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과 <박수소리>

2015.03.08 11:44

Hopper 조회 수:1062

<박수소리>



귀가 웅웅거리니까 세상은 똑같은 소리만 낸다. 에밀레종이다. 어쨌든 그게 수술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 난 그래도 중환자 넘쳐 나는 백 년 된 이 병원에선 귀여운 환자다. 구원을 기다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술은 너무하다. 베토벤도 있는데.

우정을 믿지 않는 남자 애들이 병원 뒤편에 모여 앉아 간호사의 치마 속을 상상하고 있을 때 ‘운명’이 울려 퍼진다. 날 수 있다고 믿었다. 적어도 저 병실의 천장까지는. 안 들리더라도 외마디는 지를 수 있었다. 머릿속에 왔다 갔다 하는 생각들은 내 불운일 뿐이다. 그래도 나는 마취에서‘깨어나며’'깨달았다.’불끈 솟아오르는 게 사랑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박수받기 위해 살지 않았지만 박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날은 왠지 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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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연





<버드맨> 을 보고 생각난 詩 <박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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