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 일한 지 겨우 3주고, 주 3일 나가는데다 업무 특성상 직장동료들과 얼굴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죠.


...그런데도 너무 알겠습니다. 그들이 연인이라는 걸요. 너무 알겠는데 제 앞에서 아닌 척 연기멘트를 날리고, 저는 그게 미친듯이 간질거려 내장에 효자손이라도 디밀고 싶은 그런...느낌적인 느낌ㅠㅠ
아는 척을 할까, 도 생각했지만 어휴 귀찮습니다. 그들이 구태여 말을 안 하는 이유도 제가 생각하는 성가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거든요. 같은 부서 동료 둘이 더 있고, 그들은 당연히 알겠지만...(설마. 설마 모르겠어)

네, 뭐, 저의 간질거림을 차치하고 보자면 둘은 예쁜 연인입니다. 한창 때의 청춘남녀고, 직장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며 성과도 내고 있는 사람들이고 말이죵. 업무에 지장주지 않기위해 당연히 사내에서 티내며 연애할 수는 없지만 그게 또, 슬몃슬몃 몰래 주고받는 맛이 일품이죵. 전에 일하면서 두 번 몰래연애놀음 했을 때가 떠오르며 괜히 코를 킁킁 후비게 되더랍니다.

...이렇게 얘기하니 제가 되게 늙은이같지만, 여자 쪽은 저랑 동갑, 남자 쪽은 다섯 살 위의 상!사!

우리는 술자리를 몇 번 하고, 야근을 몇 번 하고, 고딩들처럼 편의점 앞 길거리에서 맥주마시며 서로의 개인사를 좀 나누기도 했지요. 결국 또래 사람들이고 하니 어느 정도 친밀해지는 건 나쁘잖지만 사실 사회생활하며 만난 사람들이 너무 허물없어지는 것도 불편한 일일 듯하다는 생각도 듭니다.연애사실을 밝히는 건 그 마지노선이라는 느낌이어서, 이들이 제게 합죽, 한 채로 제 쪽이 어서 익숙해져서 덜 간지러웠으면 좋겠슴미다.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웃지도 긁지도; 못하니까용.


아무튼, 바쁩니다 바빠요. 빨리 추석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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