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7 23:57
일단 기존의 연상호 영화들도 그렇게 일상에서 흔히 쓰이지 않을 법한 단어나 문장들로 이뤄진 대사들이 뭔가 붕뜬다고 느낀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성우들의 연기가 거슬렸던 적도 적지 않고요. 그런데 이게 실사 영화로 오니까 심각하게 두드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연상호의 연기 지도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도 정말 나빠요. 최근 극장에서 본 영화 중 손꼽을 만큼 음악이 나빴습니다. 음악 자체로도, 음악의 사용 양상에서도.
액션에 있어서 몇몇 아이디어는 꽤 인상적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렇지만 월드워Z를 인상적으로 본 건지 좀비가 좁은 목 같은 데서 덩어리를 이루었다가 퉁겨져 나오는 특정 움직임이 너무 자주 나오더라고요. 저런 움직임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데서도 그저 시각적인 스펙터클을 위해 그런 움직임들을 부러 넣는다고 할까요. 또한 몇몇 연출은 정말 심각하게 구립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 그 플래시백은 정말 참기가 힘들더군요.
마지막으로 이런 단면적인 캐릭터들, 일차원적인 은유들로 이야기를 어영부영 끌고 가는 건, 기존 연상호 영화를 보면서 기대했던 그런 그림이 아니지요. 예전엔 끌고 가는 동력에 있어서 작위적인 구석들이 있어도, 그렇게 꾸역꾸역 이야기를 깊은 지점까지 이끌어 보는 이를 결국 감탄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면, 이번엔 그냥 작위적이고 얕습니다.
이게 차라리 연상호의 신작이 아니라, 단순히 어떤 신인 감독이 만든 한국형 좀비 영화의 첫 신호탄 정도였다면 꽤 호평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연상호의 신작으로는, 저는 그닥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힘듭니다. 대충 CJ발 기획 영화 정도의 완성도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16.07.18 12:38
2016.07.21 03:12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가 가는 과정에 어떤 난관이 있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여서 그 점은 높이 사고 싶었지만 나머지는 글 쓰신 내용에 대부분 공감해요. 연기지도는 전혀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배우들이 그냥 각개전투하는 느낌이더군요. 공유라는 배우가 뭐 원래도 연기파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맡은 배역은 소화하는 수준이라 생각했었는데 도가니나 용의자 같은 영화에서보다 이 영화에서 더 못하는 게 눈에 보였고요. (마지막에 웃으면서 과거 회상하는 건 정말... 도저히 못 보겠어서 눈 가리고 스킵했어요;;) 재능있는 아역인 김수안양도 대사가 후져서 그런지 좀 아쉽더라고요. 아, 좀비역 맡은 많은 무용수분들께는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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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감. 연상호 감독 영화를 본 건 처음인데 줄곧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초반 연기는 국어책 읽기가 너무나 심해서 몰입에 방해가 될 지경...거기다가 오글거리는 대사의 쓰나미는 어쩔...그 플래시백 장면은 저도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어요. 이제는 일부러 넣은 거라고 믿고 싶네요. 하하.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었던 건 아닌데 다른 노련한 감독이 만들었다면 훨씬 완성도있고 쫀쫀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기대가 너무 컸던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