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개그 코드

2011.03.20 01:33

teaa 조회 수:3595

어제 카카오 톡으로 대화를 하던 와중에 대화 상대였던 친구가 이제 잘 거라고 하더니 꿈에서 유부초밥을 먹고 싶다는 얘기를 제게 했습니다.

그러자 제 머릿속에는 갑자기 바로 거대한 유부 초밥이 "유-부, 유------부"하며 울부짖는 게 떠오르는 거에요. 유부 기름 자국을 벽에 남기고 움직일때마다 쌀알들을 여기저기 흘려대는 거대한 유부 초밥.....
......빈 방에서 혼자 20분 정도 웃었어요.

저는 가끔 혼자서 심각하게 웃고(웃으면 안되는 상황에서도 자주ㅠㅠ) 그 웃음 포인트를 남들에게 설명하는 것에 매우 서투릅니다. 얼마전엔 친구들과 상반신이 물고기 형태인 인어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다 만약 제가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어서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서면 주례보는 분이 얼굴을 보며 말할 때 참 당황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엄청 웃어버렸어요. 가끔 이런 식으로 생각이 제멋대로 폭주해버려요. 아주 작은 걸로도요.

나날이 사람들마다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코드가 다르다는 걸 느끼면서 동시에 친구들이 그럭저럭 저런 저의 실없는 이야기를 받아주고 아주 가끔은 같이 웃어줘서 한없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가끔은 정말 아주 가까운 친구가 아닌데도 저런 종류의 쓸데없는 농담이 하고 싶어서 온몸이 근질대는데 할 수가 없어서 괴로울 때가 있어요. ㅠㅠ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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