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이가 먹어가고 살다보니 듀게에 글을 올리는게 점점 어려워 진다고 생각이 드네요. 예전엔 그래도 쉽게 올렸던 것 같았는데.. 

안부라도 올릴까 싶어 글을 작성하려고 보니, 몇년도 더 전에 올리려고 했던 조언을 구하는 글이 자동저장되어있어 남아있네요. 

제가 적었던 글이기도 하고, 과거의 이야기라 내가 이런 고민도 갖고 있었구나.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지울 수가 없네요. 


고민의 답은 나왔었고, 이 친구와의 관계는 끝이 났습니다. 네. 







과거의 고민 글.


정말 친한 친구가 아픈 것 같다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친구의 마음을 져버리는건 아닌지 사실 그게 아니라는걸 알면서, 


친구의 말들을 믿고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에 모든 말들을 소화해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일하는 곳의 한 상대에게 사랑에 빠졌고, 아마도 이전부터 그사람은 자길 지켜봐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말한 이야기죠,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이 상대와 직접 대화하고 속깊은 얘기를 나눈적은 없고, 직장 이외의 곳에서 만난 적도 없습니다. 


일을할 때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틀어놓는데, 음악의 선곡 그리고 노래의 가사의 내용으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돌아가며 음악을 트는데, 그 사랑에 빠진 상대가 튼 노래들이 모두 자기에게 보내는 어떤 감정이나 메세지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이때까지도 듣는 저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로맨틱하게 느끼기까지 했어요. 


어느날, 자신의 SNS를 상대가 확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그 사람이 네 SNS를 알 수있냐, 요새는 알 수 있다고 했고. 휴대폰 번호를 알면 연동으로 알려주기도 한다더군요. 


그래 그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전 부디 잘되기를 바라기만 했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말했던 것들에 반하는 일이 생깁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다른 사람을 통해 휴대폰 번호를 줬는데, 상대는 연락해오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는 자기 감정에 북받쳐 마음을 고백했을 때의 그 상대의 반응이었습니다. 자긴 전혀 그럴 의도 없었고(눈이 마주쳤던것), 그렇게 오해했다면 미안하다. 

난 오래 사귄 애인도 있다. 라고 거절했다는 겁니다.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는데 왜 연락을 안해줬냐고 묻자, 자긴 원래 회사사람들이랑 사적으로 연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더군요. 


여기서 제 친구는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지금 사귄 오래만난 애인을 정리하고 오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그 사람은 착해서 모진일 못할거라구요. 

이때부턴 제가 확실하게 응원하는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대꾸를 못했어요. 응원해줄 수가 없었어요. 지금 듣는 얘기들에 대한 진위가 사실 밝혀진 건


아무 것도 없고, 현실 속에서 일어난 일만 따져보면 그냥 퇴짜맞은 것 뿐이니까요. 


이 일들이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부터 친구와는 전보다 자주만나지 못했어요.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자주 보질 못했습니다. 


잠깐 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다가, 친구는 제게 그사람이 자기 집에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전 어떻게 그 사람이 네 집을 알 수 있냐고 되물었고, 


친구는 그래서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번호판이라도 찍어오라고 말했습니다. 차를 자꾸 바꿔서 와서 못알아본다고 했어요. 차를 대놓고 그 안에 있다고 했어요. 


그럼 가서 확인해봐라 했고, 할 수 없다했습니다. 썬팅도 까맣게 되있어 확인불가고, 만일 다른사람이면 어쩌냐는 말이었습니다. 


솔직히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보였어요. 하지만 그 사람이라고, 확신은 한다였구요. 


이 시점부터 저는 많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친구는 이 '위대한 사랑'에 대해 환희에 찬 이야기를 합니다. 정신적을 연결되있는 그런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초월한 배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찬양합니다. 사랑하는 건 죄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너무나 걱정됩니다. 


다른 전혀 모르는 지인에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이상한건지' 묻자, 병일 가능성과 관계망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노래 가사가 자신을 향한 메세지라고 생각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이전에 조현증이 발현했던 지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증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허튼 걱정 하고 있는 것인지.. 함부로 확신하고 싶지도 않은 문제고, 그래서도 안될 문제이구요. 조언 듣고싶습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도, 


어떻게 앞으로 행동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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