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5 03:07
화가 나서 맥주캔 따며 씁니다.
길고양이 말입니다. 되도록 사람들 눈에 안 띄게 챙기면 좋잖아요. 밥 주는 분들이 많아진 만큼 여기에 불만을 가지는 분도 많으니까요.
봄, 여름, 가을을 두 번씩 거쳐 이제 두 번째 겨울을 함께 맞게 될 한 녀석이 있는데요. 한 달 사이에 오늘까지 세 번, 누군가 밥을 주셨어요. 행여라도 사람들 눈에 띄거나 해코지 당할까 봐 2시에 밥 주고 6시에 다시 육신을 질질 끌고 그릇 치우러 나가는 저로서는 이 상황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 다니는 길목에 떡하니 너무나 잘 보이게 주시더라고요. 앞에 두 번도 그릇을 끝까지 안 치우시길래 오늘은 그냥 바로 치우고 들어왔어요. 순찰 돌고 청소하는 분들 눈에 띄어서 불만 살 일 있나요...
그리고 불쌍해서 밥 주는 건 좋은데, 내가 이걸 꾸준히 할 수 있나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쫄쫄 굶던 애들이라 뭘 얻어먹으면 그 장소에서 기다려요. 사람은 불쌍해라 하며 한 두 번 챙겨주고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얘네들은 며칠이고 계속 와보거든요. 먹을 게 생겼던 곳이잖아요. 그건 눈에 안 밟히나요? 무심코 한 번 챙겼다가 일년 칠개월째 하루도 못 빼놓고 이러고 있어요 제가. 기다리고 있을 모습 떠올리면 잠도 안 와요. 독립해서 키울 수 있게 될 때까지 끝까지 챙길 거예요. 전에 밥 줬던 고양이들은 몇 개월 지나면 사망했는지 안 왔는데 얘는 참 끈질기게 살아남고 있네요.
그 분도 좋은 마음으로 챙기셨을 걸 알지만 배려심이나 뒤처리 책임감이 아쉬워요. 그런데 이걸 아파트 카페에 쓸 수도 없고 그릇 옆에 메모를 남겨둘 수도 없고 엄한 데 와서 이러고 있네요. 후...
그릇이든 종이컵이든 비닐봉지든, 밥 준 거 물 준 거 자기가 치우는 것까지 책임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 길고양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텐데요.
2015.10.05 08:57
2015.10.05 18:19
주민 커뮤니티에서 공론화 되면 아주 곤란해지는 문제죠...ㅎ
2015.10.05 19:31
2015.10.05 09:35
아파트 게시판에 쓰면 고양이 싫어하는 아줌마들 난리 납니다. 아니 길고양이 밥을 왜주냐고..
저는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곳에 밥 던지고 가는 여자애를 봤는데 대체 왜 하필 음식물 쓰레기 뒤진다고 누명쓰도록 그곳에 주는건지..
뭐 실제로 뒤지니까 누명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하필 거기서 떡하니 줄 이유는 없잖아요
2015.10.05 18:53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 던져놔야 애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ㅠ
2015.10.05 10:29
제 엄마가 11층 부엌 밖으로 생선 먹고난 뼈들을 한동안 계속 던지셨지요. 고양이 먹이로 주는 거라고..
엄마랑 크게 싸웠는데 같이 안사는 고로 지금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말씀하신 그 이유들로 고양이 먹이주는 사람들을 칭찬하면서도 기분이 복잡합니다...
2015.10.05 18:55
어머니...ㅠ
2015.10.05 12:53
뒷처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데요.
어쩌다 한 번 주는 것에 대한 건, 정말 그럴까요? 끝까지 책임질 일 아니면 주면 안되나요?
모르는 동네 갔다가 말라 비틀어지고 배만 뽈록 나오고 돌아다니는 거 안쓰러워서 편의점에서 뭐 사다가 챙겨주면 이후로도 그 고양이가 그 자리에서 내내 기다릴까요?
2015.10.05 14:23
집이나 직장처럼 매일 오가는 동선에 있는 고양이라면 좀 더 길게 보고 책임감을 느끼면 어떨까 하는 의도로 한 말이지 주지 말라고 한 건 아니에요. 경험상, 한 번 밥 준 애들은 그 주변에서 다시 마주치게 되더라고요. 영역동물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며 찾고 있는 듯한 느낌. 제가 동물에 감정이입하는 게 유난스러운 정도여서 자꾸 그 이후를 염두하게 돼요.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한두번씩이라도 챙겨주는 사람이 많을 수록 굶는 날이 줄어들 수 있겠네요.
2015.10.05 13:15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하는지는 모르지만 "공동체 고양이"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지역 내 자원봉사자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길고양이를 돌봐주는 것 같았고요. 근데 이건 자치단위 차원의 합의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
2015.10.05 18:40
이사나 여행 등의 사정으로 밥 못 주는 경우를 방지하기엔 연대가 가장 좋겠죠. 지역 카페는 곤란하고 고양이 카페에서 알음알음 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자체 차원에선, 강동구를 시작으로 7군데에서 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밥만 주면 개체가 늘어나니까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데 카라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이 사망한다고 하더라고요. tnr사업도 문제점이 너무 많아요.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141254&plink=ORI&cooper=NAVER (급식소로 길고양이 줄인다? 오히려 느는 이유)
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659671 (tnr시술 길고양이, 대부분 숨졌다)
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660028 (tnr 예산, 동물포획업자 배불렸다)
2015.10.05 19:34
2015.10.05 16:12
거지 적선도 월급제로 하죠
2015.10.05 18:24
비약이 심하시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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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 분들께 민폐라 아파트 입주민들 중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