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혹평에, 관람의지가 크립토나이트 맞은 수퍼맨마냥 사그라 들었다가

그래, 얼마나 구린지 함 보고나서 까자 싶어서 어제 관람.


했는데.


눈뜨고 못 봐주겠네요. ㅋㅋㅋ...


그냥 구린 게 아니라, 이 영화는 영화의 기본이 안 돼 있어요.


헐리웃 시스템은 아마 감독과 편집이 꽤 구분돼 있다고 들었는데..

편집자의 문제인 걸까요? 이 영화는 총체적으로 난장판입니다.


무려 앞의 2시간이 액션은 별로 없고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가는 구조인데,

정말 엉망진창으로 편집을 해 놔서 그리 어려운 이야기는 아닌데도

(아니, 이야기 자체는 오히려 나쁘지 않습니다. 상당히 좋기까지 해요)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잘 파악이 안 돼요.


편집 자체도 똥이고, 촬영마저 생각보다 엉망이에요. 장면 장면마다 참 왜 이리 날려찍었지? 싶게.

보면서도 이게 지금 뭘 하는 건가? 싶은 거죠.


예를 들자면 다크나이트에서 알프레드와 웨인이 총알을 쏘는 실험을 하면서 그 파편으로 뭔가를 유추하는 장면처럼

관객에게 이게 뭔지 정확히는 몰라도 어떤 식의 일을 하고 있다, 그런 느낌이 영상으로 제대로 전달이 되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응? 이게 뭐가 어찌 돌아가는겨? 싶어요.


특히나 막판의 배트맨 대 갱단 다수의 격투씬 같은 것도....하....


놀란 팬들마저 비웃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격투씬만도 못합니다. 진지하게요.

이 영화의 액션 장면들이 대체로 그래요. 참 더럽게 못찍었다 싶어요.


아무런 사연도 존재의 이유도 없는 cg생명체 둠스데이는

불쌍하게도 태어나자 마자 수퍼맨에게 줘터지고..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런데 루터가 우주선에 들어가는 장면같은건 쓰잘데기 없이 웅장해서 실소가 터져요.

그럴땐 무조건 장엄하기 그지없는 음악을 때려박고. ㅋㅋㅋㅋ


이 영화는 마치 그런 마이클베이류의 영화를 비웃으려고, 일부러 더 그런 식으로 찍은 개그패러디 영상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근데 영화 내내 그런 식이에요.. ㅋㅋ 마치  트레일러를 이어 붙여서 억지로 3시간짜리로 만든 영상을 보는 느낌입니다.


농담 아니고 이 영화보다 차라리 SNL에서 셀프 패러디로 찍은 개그영상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벤 애플렉도 그렇게 생각할 거 같아요.



이대로 가면 마이클 베이보다 더한 망감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힘내, 잭.



그리고 제가 본 롯데시네마가 그런 건지, 영화 화면 자체가 왜 이리 어둡나요? 이건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전 마치 '캐롤' 처럼 화질을 일부러 안좋게 한 건가? 싶던데.


또 렉스 루터는 히어로들 자료를 모으면서 덕질하다가 조커 팬이 됐는지,

내내 조커 말투를 흉내내느라 바쁘고 ㅋㅋㅋㅋㅋ


(진짜 빵터집니다..  나올 때 마다 말버릇이 '가장 오래된 속담이 뭔줄 아나?' ㅋㅋㅋ)



그리고 대체 원더우먼은 왜 나오는지.....하아..

인간적으로 제목이 배v슈 인데 원더우먼 끼워팔기는 무슨 2+1 세일상품도 아니고..


더 심각한건 몇장면 나오는 원더우먼의 미모가 이 영화의 제일 좋은 점이에요 ㅋㅋ

원더우먼과 떨거지들 느낌. ㅋ



그래도 엔딩에서 슈퍼맨이 죽어서 그거 하난 좋더군요.


저는 작금의 노답 DC 유니버스가 부활하려면 일단 수퍼맨부터 죽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살리려면 수퍼맨 사후의 DC 세계를 한 대여섯 편 보여주고 나서 부활 이벤트를 보여주는 게 낫지 싶어요.

수퍼맨의 존재 자체가 너무나 먼치킨이어서 DC세계를 갉아먹는 느낌.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또 깨알같이 부활할 듯이 처리해서 도로아미타불..ㅋㅋ



그래도 명대사들은 좀 있네요.


'가장 오래된 속담이 뭔줄 아나?'

'두유노우마사?'

'져스트 어 필링..'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캐비어와 트러플과 푸아그라를 섞어 만든 똥을 먹는 느낌입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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