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냉소)

2015.11.21 13:37

여은성 조회 수:1178


 1.부모가 자식을 위해 어떤것까지 하는지에 대해 놀랄 때가 있어요. 이미 충분히 놀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더 놀랄 게 남아 있기도 하죠.


 가끔 그래요. 부모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죠. 저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떻게 자식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식을 위해 쓴 돈을 자신에게 썼다면 멋진 풍경을 낡은 그림 엽서 따위를 통해 보는 대신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었을텐데 하고요. 멋진 거리에 가서 멋진 걸 보고 거리의 냄새를 맡고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 


 모르겠어요. 하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저처럼 심각한 수준의 자기애를 가지고 있었다면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겠죠.


 흠. 물론 반대의 부모도 있어요.


 막장 부모들이요. 학원같은 건 구경도 못해본 채로 수능을 쳐서 대학에 가고, 알바하며 대학교등록금을 벌고, 고생고생하며 전세집을 얻은 자식의 전세값을 자식 몰래 받아내 어딘가로 튀어 버리는 부모 말이죠. 그리고 그 전세값을 지방 어딘가에서 다 쓴 뒤 잘 곳이 없다며, 우린 가족이 아니냐며 울면서 찾아오죠. 이것도 이해가 안 돼요.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잘 알텐데 애초에 자식을 왜 낳은 걸까요. 이건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잖아요. 이 세상에 불행의 물감을 풀어서 더 탁한곳으로 만드는 것 뿐이죠.



 2.사실 저는 제가 냉소적인 건지, 냉소적인 척하는 건지 잘 몰라요. 어쩌면 냉소적인 척하는 걸 10년동안 하다 보니 이제 정말 냉소적으로 됐을지도 모르죠.


 누군가 미안하다고 하면 "아뇨, 미안하다고 말로 하시지 말고 돈으로 주세요." 정도의 말은 실실 웃으며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물론 저렇게 말해서 진짜로 돈을 받아본 적은 없어요. 사람들은 참 이상한게, 자신이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대단한 가치라도 되는 줄 알아요. 가족도 아닌 사람이 온 힘을 다해 미안하다고 한시간동안 말하는 것보다 백원짜리 동전 하나가 더 가치있는 건데 말이죠.  



 3.왕좌의 게임에서 조라 모르몬트가 티리온에게 말하죠. 나도 당신처럼 냉소적이고 부정적이었다고. 하지만 어느날 위대한 어떤 것을 봤고 그런걸 본 사람은 더이상 냉소적일 수 없게 된다는 걸 알고있다고 말이죠. 


 기본적으로는 맞는 말이예요. 그러나 모르몬트는 그 위대한 것을 엉뚱한 곳에서 찾았죠. 정확히는, 찾았다고 스스로 생각할 뿐이겠지만요. 


 우리가 냉소적이길 그만두게 만드는 위대한 어떤 것은 아예 찾기를 기대하면 안되겠지만, 혹시라도 그것을 찾는다면 그건 오로지 가족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그것을 가족이 아닌 다른사람에게서 찾거나, 찾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어떤식으로 배신당하는지 충분히 봤거든요. 


 휴.


 그런데 그 경우에서 더욱 이상한 건 착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착각하는 대상이 되는 녀석들의 태도예요. 그 녀석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대신 그냥 상대가 계속 착각하도록 내버려 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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