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0 21:37
대학 내에서 벌어진 파티에 여동생과 함께 참석했던 여성이 만취한 사이, 대학 수영 선수에게 강간당한 사건입니다.
쓰레기 덤프스터 뒤에서 의식 없는 피해자가 성폭행당하던 중, 다행히 대학원생 둘이 지나가다 개입하여 범인은 현장에서 잡혔구요.
그런데 장래가 유망한 수영선수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단 이유로 징역 6개월 형에 그쳐 공분을 샀습니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747146.html?_fr=mt2
(관련기사)
피해자가 재판정에서 읽은 편지가 굉장히 명문인데, 번역본이 있길래 일부 퍼왔습니다.
좀 길긴 한데, 아래 링크에서 전문을 보시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http://femidea.com/?p=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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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말했어, “그녀와 나는 모두 취했었기 때문에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술은 핑계가 될 수 없어. 한 요소가 될 수 있냐고? 그건 맞아. 하지만 술이 내 옷을 벗기고, 손가락을 집어 넣고, 내 머리를 바닥에 짓이기고, 날 나체로 만든 건 아니잖아. 내가 어리석게도 술을 많이 마신건 인정해, 하지만 술에 취한 것은 범죄가 아니야. 여기있는 모든 이들도 한번쯤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후회한 날이 있을거야, 혹은 아는 사람이 술을 진탕마셔 후회한 걸 본적이 있을거라고. 술을 마신 걸 후회하는 것은 성폭행을 저지른것을 후회하는 것과 전혀 같지 않아. 우리는 모두 취했었지, 우리 둘의 차이점은 난 너의 바지와 속옷을 벗기거나, 너를 멋대로 만지고 도망가지 않았다는 거야. 그게 바로 우리 둘 사이의 차이야.
당신은 말했어, “난 어리석게도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걸 내가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술 마시는 것 말이에요. 난 틀렸어요.”
한 번 더 말해줄게, 네가 술을 마셨던 건 잘못된 게 아니야. 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날 성폭행 하지 않았어. 넌 네 주변에 있던 어떤 사람도 하지 않았던 짓을 했기 때문에 잘못한 거라고, 네 바짓속에 발기된 성기를 아무도 볼 수 없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나의 벗겨지고 방어할 수 없는 몸에 문지른 거 말이야. 술에 취한 건 너의 범죄가 아니야. 사탕껍질처럼 내 속옷을 벗겨 던져버리고 내 몸안에 네 손가락을 넣은거, 그게 네가 잘못 내린 선택이라고. 왜 내가 아직도 너에게 이걸 설명해야 하니?
당신은 마지막으로 말했어, “나는 술에 취한 하룻밤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한 사람의 인생, 하나의 인생, 네 인생, 넌 내 인생을 빼먹었네. 네 말을 고쳐줄게, ‘나는 술에 취한 하룻밤이 두 사람의 인생을 망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너와 나. 너는 원인이고, 나는 결과야. 넌 이 지옥으로 나를 끌고 들어왔어, 그 날 밤에 나를 끊임없이 밀어넣었지. 너는 우리 모두의 탑을 무너뜨렸고, 나는 너와 함께 무너졌어. 너의 피해는 구체적이지,너의 타이틀과 학위, 대학입학을 모두 뺏겼어. 나의 피해는 내적이고, 보이지 않아서 나와 항상 함께하고 있지. 넌 나의 가치와, 사생활, 에너지, 시간, 안전, 친밀함, 자신감, 그리고 나의 목소리를 앗아갔어, 오늘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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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에게 이런 짓을 처음부터 하면 안 되었어. 두 번째로, 나에게 이런 짓을 하면 안 됐었다고 너에게 말하기 위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싸우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이렇게 있어. 상처는 이미 나버렸고, 아무도 되돌릴 수 없지. 그리고 이제 우리는 모두 선택권이 있어. 우린 이게 우리를 파괴하는 걸 선택할 수 있어. 그러면, 난 분노와 고통으로 살고, 너는 평생 부정하고 살겠지. 다른 선택은, 우리가 직면하는 거야. 나는 고통을 받아들이고, 너는 처벌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너의 삶은 끝나지 않았어, 너는 앞으로 네 인생을 다시 쓸 날이 몇십년이 있어. 세상은 넓고,세상은 스탠포드보다 훨씬 넓지, 그리고 너는 그 세상 속에서 너 자신이 쓸모있고 행복하게 될 곳을 만들거야. 지금 너의 이름은 얼룩져있어, 그래서 나는 네가 너 자신을 위해 새 이름을 만들기를 바래.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면, 모든 사람들은 너를 다시 볼 거야. 너에게는 두뇌와 목소리와 심장이 있어. 현명하게 사용하렴. 넌 너의 가족으로 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어. 그거 하나로 너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어. 내 가족이 있기에 나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거든. 너 또한 가족의 사랑이 널 지킬 것이고, 너는 앞으로 나아갈 거야.
난 믿어, 언젠가는, 네가 이걸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네가 더 정직하고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래. 이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비슷한 사건을 방지하는데 힘을 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난 네가 치유받고,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해. 왜냐면 그게 네가 다른 사람을 돕기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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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기에 이어, 가해자 가족과 친구들의 편지 번역본이 있네요...
가족들에게야 귀한 자식이겠지만 읽다 보니 기가 막혀서 링크만 올릴게요. ㅜㅜ
http://femidea.com/?p=937
2016.06.10 23:44
2016.06.10 23:50
2016.06.11 05:22
2016.06.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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