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좋아하지 않아서 노래 나오는 부분은 스킵해서 봤네요. 그게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은 이유. 노래 지겹;; 크리스토프가 단독으로 부르는 장면과 엘사가 검은 바다를 건너는 장면에서의 노래 씬만 온전히 봤습니다. 크리스토프 뮤지컬 씬은 7080 갬성 돋아서, 엘사가 검은 바다를 건너는 부분부터는 영상 연출이 대단해서 노래를 끊을 수가 없더라구요. 전체적으로 노래가 크게 인상적인 건 없는 가운데 유일하게 엘사의 정체를 알게 된 노덜란드 족이 헤이야 어쩌구 하며 화음쌓는 부분에서 귀가 열렸지만 엄청 짧게 끝내고 말더군요. 치. 


영화를 보고는 기분이 좋진 않았어요. 안개숲에 갇혀 30년을 적대하며 싸워 온 두 무리가 금세 화해(?), 아니죠 실상 화해 장면은 없었죠. 암튼 일이 마무리되자 아무렇지 않게 팔짱을 끼고 잘만 지내더라구요. 아동용 애니라고 갈등을 부각시키는 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아동용이니까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은 꼭 들어갔어야 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엘사가 희생하려 했다는 걸로 사과는 대충 퉁침, 아렌델도 물에 잠기지 않고 융성한 모습을 되찾음. 경비대장인가 뭔가 하는 잉간은 안나가 진실을 알았다고 하자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대꾸. 그러면서 적반하장으로 30년동안 상대 탓을 하면서 싸워왔다고? 와, 개뻔뻔. 


노덜드라 부족과 아렌델인 혼혈인 구원자 엘사가 너무도 완벽한 금발 벽안의 모습인 것도 마음에 안들었구요. (이건 뭐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지만) 여튼, 영화 속 제국주의 관련한 태도는 좀 교활하고 야비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 진짜 반전은 엘사가 아렌델로 들이닥치는 댐의 물을 막아버리는 거였습니다. 깔끔하게 사과도 안하는데 본인들 영토까지 야무지게 다 지켜내겠다고?? 


캐릭터로 말하자면, 엘사나 안나는 1편에서부터 그냥 그랬고, 올라프의 시끄럽고 지루한 유머, 크리스토프의 프로포즈 타령(....)은 지겨웠. 올라프가 1편 내용 요약하는 장면도 굉장히 재미가 없었어요. 차라리 C3PO를 데려와라! 특히 크리스토프는, 이 캐릭터에게 줄만한 고뇌가 프로포즈 고민이 다란 말입니까. 어느 성에게도 그닥 좋지 않은 역할 부여인 것 같은데ㅠ 음, 그래도 듀나 지적대로 너의 프로포즈 따위보다 내게 더 중요한 일이 있어, 식의 컨텍스트를 형성했다는 건 괜찮네요. 당신을 사랑하지만 친구가 위험에 처해있어 지금 가봐야겠어, 는 그간 남자들만의 차지였으니까요. 


겨울왕국2를 보고 나니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진짜 대단하네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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