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서 일요일 밤 11시에 한국영화 특선을 해주는데 일부러 찾아 보는 건 아니고 

그냥 누워서 채널돌리다가 하고 있으면 봅니다. 

다음 주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 하는데 짧은 예고편 영상의 장면들이 어딘가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몇 주 전에 <인정 사정 볼 것 없다>를 봤을 때도 든 생각인데 한 20년 전 영화를 보면 왜 이렇게 어색하고 촌스러운지. 

이미 겪었던 시간을 오랜만에 대하게 돼 그런 듯 싶은데 아무튼 무척이나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오히려 훨씬 더 오래전 풍경들을 볼 때 덜 어색한 느낌이 들어요. 

어제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볼 때가 그랬습니다. 

내용이야 따분하기 짝이 없는데도 배우들의 연기와 의상, 배경만큼은 

뭐 하나 놓칠 게 없을 정도로 정겹고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신호가 자전거 뒤에 혜영을 태우고 달리던 둑길이나 골목길, 

혜영의 묵호 집 담벼락에 널려 있던 다시마인지 미역인지 커다란 해초들. 

눈길을 끄는 시대적 배경은 아들 영신이 엄마를 찾아 가겠다고 헤매던, 

조선총독부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던 시절의 세종로 풍경에서 극에 달했죠. 

미국 대사관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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