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의 결국, 기어이는 별 뜻 없고 걍 넷플릭스 오류 때문에 이틀을 실패했었거든요. ㅋㅋ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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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사실은 SF 디스토피아 영화입니다? ㅋㅋ 정확한 연도는 안 나왔던 것 같지만 가끔씩 등장하는 물건들을 보면 미래가 맞을 거에요. 그리고 한국은 imf 시절보다도 훨씬 더 지독한 경제 폭망으로 생지옥입니다. (극중 뉴스로 'IMF에서 구제 금융을 거절' 같은 소리가 들렸던 것 같습니다) 도시는 텅텅 비어 있고 공권력은 있는지 없는지 헷갈릴 정도. 동네 강도들이 기관총 들고 다니고 그런다네요. 또 그 와중에 원화의 가치가 너무 떨어져서 달러 아니면 안 받아주고 뭐 그런...


 암튼 그런 한국에서 살아가는 젊은이 최우식과 안재홍의 모습으로 시작을 하죠. 걍 되게 양아치스러운데 어쨌든 둘은 절친. 뼈빠지게 일해봐야 방세 낼 돈도 없다고 투덜거리며 감옥에서 출소하는 이제훈을 맞이하죠. 원래 셋이 한 패였는데 금은방 털다가 이제훈이 다 뒤집어쓰고 혼자 감옥 가서 3년을 썩었다네요. 그리고 당연히 이제훈은 출소 하자마자 '마지막 크게 한 탕'을 제안하고, 그 한 탕을 위해 셋은 배키 박정민을 끌어들여 4인조를 결성하여...



 - 음... 그러니까 뭘 기대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많이 달라질 영화인데요. 음...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좀 애매한데요.


 1. 포스터 이미지에 나온 네 배우의 팬이라면 그래도 볼만... 하다기 보단, 보셔야겠죠? ㅋㅋㅋㅋ

 넷 다 자기들 이름값, 밥값 충분히 합니다. 사실 다들 각본상의 캐릭터는 얄팍하기 짝이 없어요. 그 캐릭터들을 그래도 이 정도 느낌으로 살려낸 데엔 배우들의 능력치와 성실함이 큰 역할을 한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캐스팅도 뭐. 오히려 '너무 안전빵으로 간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캐릭터에 딱딱 맞게 되어 있더라구요. 게다가 이제훈과 박정민은 '파수꾼'에서의 캐릭터랑도 좀 닮은 느낌이라 아아 배키는 다 커서도 저러고 사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ㅋ



 2. '파수꾼'을 기억하고 그런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보지 마세요.

 그렇게 섬세한 관계, 감정 묘사는 전혀 없구요. 음... 이 영화는 그냥 되게 장르물이에요. 그게 나쁘다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파수꾼' 갬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서로 쌍욕하며 엉켜 다니는 남자애들이 주인공이고 갸들 관계 묘사가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파수꾼'은 아니네요.



 3. 재미있는, 혹은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기대하는 분도 걍 스킵하시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ㅋㅋ

 기본 설정의 무리수야 뭐 그러려니 눈 감고 넘어가준다 하더라도 개연성이 실종되는 전개, 연출이 시종일관 튀어나오구요. 그러면서 완성된 이야기가 무슨 개성이 있거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요. 그리고 결말은... 뭐 좋아할 분도 있겠지만 전 좀 '이게 뭐꼬' 싶더군요.



 4. 그럼 도대체 장점은 뭐가 있냐? 고 하신다면.


 처음에 말했듯이 일단 배우들이 꽤 잘 끌고 가 줍니다. 어차피 결말이 빤히 보이는 류의 이야기인데, 그리고 캐릭터들 깊이는 참 얄팍한데 그걸 배우들이 어느 정도 해소를 해줘요. 다들 능력 되는 배우들이고 합도 잘 맞더라구요.


 그리고 이게 결국 '액션 스릴러'인데. 한국 액션 영화들 중에 총질이 주가 되는 영화가 좀 적은 편이고 그 중에서 그 총질이 허접하지 않은 경우가 그리 흔치 않잖아요? 그런 상황을 감안할 때 이 영화의 총기 액션은 상대 평가로 상당히 우수한 편입니다. 뭐 물론 마이클 만 영화 같은 건 기대하시면 아니 됩니다만. ㅋㅋ 


 또... 이건 포스터에도 홍보 문구로 적혀 있는 내용이니 말씀드립니다만, 이 영화 내용의 2/3가 결국 어설픈 풋내기들이 위대하신 프로 한 분에게 토끼 몰이 당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터미네이터'나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비슷한 분위기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근데 주인공들이 그렇게 공포에 질린 채로 무기력하게 쫓겨다니는 과정의 긴장감이 장면장면마다 꽤 잘 살아납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지만 미장센 같은 것도 상당히 좋아요. 그래서 그냥 그 긴장감, 스릴에 집중한다면 썩 괜찮은 영화일 수도 있어요.


 결국 간단히 말해서, '파수꾼' 감독의 10년만의 신작!!! 그들이 다시 뭉쳤다!!!! 같은 거 완전히 뇌리에서 지워버리면. 

 '단점 많고 부실하지만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로 볼만한 국산 총질 스릴러' 정도로 기대치를 조절하신다면 볼만한 영화입니다.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지만, 전 그냥 이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 이 영화의 진짜 가장 심각한 단점을 말하자면 '사냥꾼' 캐릭터입니다.

 주인공들의 허술함과 대비되어 나름 긴장감은 잘 조성해줍니다만, 하나씩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너무 별로에요.

 그냥 진짜 B급 장르물의 빌런이라고나 할까요. 카리스마도 없고 능력도 별로인데 감독이 자꾸 연출로 폼을 잡아줘서 더 없어 보입니...;


 ++ 대사가 있는 여성이 딱 둘 나오는데 한 명은 걍 주인공들 '한 탕' 과정에서 스쳐지나가는 인물이고 또 한 명은 주인공 중 한 명의 엄마에요. 나오는 시간은 대사 없는 장면까지 합해야 한 3분 되려나... '파수꾼'에 이어 또 이런 영화를 만드는 걸 보니 윤성현 감독은 '쏴나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파수꾼'에서 이제훈 아버지 역이었던 조성하씨가 특별 출연으로 또 나오는데... 이 분 덕에 개그 하나 없는 이 영화에서 딱 한 번 웃었습니다. 왜 웃었는지는 나름 스포일러라서 안 알려드릴래요.


 ++++ 보면서 '매드맥스' 1편 생각도 좀 났습니다. 그 영화의 배경이 아포칼립스인 이유는 걍 제작비가 없어서였고 그래서 세계관이 되게 믿을 수 없는, 대충 그냥 막이었잖아요.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한국이 쫄딱 망한 이유는 그냥 주인공들이 다 총을 쏘며 난리를 치는 것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그리고 엑스트라 없이 텅 빈 건물들에서 액션씬을 찍기 위해서... 그냥 그것 뿐인 것 같거든요.


 +++++ 망해버린 한국의 분위기는 매우 적절한 로케이션과 적당한 cg 합성으로 아주 그럴싸하게 살려냅니다. 의외로 시각적으로 꽤 훌륭한 영화에요. 하지만 영화 속 내용대로 망한 한국이 과연 그런 풍경일 수가 있나... 를 생각해보면 뭐. 절대 아니겠죠. 세계관은 정말 대충입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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