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세지의 순수의 시대가 아닌 건 다들 아실테구요^^


이 영화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저는 이 영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만 웬지 모르게 맨 처음 기획부터 개봉까지의 과정이 하나하나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팩트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제가 생각하는 픽션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뜬금없는 이야기부터 먼저 시작해볼까요

그래비티라는 영화가 있었죠,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알폰소 쿠아론 이하 만드는 사람들에게

휴스턴본부장면을 삽입할 것

미사일 공격 장면을 집어넣을 것

구체적인 '적'을 명시할 것

인물들의 과거플래쉬백을 보여줄 것 등등을 요구했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그래비티' 항목)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이런 요구등은 모두 이 영화가 의도한 바를 방해하는 요소들이라는 것을 모두 아시겠지만

1억불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해야 하는 워너 입장에서는

우주공간에서만 벌어지는 영화

(아니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휴스턴본부가 안 나오는 게 어딨어-교신을 하면서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내야지!)

말로 떠들다가 갑자기 날라오는 우주쓰레기

(히치콕의 서스펜스 몰라? 미리 그 전에 이런 위기가 올 징조를 깔고 관객들 심장을 쫄깃하게 해야될 것 아냐!)

악당이 없는 어쩌다 벌어진 위기

(그런 게 어딨어, 하다못해 러시아마피아놈들이 위기일으켜 무기팔려고 하는 음모라도 넣어야 될 것 아냐!)

인물들의 목적

(꼭 지구에 살아돌아가 만나게 될 산드라블록의 토끼같은 자식들, 사랑하는 남편, 하다못해 애완동물이라도 넣어야 될 것 아냐!)

아마도 당연히 이런 종류의 블록버스터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요구한 것이겠죠  


다시 돌아와 이 영화를 살펴보죠

처음 기획한 사람들이 생각한 '순수의 시대'라는 영화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신하균이 분한 '김민재' 라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여진혼혈족)이라는 최하층의 신분에서 출발해 (여말선초)의 난세를 거쳐 그 시대 출세의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웬지 허전합니다.

귀족신분 마누라는 자기를 무시하고, 자신의 피가 섞이지 않은 자식놈은 개망나니이고

절친했던 벗은 이제 맞서 싸워야 할 적이 되었습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운명적인 여자가 나타납니다.

그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그 여자와 사랑을 나눌때에만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비난을 무릎쓰고 그 여자를 자신의 첩으로 취합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여자는 절친했던 벗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보낸 덫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알고도 남자는 여자를 버리지 못 합니다.

그러는 동안 여자도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결국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린 체 떠나고 두 사람의 사랑은 죽음으로 완성됩니다.


'기시감'이 드신다구요? 인간중독이라는 영화가 생각나신다구요?

아마도 맞을 겁니다. 이 영화는 처음 분명 인간중독 또는 스캔들같은 사극치정멜로쟝르 영화가 출발점일 겁니다.

그런데 시나리오와 기획안을 받아든 제작사-투자사는 뭔가 불안합니다.

사극은 제작비가 많이 듭니다.

거기다가 캐스팅도-감독도 애매합니다.

인간중독은 성공하지 못 했습니다.

관상-광해-명량은 성공했습니다.............그래서 요구합니다.


일반사람들이 알만한 역사적실제 사건을 모델로 할 것

(실화로 가야지......관상도 계유정난이 있었잖아...........왕자의 난은 어때?)

액션-sex 장면을 추가할 것

(드라마로만 가면 너무 밋밋하잖아...........영화가 영화다워야지)

인물들의 목적을 분명히 드러낼 것

(목적이 분명해야지, 주인공의 원하는 게 뭐야? 여자가 원하는 건 뭐야? 적이 원하는 건 뭐야? 다 드러내)

적을 분명하게 만들고 강화할 것

(관상에서 수양대군 죽이잖아........우리도 이방원이 있잖아, 간지나게 보여주자고) 


뭔가 그래비티에서 제기된 것 하고 같은 듯, 다른 듯한 모양새가 되었는데^^

결론은 그래비티는 워너가 뭐라고 하든 원래 의도대로 찍었고,

순수의 시대는 제작-투자사가 원하는대로 찍었습니다...........그리고 그 결과는?


앞서 밝힌대로 지금까지 쓴 건 다 픽션이구요^^

애초 이 영화의 기획이 뭐였는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리고 그 기획이 재미가 있었을지는 더 모르는 거구요

그리고 솔직히 앞서 얘기한 워너와 그래비티의 이야기에서 워너가 제시한대로 영화를 찍었는데

그게 더 돈을 벌 수도 있는 거죠^^


영화를 한 편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 만든 영화가 대중의 사랑을 받고, 거기에 더해 매니아들의 사랑까지 받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죠

모두들 건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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