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립대학 (City University of New York: CUNY)에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스톤 센터 (Stone center on socioeconomic inequality)가 있는데, 여기 소속된 학자가 폴 크루그만입니다. 프린스턴에 있던 사람을 데려왔으니 CUNY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뭔가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죠. 유튜브에서 CUNY의 불평등 토론 비디오들을 보면, 블랑코 밀라노비치나 자넷 고닉, 그리고 '애프터 피케티'의 저자 중 한 명이 나와서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링크한 비디오는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누구는 로봇 세금을 매기자고 합니다. 로봇 세금을 매기자는 건 곧 생산도구, 자본에 대해서 세금을 올리자는 이야기죠. 그러자 다른 누구는 바로 반대를 합니다. 생산도구에 대해서 세금을 올리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건 국가로서 경쟁력을 잃겠다는 뜻이라구요. 그러자 누구는 우리는 이미 생산도구인 자동차(=low level robot)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고 있지 않느냐고 합니다. 누구는 세계화가 아니라 바로 로봇이 전통적인 일자리를 더 많이 없애왔음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기존 인력이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를 거라고 과대평가했음을 인정하지요. 다시 말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해서 사람들이 빠르게 스스로를 재교육시켜서 일자리를 잡지 않고, 일자리가 늘어난 동네로 생각보다 빠르게 이전하지도 않음을 인정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같은 루틴을 같은 장소에서 반복하는 걸 좋아하는 존재임을 학자들이 잊었음을 암시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알라바마에 공장을 열었어도 디트로이트에 있던 GM노동자들이 모두 알라바마에 이주하진 않고, 자동화 공장을 디자인하는 게 새로운 일자리로 떠올랐어도 그 기회를 누구나 잡지는 못하더라는 겁니다. 퓰리쳐상을 탄 에이미골드스타인은 GM이 최초로 공장을 연 위스콘신 제인스빌을 취재하면서, 해고된 후  바로 취업시장에 뛰어든 노동자들보다 노동자 재교육 프로그램에 들어간 노동자들이 오히려 취업시장에서 실패했음을 보여줍니다. 국가가 돈을 써서 노동자 재교육을 시켜야한다고 이제까지 정치인들이 생각해왔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는 겁니다. 그건 이른바 재교육 프로그램의 수준이 낮아서 그럴 수도 있고, 미국 공교육이 전반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취업했다는 사람들은 감옥의 간수, HR 매니저로 결코 미래산업의 직업은 아니었습니다. 


밥 쉴러 교수는 자기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모두들 겁에 질려있더라고 말합니다. 지금 내 일자리가 안전하지 않고, 앞으로 자기 자식들을 위한 일자리가 뭔지 모르겠는데, 미래가 불안하다고 사람들은 느낀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정책적 답이 뭔지 모르겠지만, 열심히들 대안을 토론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강상구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같은 경우는 녹색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또 누구는 기회의 평등이 아닌 결과의 평등을 이야기합니다. 뭐 어쨌든 일부는 겁에 질려있고, 일부는 분노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실업율은 3.6%인데, 이건 사실상 완전 고용이죠. 즉 분노한 젊은이들을 바쁘게 만들어서 일시적으로 조용하게 만든 것 같지만, 현재 미국 젊은 남자들은 높아진 도시 집값, 불어나는 미국 정부의 부채, 등록금 부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특히 노동시장에서나 자본시장에서 여성과 이민자들의 진입으로 인해서 자기들이 응당 받아야할 몫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 젊은 남성들이 조던 피터슨에 열광하고, 백인 우월주의, 남성 우월주의에 대해서 솔깃하고 있지요. 


그런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볼 때 이번 스타워즈는 네오나찌, 파시즘, 구체제 (앙샹 레짐)의 길로 들어서는 젊은 남성들에게, 돌아오라고 하는 메시지처럼 보이더군요. 카일로 렌은, 자기는 이미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고 너 (레이) 역시 그렇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세계의 왕이 되자고 하죠. 팰퍼틴 노인네에게 젊은이 둘이 에너지를 빨리는 장면은 노골적으로 보입니다. 이번 영화에서 레이는 전혀 매력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레이는 별로 갈등을 겪는 것 같지 않아요. 절박함이 없습니다. 카일로 렌의 내부에 일어나는 드라마가 이번 영화의 전부다 싶네요.  


p.s. 팰퍼틴 진영 쪽 인종구성을 봤는데 인도인도 있고 흑인도 있고 아시안 여성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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