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주한 미대사 피습사건후에 보여지는 몇몇 모습들에 대한 첫느낌은 "뭐야? 촌스러워. 북한이야? 내가 다 부끄럽네." 에 가까웠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대사에게 개고기와 미역국을 전달했다는 얘기라던지,
제사도 안지내는 기독교단체가 대사의 건강을 기원하며 단체로 절을 한다던지,
어버이연합분들이 홍준표가 의장인 민화협앞에서 항의를 한다던지 하는 얘기들은 사실 웃기고 손발 오그라드는 면이 있습니다.
피습사건이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이라도 있을까 노심초사하는 '애국보수'들의 속마음을 보는것 같아 웃프다고 할까요?

하지만 아마 실제로는 이런 관변단체들은 그저 미디어에 작게나마 자신들의 모습을 노출시킬 껀수를 잡은 것이겠지요.
사실 대사 건강따위가 자신들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런데 진짜 문제는, 기독교 혹은 우파단체들이 대사의 건강기원 기도를 하고 절을 하고,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 모습에서 앞서 말한 정치적인 요소 (예를 들면 우파적 프로파간다를 위해 동원된 단체, 대사의 건강과 한미관계를 연관시키는 사대주의적 사고) 를 빼더라도 여전히 제 마음속에 부끄러워하는 감정이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저분들 중에도 분명 순수하게 대사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나는 그런 모습까지 부끄러워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외신들은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볼까? 라는 생각에 이르니 저 자신이 속물스럽게 느껴집니다.
사고의 방향성만 달랐지 그들이나 나나 똑같은 수준의 속물이구나 싶어서 우울하네요.
저만 그런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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