 마른 체형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 특유의 아름다운 노래를 하는 듯한 억양을 가진 카에 박사는 30년 이상 마라도나의 곁을 지켜왔다. 둘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마라도나는 비야 피오리토(Villa Fiorito) 슬럼가 출신의 어린 소년이었다. 마라도나는 이 침착한 의사를 좋아했다. 마라도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신의 인생에 그 사람을 포함시키고, 일단 이렇게 되면 그 사람들은 마라도나의 인생에서 떠나갈 수 없다.

“신이 준 역사적인 기회”

카에 박사는 마라도나가 보카 후니오르스와 첫 계약을 할 때 함께 있었고, 리버 플라테와의 더비 경기(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 간의 맞대결)에서 3-0으로 이긴 뒤 당시 감독이던 실비오 마르졸리가 심장 발작을 일으켰을 때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거의 혼자서 리버 플라테를 이겨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카에 박사는 마라도나가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도, 나폴리에 있을 때도 그를 찾아갔다. 마라도나의 코카인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피델 카스트로가 초대한 쿠바로 함께 여행한 사람도 그였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카에 박사는 마라도나를 말할 때 ‘우리’라고 지칭한다.
 “우리는 지금 올바른 궤도에 들어서 있습니다. 신이 주신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역사적인 기회입니다.” 파란색 의사 가운을 입은 카에 박사는 딸과 함께 운영하는 5층 병원 건물 진찰실에 앉아 있었다. 어떤 역사적인 기회를 말하는 것일까?
 카에 박사가 말하는 ‘신이 마라도나에게 준 기회’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다. “이 일은 우리에게 안정성과 임무를 제공합니다. 너무나도 좋은 일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마라도나가 건강하냐고 물었다. 카에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라도나가 거의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두 번이나 사경에 빠진 그를 되살려내야 했습니다. 한 번은 중태에 빠진 마라도나와 함께 14시간 동안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헤매야 했어요. 어떤 병원도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병원도 마라도나가 숨을 거둔 병원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저는 동료 한 사람에게 우리를 받아들여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럼, 이제 건강해진 걸까? 카에 박사는 “좀 전에 마라도나와 만나 상태가 좋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라도나의 친구로서, 카에 박사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로서, 그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면 매주 마라도나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언론에 공개된 의학 보고서를 보면 마라도나의 코카인 중독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뇌 손상을 일으켰다.
 간호사가 카에 박사를 밖으로 불러냈다. 진찰실 벽에는 그의 의학부 졸업 증명서가 걸려 있었다. 돌아온 카에 박사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것을 마라도나에게 주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마라도나를 구하는 것

종이에는 ‘호모톡시콜로기’(Homotoxikologie·동종요법)라고 쓰여 있었다. 카에 박사는 얼마 전 독일에 가서 중독 환자를 동종요법으로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바덴바덴에 있는 한 회사에서 한 달간 머물렀다. 카에 박사는 부작용이 너무 많은 일반 항생제와 항염증제를 마라도나에게 투약하고 싶지 않다. 이 문서의 내용은 어떻게 세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느냐는 것으로 상당히 복잡했다. 카에 박사는 문서 마지막에 마라도나를 위해 짧게 한 구절을 적어 넣었다. “여기 수많은 병든 가지와 잎을 가진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나무의 줄기와 뿌리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어쩌면 ‘1986년의 리바이벌’이라는 아르헨티나의 목표 전체가 오해인 것은 아닐까? 아르헨티나가 마라도나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가 나라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그를 구하는 것이다.
 마라도나가 전성기에 축구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플레이를 보여줘서 전설이 된 것은 아니다. 승리와 패배 모두를 지배했기에 마라도나는 사랑받고 있다.
 마라도나는 프로 선수 시절부터 코카인에 중독돼 있었다. 그는 두 딸이 어린 시절에 생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월드컵 우승자이자 세계 최고의 스포츠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 이번에 감독으로서 월드컵 우승을 이뤄낸다면 얼마 전까지 ‘이젠 끝장났다’는 혹평을 듣던 마라도나가 다시 정상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이것은 부활이다.
 대서양 연안의 관광도시인 마르델플라타의 호텔 현관 앞 인도에는 이제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500명 이상의 군중이 마라도나를 기다리고 있고 그 수는 점점 더 빠르게 불어났다. 경찰이 철망으로 된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그러자 아베니다 페랄타 라모스에 서 있던 군중이 야유의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군중은 이제 버스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야 했다. 몇몇 사람은 이미 6차선 도로 위에 서 있었다.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호텔에 도착한 중계차에서 리포터 한 사람과 카메라맨이 내렸다. 그들은 마라도나가 버스에 승차하는 모습을 생중계할 것이다. 그들이 장비를 설치하는 동안 축구팬은 1천 명에 가까워졌다.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 루스텐버그시 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나팔모양의 응원기구인 부부젤라를 불고 있다. 한겨레 김진수 기자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은 사실 마라도나가 아니라 조용한 눈빛을 가진 작은 몸집의 남자다.
리오넬 메시는 조금 전에 일과를 마쳤다. 그는 스페인 세비야의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 경기장을 빠져나와 기자들에 둘러싸인 채 걸어가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그의 소속팀인 FC 바르셀로나가 FC 세비야를 3-2로 이겼다.
메시는 그다지 눈에 띄는 플레이를 펼치지 않았음에도 첫 번째 골을 넣었다. 그는 페널티 존에서 약간 높게 날아오는 패스를 받았다. 이런 종류의 패스는 머리로도 발로도 받아낼 수 없어 공격수들이 매우 싫어한다. 메시는 골을 가슴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팀 수비수들에게 굴욕을 안겨주며 경기를 1-0으로 만들었다.
그는 기자들이 들이대는 마이크 앞에 서서 바르셀로나가 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한 것에 대한 소감을 말해야 했다. 그는 “네, 물론이죠. 아주 좋아요. 우리 팀과 함께 저도 매우 기쁩니다”라고 말하곤 샤워를 하러 갔다.

 리오넬 메시는 아주 젊다. 이제 겨우 22살로 매우 친절하고 겸손한 성격으로, 마라도나와는 정반대되는 인물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스페인의 득점왕이고, 마라도나에게는 구원자임과 동시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존재다.

구원자이면서 문제아 될 수도

 얼마 전 마라도나는 “메시가 팀 내에서 받는 배려는 내가 1986년 월드컵 당시에 받던 것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왜 메시가 FC 바르셀로나에서 경기를 할 때처럼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는 잘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반복해서 해명해야 했다. 이에 대해서 다양한 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아르헨티나 팀에는 사비처럼 메시에게 볼을 배급해주는 선수가 없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경기를 할 때는 메시가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면서 이것은 마라도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감독인 마라도나가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라도나는 로사리오 출신의 이 재능 있고 친절한 젊은이가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 메시가 남아공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경기를 풀어나가기 힘들어지겠지만 나중에 누구도 메시를 욕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마라도나가 모든 것을 망쳤다고 말할 것이 뻔하다.
“메시가 즐겁게 경기에 임하면 우리 모두 즐겁게 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 마라도나의 경우에는 언제나 이것이 통했다. 하지만 메시는 다르다. 메시가 천재적으로 플레이를 하려면 ‘질서와 구조’가 필요하지만, 마라도나가 만들어내는 것은 ‘카오스’(혼돈)다. 마라도나는 국가대표 감독에 취임한 이후 100명 이상의 선수들을 선발했다. 스페인의 스포츠신문 <아스>(As)는 최근 메시를 막는 단 하나의 방법은 “마라도나를 감독으로 두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마라도나가 영국과의 경기에서 성공시켰던 저 유명한 ‘세기의 골’(Goal of Century)과 버금가는 골도 넣었다. 한 우승컵 경기에서 메시는 상대팀 FC 헤타페의 수비수 5명을 따돌리고 골을 성공시켰다. 많은 신문들이 그를 ‘신의 후계자’라고 칭하며 ‘환생이자 기적’이라고 말했다.

 리오넬 메시는 새로운 마라도나인 것일까?

 경기가 시작되기 2시간 전, 마르델플라타의 경찰들이 아베니다 페랄타 라모스를 차단했다. 군중이 도로를 점유하는 바람에 차량을 우회시켜야 했다. 수천 명의 사람이 모였다. TV는 저녁 뉴스에 생중계를 했다. 팬들이 뛰어오르며 노래를 불렀다. “안 뛰는 사람은 영국 놈이다! 안 뛰는 사람은 영국 놈이다!”
선수들이 호텔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한 어린 소년이 안전 철망 위로 넘겨졌다. 곧 휠체어도 따라왔다. 이 소년은 마라도나를 보고 싶어했다. 경찰이 소년을 다른 휠체어에 탄 사람들이 기다리는 버스 옆으로 밀어 옮겨주었다. 그리고 마라도나가 나타났다. 군중은 이제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안 뛰는 사람은 영국 놈이다! 안 뛰는 사람은 영국 놈이다!” 마라도나는 자신의 트레이닝복을 입었고 언제나처럼 두 개의 시계를 차고 있다. 그는 손을 들었다.

 “올레, 올레, 올레, 올레, 디에고, 디에고! 올레, 올레, 올레, 올레, 디에고, 디에고!”

 리오넬 메시는 절대로 마라도나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메시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단지 축구선수에 머물 것이다. 그는 마라도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메시는 신이 아니다.
마라도나는 휠체어에 탄 어린아이들을 보고 멈춰섰다. 그가 멈춰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팬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한 소년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조금 더 큰 소년을 껴안아준 뒤, 버스로 몸을 돌리고서는 한 번 더 손을 들었다. 사람들은 더욱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는 떠났다.
이것은 호텔에서 버스까지 이르는 그저 몇 걸음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순간이었다. 하지만 마라도나가 키스해준 ‘휠체어 소년’이 이제 다시 걸을 수 있다고 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 Der Spiegel(distributed by NYT syndicate)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1/jul/07/lionel-messi-argentina-copa-america


메시]주변 사람들은 환영을 본 것인냥 반응한다. 여기에 움직이는 El Pibe, 아르헨티나 축구의 화신이 있다. 그것은 아르헨티나 축구의 가장 초기인 20세기 초의 10년, 그 나라에 축구를 확립시켰던 영국인들의 것으로부터 구별되는 정체성을 가진 축구가 확립되는 시기로 돌아가는 원형이다.


그 나라의 축구 정신에 동상을 세운다면, 1928년 기자 보로코토가 썼듯 " 더러운 얼굴의, 빗지 않은 머리를 한, 총명하고 헤매며 술수로 가득차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눈과 반짝이면서도 입술에 떠올를락말락하는 웃음을 ㅜ눈에 담고 응시하며, 어제 먹은 빵이 지금도 남아 있는 작은 이빨을 가진 pibe"이다.



아르헨티나 인들이 생각하는 El Pibe의 이상형은 마라도나이다. 마라도나 자신이 메시가 자신과 비슷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메시는 마라도나와 체형이 비슷하다. 그러나 메시의 머리는 단정하다. 이는 그의 영혼에 유럽적인 절제가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

사소하나 중요하지 않은 점은 아니다. 메시는 13세에 스페인으로 떠났고 아르헨티나 인들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 점에서 그는 해외에서 성공하고 고향에서 완전히 인정받지 못 하는 로사리오 사람같다. 메시가 해외로 간 것은 메시에게 좋았다. 단지 뉴웰스 보이스가 감당할 수 없었던 성장호르몬때문이 아니라 여러 유혹에 맞서 그를 보호했기 때문이다. 당시 리저브 코치였던 펩 과르디올라는 메시가 호나우지뉴와 파티하기 시작했을 때 재빨리 끼어들었다. 또한 동료인 테베스의 경력을 망칠지도 모르는 에이전트의 농간에서도 메시를 보호했다.


그러나 이 점은 메시가 국대에서 좀 못하거나 아니면 그의 팀이 못 하면 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짊어져야 할 짐이기는 하다. 그러나 메시가 뭘 하든 충분하지 않을 것이며 아르헨티나에게 그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계속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가 어린 시절 스페인 유스 팀에 뛸 기회가 있었지만 거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불공평하다.


여기에는 세대 차이가 있다. 젊은 세대들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유럽으로 떠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나이든 세대들은 프리메라가 소멸된 리그란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한 택시 운전사는 대표팀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 4명이면 족하다고 자긍심을 갖고 이야기했다.


산타페에서 킥오프 전에 메시에 대한 찬가가 있었으나, pibismo의 보다 거칠고 원본에 가까운 아바타인 테베스에 대한 환호는 훨씬 컸다. 장내 아나운서가 그 분위기를 간결히 전달했다." 10번 리오넬 메시, 세계최고의 선수, 11번 카를로스 테베스, 국민들의 선수(Con la 10, el mejor del mundo, Lionel Messi. Y con la 11, el jugador del pueblo, Carlos Tevez)".메시는 세계 최고일지 몰라도 테베스는 국민들의 선수였다.


[콜롬비아 전 패배]는 전술적인 면에서나 정신적인 면에서나 집단적인 실수이며 바티스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유럽식 교양을 가진 El Pibe인 메시가 가장 쉬운 타깃이 될 것이다.


ㅡ2011년 글. 지금도 유효한 면이 있는 듯.



https://youtu.be/DvbHvl4hRBQ


ㅡ 05년 나폴리를 방문한 마라도나. 락스타같은 열광을 받음.

메시가 맨시티 간다면 마라도나의 나폴리 이적에 버금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봤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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