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4 11:54
제가 어렸을 때는 멀티플렉스도 없었고 단관시절이었죠.
그때만 해도 극장은 꽤 경건한 분위기였습니다.
인기있는 영화를 보려면 미리 가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영화 상영시간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죠.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일제히 박수를 쳐줬고, 그래서 박수를 쳐야할 타이밍인지 아닌지 서로 눈치보기도 했고,
영화가 끝나면 대부분 사람들이 또 일제히 박수를 쳐줬습니다.
중학교때 학교앞에 동시상영 극장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꽤 많이 있었죠.
동시상영 극장은 분위기가 훨씬 자유로웠죠. 좌석도 아무데나 앉았고 상영중에 잡담도 하고 왔다갔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동시상영 극장 분위기가 참 편했었죠.
요즘 멀티플렉스는 데이트 코스, 가볍게 시간을 보내는 용도로 많이들 이용하죠.
그러다보니 영화 자체를 보러 가는 사람들과는 비매너, 매너에 대한 생각도 서로 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같군요.
그리고 꼭 극장에서의 문제만은 아니겠지만
뭐가 비매너인지 몰라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또 지나치게 자기만의 기준이 강하거나 예민해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죠.
2015.10.04 13:43
2015.10.04 13:53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객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데는 '가볍게 영화를 보는' 세대, 분위기 탓이 컸겠죠. 멀티플렉스가 그런 분위기를 주도한 탓도 크지만 시대의 분위기, 흐름이 그쪽으로 넘어갔다고 봐요.
2015.10.04 13:48
2015.10.04 13:57
공중파TV로 영화를 본 지가 몇 십년(?)은 지난 것 같아서 그 논쟁은 잘 모르겠군요. 저는 케이블 영화도 초창기때부터 캐치원 유료채널만 봐서...
2015.10.04 13:52
외국에는 아예 극장에서 영화 보며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영화관도 있던데
(스파이더맨2를 보러갔다가 극장 안에서 다들 무슨 스테이크 시켜 먹고
웨이터가 왔다 갔다 음식 나르고 뭐 시킬 거냐고 묻는 바람에 기함을 했던 기억이... ^^)
혼자 아무 것도 못 먹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 불쌍하게 영화만 봤죠. ㅠㅠ
거기선 그게 당연하니까 옆 사람이 뭘 먹든 좀 시끄럽든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되던데
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느냐가 사람 기분에 참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극장에서 다들 영화 보며 핸드폰 하고 밥 먹는 분위기가 대세가 되면 오히려 별로 신경쓰지
않고 볼 수 있게 될까 (과연??) 하는 생각도 들고요.
사람들의 관람 태도를 바꾸는 것보다는 극장에서 주위 잡음을 거르는 이어폰과 특수한 안경 같은
다른 사람 소음이나 핸드폰 불빛에 방해받지 않고 볼 수 있게 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게 빠를 것 같아요.
(이런 거 개발하면 대박일 텐데 말이죠. ^^)
2015.10.04 14:01
사람 심리가 그런게 크긴 하죠. 비매너라고 생각되는 순간 더 신경쓰이고 화가 나죠.
극장에서도 핸드폰이랑 앞좌석 발차기는 비매너로 확실히 규정을 했기때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 같고,
음식은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의 하나로 생각하는거라서 논란이 좀 될만하죠.
2015.10.04 14:08
블록버스터류의 유쾌하고 떠들썩한 영화를 대형상영관에서 볼때 그 빵터지는 분위기가 좋아요..
이럴때는 모든 진상이 용서가 되는 분위기?
그리고 뭐라 할수 없는 상황이면 신경써봤자 저만 손해인거같고, 나이드니까 좀 무감각해지기도 하구요.
2015.10.04 14:37
2015.10.04 16:15
몇 년 전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안나 소피 무터의 비발디 '사계'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현대에 들어 악장간 박수는 치지 않는게 불문율이죠. 근데 그날 '참사'(라고 공연 관계자가 표현함)가 일어났답니다. 무려 박수를 10번 넘게 쳐 댔다는.....사계는 한 악장에도 여러 끊어지는 부분이 있어 그 때마다 박수를 쳐 댔고 무터는 제발 박수좀 치지 말아다오 라고 호소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예술의 전당 공연 시작전에..악장간 박수는 치지 마세요 하고 멘트가 나옵니다. 그래도 민망한 순간들이 가끔 발생합니다.) 근데 그 후 '좋아서 박수치는게 뭐가 문제냐?'하는 논쟁이 불붙었습니다. 오히려 열렬한 환호를 거부하는 연주자가 싸가지가 없다 라는 주장도 있었죠. 기가 찰 노릇이죠. 비매너에 대한 몰상식한 자기변명이죠.. 관람 문화의 지향은 '공연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남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자'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극장의 상업주의가 이를 거스르는 측면이 강하지만 서로 배려하는 가운데 지향점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게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15.10.04 16:33
장르마다 관람문화는 다 다릅니다. 다른 장르와 비교는 무의미하죠. 영화관람에 음식을 먹는게 그렇게까지 방해가 됐다면 애당초 팝콘 문화가 지금까지 지속되지 못했겠죠.
그런 문화가 싫다면 극장측에 항의를 하고 규정을 만들어 달라고 해야죠. 관람객끼리 싸워봐야 큰 의미 있을까요?
2015.10.04 17:05
네 맞습니다. 다 다르죠. 그래도 지향점은 한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팝콘은 미국 영화 문화의 한 부분으로 그대로 이식되어서 지속된 것이고요 그 이상의 취식 행위가 남의 관람에 피해줄 수 있을 때 상호 배려라는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런던의 한 영화관에서 관람 방해 행위를 하는 사람(예를 들어 소리내며 음료수 마시는 사람)에게 혼자만 들을수 있는 특수 음향장비를 사용하여 극장 관리인이 주의를 주는 실험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극장에서 아무런 제재를 취하지 않으니 직접 주의 주거나 참거나 둘중에 하나죠 뭐.
2015.10.04 18:45
사실 고전음악 연주회에서 나오는 악장 사이 박수 문제는 말씀하셨다시피 연주자한테 방해가 돼서 문제가 된 게 크죠. 그런데 이게 또 오페라는 괜찮거든요. 클라이막스에서 대사 처리만 잘 해도 브라비시마! 휘리릭~ 짝짝짝 하는 분위기는 거기선 또 용납이 되죠. 그래서 영화 보는 사이 에티켓의 문제하고는 다른 맥락이라 생각되네요.
애초 발단은 소음 문제가 아니라 뭘 들고가서 먹느냐 문젠데... 간단한 취식이 허용되는 공간에서 햄버거나 핫도그는 먹을 수 있다고 보여지네요. 고전음악 공연이야 드레스코드까지에도 영향을 주고 비싼돈 주고 관람한다만, 멀티플렉스야 슬리퍼 끌고 가서 상영시작 임박해서도 티켓 끊고 보는 개념 아니던가요. 그럴 경우에는 최대한 각자가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편하게 취식을 즐기며 볼 수도 있다 봅니다.
전 얼마전에 맨발로 오픈토 힐 신으신 여자분이 신발을 벗고 관람하시더라고요. 풋스프레이 냄새가 섞인 암모니아 냄새가 진하게 나는데 하필 제가 있는 쪽으로 발을 꼬고 있었어요. 사실 냄새가 많이 났었어요 참..그런 일인데 그냥 해프닝이라 생각합니다만 제가 이거에 예민해서 맨발에 힐이나 슬리퍼 신는 거 규제 이렇게 못박아도 되는 건가 싶단 말이죠. 아니면 신발 벗는 행위 규제라던지...
2015.10.04 21:36
네.. 그렇네요.. 제가 영화 보는 데 대한 강박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최적의 조건에서 봐야 한다는..( 국민 학교 시절 영화 시작한 지 5분 지나 극장에 도착, 처음부터 보려고 두시간 넘게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몰입에 방해되는 것을 예민하게 반응하곤 하죠.. 예술 영화관도 자주 가지만 거기는 쟝르가 제한적이고 기술의 첨단을 못 느끼니...
2015.10.04 19:24
한 3~4년 전부터 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를 주말에 보러가면,
지나치게 소란스러운 경향이 생긴것 같아요..
저는 소음에 민감한편이 아닌데.. 반복되는 대화 or 봉지과자는 좀 경악....
2015.10.05 09:24
제 기억은 거꾸로네요. 어릴때 영화관 가면 통쾌한 장면에서 박수도 치고 환호성도 지르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 영화관은 닥치고 엄숙주의로 변한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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