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9 00:55
어렸을 때 본 TV에서 본 영화가 있는데, 제목은 잘 모르겠습니다.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냥 좀 볼까 하는 사이에 그렇게 몰입이 될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부부가 여행을 하던가(?) 하던 도중에 잠깐 화장실을 간다고 했나(?) 잠시 헤어졌는데, 돌아와서 보니 부인은 온데간데 없는 거에요.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다던가(?) 하다가 어떤 남자 차를 타고 떠났다고 하고, 아니 조금 전까지 그렇게 사이 좋았던 사이였던 부인이 갑자기 마음에 돌변해서 그를 떠났다고 하는데, 온데간데 흔적도 없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거죠.
이번 신안군 흑산도 일도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고립된 공간에서 외부인을 향한 린치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소재이긴한데, 그만큼 공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 잖아요. 온 마을 사람들이 한사람을 두고 꼼짝도 할 수 없이 고립시키는데, 도망갈 수 도 없는 섬이라니. 마치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악몽을 계속해서 반복하여 꾸는 느낌이겠어요.
사실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죠. 인터넷에서도 많이 돌아다니지만 염전 노예 사건은 나중에 결국 염전 주인은 집행 유예로 풀려났다죠? 몇십년의 인생을 망쳐놓고 집행 유예라니요. 게다가 그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님은 팀장에서 팀원으로 좌천되었다고 하는데, 이건 지역에서 똘똘 뭉쳐서 그들만의 세상안에서 살겠다는 것과 다름없죠. 그 안에 들어간 외지인이 버텨낼 재간이나 있겠나요.
그에 반해 내륙은 적어도 두발로 도망이라도 갈 수 있으니 좀 나은 편이긴 하네요. 여기도 듣자하니 요즘 귀농인구가 들어가는데 마을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서 시비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하는데 가십거리인지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공교히 다져진 지역 사회 안으로 들어가는게 쉽지는 않다는 이야기겠지요.
이번 일로 인해서 그들의 인식이 조금은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글세요. 염전 노예 사건이 소리소문도 없이 묻혔던 것처럼 이번 일도 잠깐만 시끄럽고 소리 소문도 없이 묻힐 수가 있다는 걱정이 떠나지를 않네요. 살아 생전에 제주도가 아닌 다음에야 배타고 섬에 갈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왠지 섬에 갈 때마다 이상한 생각이 나서 흥이 잘 안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박 이일이나 삼시세끼 같은 방송을 통해서 섬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 진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되었어요.
2016.06.09 01:06
2016.06.09 01:11
2016.06.09 02:58
영화 '도그빌'이 생각나기는 합니다
소규모의 폐쇄적인 공동체에서 생성되는 불쾌한 클리세들 말이죠.
그런데 그것이 전남 신안군의 그 섬이어서 도그빌인건 아닐겁니다. 섬이 아니라 강원도 산골에서도 그런 환경은 만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세상은 넓고 쓰레기같은 인간들도 많아요. 그런 인간들이 쉽사리 이성의 끈을 놓고 개망나니가 되는걸 방치하거나 제어하지 못하는 시스템이 고장나지 않도록 하는게 최선이지 어떤 특정 지역을 통째로 무섭다고 하는건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스템이 지형적 지리적 요인으로 제대로 작동 안되는 극단적인 예가 필리핀 같은 나라죠
섬이나 외딴 산골이 범죄 제어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작동되고 있다면 그 책임을 국가에 물어야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나 공포를 드러내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6.06.09 09:51
"세 사람" 뿐이라면 쓰레기 셋이 있었구나 하겠는데 주민들 인터뷰 들어보니 그걸로 끝이 아니더군요. 저 여교사는 왜 범죄 신고를 바로 앞에 있는 경찰관에게 하지 않았나요 염전 노예도 지역 향판이니 뭐니 그 지역에서 유야무야 된거 아닌가요 중앙정부에서 관여했으면 지역 차별이니 독재니 뭐라했을거 같군요. 지금 지방 자치제 아닌가요
2016.06.09 10:38
지역 경찰이 신고접수를 무마하려했다는건 잘못된 정보입니다.
http://mnews.joins.com/article/20143177
2016.06.09 11:04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 고의로 이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도 처벌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신안 사는 사람들을 전부 악마로 만들어버리면 자기 인성이 좀 나아진 것처럼 느껴질까요?
2016.06.09 15:16
유야무야 얘기가 나온 건 검찰 때문이죠.
주민 가운데 3명이나 강간범이면 일단 감방에 쳐넣고 수사를 해야되는건데
체포영장을 기각해버린 거죠. 은폐, 축소 얘기 나오는 건 당연한 겁니다.
만약 DNA검사에서 정액이 안 나왔으면 정말 이 사건 역시 어떻게 됐을지 모르죠.
처음에 이 사건이 외부로 노출이 됐던 것도 사건 처리가 개판이 되어가고 있는걸보고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빡쳐서 게시판에 글쓰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니까요.
열흘 넘도록 강간범 셋이서 말 맞추고 시나리오 짜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 심문이라고 받으러나와서도 피식피식 웃어대고, 낄낄 대고 그랬다잖아요.
그거보고 이번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고 프로파일러들이 문제제기 했고 실제로 DNA 자료 돌려보니
그 중에 한 놈의 숨겨졌던 성폭행 전력기록도 발견한 거고.
이전에 부임했던 여교사들도 어쩌면 해코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 기회에 신안군이 탈탈 털리는 것도 미래를 위해서 나쁘진 않아요.
2016.06.09 11:38
흑산도가 아니라도 어디든 고립된 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폐쇄성과 전근대성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지리적 여건상 신안이 유의미하게 그 비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그게 신안 사람들의 잘못이냐고 하면 그건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현 상황에서 신안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는 것 자체를 전부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이 기회에 신안에도 경찰서 좀 세우고, 그간의 미제 사건도 조사하고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2016.06.09 15:36
2016.06.0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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