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작이니 비교적 근래 작품이네요. 원제는 그냥 삼인행, 영어 제목은 3. '생존 게임'이라는 부제는 한국에서 붙인 거구요.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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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인행 필유아사... 세 사람이 함께하면 그 중엔 반드시 스승감이 있다. 뭐 그런 교훈적인 영화... 일까요? ㅋㅋ)



 - 다짜고짜 병원, 수술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것도 뇌수술! 수술을 집도하는 젊은 여성은 한껏 '나는 유능한 완벽주의자다'라는 표정을 짓고 있네요. 그리고 카메라는 그 분과 함께 뇌수술 환자들이 모여 있는 입원실을 둘러보며 그 안에 머물고 있는 괴상한 사람들을 하나씩 하나씩 꽤 정성들여 보여줍니다. 이게 다큐멘터리 병원24시 같은 영화일 리는 없으니 이 사람들이 나중에 클라이막스를 위해 뭔가 한 건씩 할 거라는 거겠죠.

 그러다 이제 뉴스 소리와 함께 경찰들과 환자 한 명이 등장해요. 은행 강도범들을 진압하다가 다 놓치고 한 놈만 잡았는데 그나마 그 한 놈은 머리에 총알이 박혀버린 상황. 언론은 과잉 진압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경찰들을 이 놈을 통해 도망친 동료들을 잡고 싶고 의사는 그냥 환자나 얼른 치료하고 싶죠.

 그 와중에 갑자기 깨어난 강도놈은... 지나칠 정도로 멀쩡한 상태로 자신의 박학다식함을 쉬지 않는 수다로 늘어놓으며 '나는 똑똑하기 그지 없는 천재형 범죄자이고 니놈들은 다 내 손바닥 안에 있다'는 걸 어필하구요.

 그래서 뭔지 모를 그 범죄자놈의 계획이 차근차근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인 듯한 느낌적인 느낌을 바탕에 깔고, 불길하고 갑갑한 '삼인'의 머리 싸움이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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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1번. 범죄자)



 - 역시 90분이 안 되는 짧은 영화인데요. 포스터에 나와 있는 저런 '액션' 그림이 나오려면 대략 70분 정도를 기다리셔야 합니다. ㅋㅋ 어찌보면 전날 보았던 PTU랑 좀 비슷한 구성이에요. 뭔가 터질 듯 터질 듯 안 터지고 갑갑하고 희망리스한 분위기로 흘러가며 무심히 병원 풍경들 보여주면서 차근차근 에네르기를 모아서 막판 한 방에 빵!!!


 다만 PTU와 다른 점이라면, 이번엔 집단, 조직보다는 각 집단을 대표하는 세 명의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집단'들이 나오긴 해요. 하지만 한 시간여의 시간 동안 거의 이 세 개인의 충돌과 기싸움, 머리싸움 위주로 흘러간다는 게 좀 다르구요. 그러다보니 이 세 명은 명실상부하게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런닝 타임과 벌어지는 사건들의 지분을 사이좋게 차지합니다. 


 근데 뭐랄까... 두기봉의 명작 취급을 받는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이 셋의 관계는 좀 헐겁습니다. 각자 바라는 게 분명히 있고 그것 때문에 계속해서 충돌하는 건 같은데, 그 관계가 다른 영화들만큼 촘촘하게 딱 맞아떨어지지가 않아요.


 예를 들어 형사가 원하는 건 과잉 진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기를 좀(...) 치고 도망간 범죄자들도 잡는 겁니다. 범죄자가 바라는 건 자길 잡아온 경찰들 모두에게 거대한 엿을 먹이고 탈출하는 거죠. 여기까진 확실히 대립 구도가 형성이 되죠. 다만 의사의 경우가... 이 사람의 소망은 그냥 자기에게 주어진 환자들 다 살려내고, 또 그러면서 의사로서 자신감과 자부심을 되찾는 거에요. 이 의사 캐릭터의 욕망이 나머지 둘의 욕망에 비해 뭔가 좀 흐릿할 뿐더러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도 안 되는 느낌이고 또 영화 속에서 주도적으로 뭘 해내는 모습도 거의 없는지라 제목처럼 '세 명!!!'의 대결이라는 느낌이 그리 잘 살지 않았습니다. 그냥 범죄자와 형사의 대결 사이에 끼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역할 정도.


 덧붙이자면 마지막에는 의사의 역할이 확실히 주어지고요. 다 보고 나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긴 합니다만. 어쨌든 보는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좀... 흐릿해서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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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2번. 의사... 이고 이 분이 그 유명한 조미씨라는 건 자막을 보고야 알았어요. 워낙 이쪽 배우들을 몰라서;)



 -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그 범죄자님의 캐릭터가 야악간... 너무 전형적이라고나 할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태연함을 유지하며 모든 걸 꿰뚫어 보는 수다쟁이 천재 범죄자'로 요약되는 양반이신데. 카리스마나 매력 같은 게 잘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말만 많아서 좀 짜증이. ㅋㅋ 마지막 계획이 드러나는 부분에서도 좀 생각을 해 보면 이게 애초에 이 분 계획이었을 리도 없고, 또 그게 그렇게 천재적인 것도 아닌 것 같고... 여러모로 그냥 뭐랄까, 좀 식상하고 평범한 캐릭터였어요. 

 그렇다고해서 고천락이 맡은 형사 캐릭터가 그렇게 막 강렬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영화의 초반 인상은 좀 애매했습니다.



 - 하지만 그래도 중반을 넘어가면서 '뭔가 진행되고 있는 느낌!' 이 드는 순간부터 영화는 상당히 재밌어집니다. 긴장감도 살아나고, 도무지 어떻게 전개가 될지 알 수 없으니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구요. 그리고 그러다가 깨닫게 되는 거죠. 이 영화의 이야기는 평소의 두기봉 영화, 혹은 보통의 액션 영화의 역할 설정을 살짝 뒤집고 있다는 걸요.


 이 영화에서 '철벽 수비'를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쪽은 형사이고, 가망 없는 상황에 몸을 던지며 그 수비를 뚫어내려는 쪽은 범죄자입니다. 형사는 분명히 그 범죄자의 동료들이 쳐들어 올거라는 확신을 갖고 병원 안을 경찰 인력으로 도배를 해놓아요. 그리고 그것을 치밀한 준비와 개인 능력으로 뚫어내려는 것, 설사 실패하더라도 미련 없이 목숨을 던지겠다는 태도로 덤비는 쪽이 범죄자 집단인 거죠. 보통은 이 반대잖아요? ㅋㅋ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면 또 한 가지 깨닫게 되는 것이, 여기에서 범죄자 양반이 몇 차례 좀 과한 행운을 손에 넣거든요. 보는 동안에는 그냥 아 개연성 떨어지네...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돌이켜보니 그 또한 일종의 '주인공 대접'이 아니었나 싶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왜냐면 이 영화의 범죄자는 그냥 나쁜 놈이거든요. 그리고 물량을 동원한 필사의 수비를 펼치는 쪽은 (좀 구린 구석은 있다 해도) 상대적으로 선한 역할이구요. 강한 권력과 물량으로 찍어 누르는 선역과 비장한 각오로 장렬하게 불타오르는 악역... 이런 내용이 되니 보면서 좀 어색하죠. ㅋㅋ

 그리고 이런 아이러니는 클라이막스의 희한한 총격전 연출로 극대화됩니다. 스포일러라서 구체적으로 얘기는 못 하겠지만, 암튼 평소의 이런 영화들 클라이막스를 좀 뒤집어 놓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그 장면은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밌는 구경거리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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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주인공인 형사님. 근데 이 사진 왠지 누군가와 닮지 않았습니까. 아주 야악간 그... 대통... 쿨럭;;)



 - 그렇게 클라이막스의 볼거리가 지나가고 나면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액션이 잠깐 나오고, 에필로그와 함께 끝나는데요. 이 영화의 마무리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조차도 그렇게 좋게 평은 안 하더군요. 그게 좀 그렇습니다. 그다지 재밌지 않은 상황을 길게 보여주는 가운데 그 장면을 처리하는 cg가 굉장히 허접해서 깨는 느낌을 주거든요. ㅋㅋ

 뭐 진짜진짜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면 그 부분이 왜 필요했는지 납득이 됩니다만. 그래도 그 부분은 좀 재미가 없었어요. cg 때문에 정말 제작비 적게 들여서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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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아 터진 병실 안이어도 입체 대형 유지는 두기봉의 정체성!)



 - 정리하자면 제 소감은 대략 이랬습니다.

 누가 뭐래도 두기봉의 대표작이라든가, 홍콩 느와르의 걸작이라든가... 라는 평을 해줄 순 없는 영화였습니다.

 나름 스타일이 있고 장점들이 있지만 큰 단점들이 너무 눈에 띄어요.

 하지만 평소와는 많이 다른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두기봉 영화들 좋아하는 분들에겐 나름 봐야할 이유가 있는 영화이구요.

 또 제가 영화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대해 참 종합적으로 흠을 잡아 놨지만 클라이막스 씬의 폭발력, 그 괴상한 볼거리는 한 번 봐 둘 가치가 있습니다. ㅋㅋ 그리고 평소에 두기봉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꼭 보셔요. 뭐 그런 분들이라면 이미 다 보셨겠지만요.




 - 사실 이 병원, 콕 찝어 말하자면 뇌환자들의 입원실 구조는 정말로 괴상합니다. 보는 내내 아니 저렇게 해놓는 병원이 있나... 했었는데. 그냥 클라이막스의 액션을 연출하기 위해 감독이 좀 구라를 친 걸로 이해하기로.



 - 두기봉 영화의 요정 같은 존재 임설 배우가 또 나오죠. 비중이 작아서 검색해도 출연 장면 짤이 하나도 안 나오지만 암튼 나옵니다. ㅋㅋ

 고천락은 여전히 잘 생기긴 했지만 제가 바로 몇 주 전에 '흑사회'를 봐서 그런지 세월 어택 직격...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군요. 뭐 어쩌겠습니까.



 - 영화 짤들 중에 이런 게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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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쟈니 토 감독님은 생긴 것도 영화 같으십니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점점 제게 빠심이...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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