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의 마음에 안드는점 (스포?)

2016.06.05 21:32

올렉 조회 수:2920

아가씨를 방금 보고 왔는데, 마음에 안들었던 점이라고 한다면.. 


극중에서 히데코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미학이 영화 전체와 겹쳐질 수 있다는 점인것 같아요. 

장갑을 낀 손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차가운 인형처럼 에로틱한 이야기를 읽어가는 미녀를 바라볼 때의 아름다움이

영화가 전달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아름다움과 그렇게 다른 것으로 느껴지지 않아요. 

숙희라는 캐릭터가 아무리 거친 말을 씨부리고 질투에 겨워 씨근거려도 

코믹한 대사나 컷 조차 구조적인 대꾸를 이루는 꽉 짜여진 형식 속의 일부로 보이지

생명력같은게 느껴지질 않는다랄까


특히 마지막 베드신은 뭐랄까 여러모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정도로 길었던 백작의 최후 분량 이후에 보고나니 더더욱

그냥 예쁜 춘화처럼 감상할만한 퍼포먼스로 자꾸 여겨지게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백작이 아무리 탐해도 가질 수 없었던 히데코가 '여자'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손댈 수 없이 멀찍이 떨어져 외설적인 말들을 읖조리는 입술의 클로즈업 샷과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고.. 제 개인적으로는요. 


어쨌든 저는 박찬욱 감독하고는 안맞는것 같아요.. 

금자씨, 박쥐, 스토커, 아가씨, 모두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안드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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