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는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해요.

촬영, 편집, 음악 그리고 CG(?) 무엇보다 연기. 무엇하나 흠잡을 데 없어요. 

그런데 저는 소셜네트워크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되지는 않거든요.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10억명의 온라인 친구가 있는, 그러나 실상은 외롭고 인정받고 싶었을 뿐인 어느 천재 억만 장자의 내면?

하지만 핀처의 연출은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있지 않았죠.

차라리 이죽거림이라고 해야 할까...

저한테는 모든 인물을(주커버그를 찬 여자 친구 제외) 꽤나 비열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마치 "당신들이 이렇게 열광하고 있는 인터넷 세상, 새로운 소통이라는 SNS 왕국이 이런 찌질이들에 의해 세워졌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런데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고.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오히려 불쾌하다, 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는데

그렇다고 "당신들이 이렇게 열광하고 있는 인터넷 세상, 새로운 소통이라는 SNS 왕국이 이런 찌질이들에 의해 세워졌다!"라는

내용이 불쾌하진 않거든요.


이를테면 어떤 사람들은 불쾌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그리고 조금 다른 의미지만 김기덕, 홍상수의 어떤 영화들)을 볼 때는 불쾌하지 않거든요.

인간 내면의 불편한 어떤 지점을... 집요한 시선으로 잡아낸다,

우리가 보통 주류 영화에서 기대하는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은 아닐지언정, 좋은 이야기이고 좋은 영화다, 생각이 드는데

위에서도 말했듯 기술적인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이 영화가 저는 왜 불쾌한지,

그리고 다른 분들은 왜 좋은지가 문득 이 밤에 궁금해졌어요.


저는 그 영화의 이야기가, 이말년 만화처럼 느껴졌어요. 말하자면 기승전병-

아니, 차라리 조석 만화에 가까울 것 같네요. 에피소드의 나열... 이라고 해야 하나.

(근데 꼭 그렇진 않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인상인상)

(그리고 저는 이말년도 조석도 모두 좋아합니다... 음...)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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