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주 전에 산지에서 직접 배송되는 야채를 한묶음 받았습니다.

취나물 봉지에 아주 조그만 달팽이가 들어 있더라고요. 

취나물 이파리에 붙은 걸 버리지도 못하고 그대로 뒀는데 꼬물꼬물 움직이는 게 제법 귀여워요.

마침 굴러다니는 테이크아웃용 커피잔이 있어서 넣어줬습니다. 달팽이는 물을 좋아한다고 들어서 물도 좀 뿌려주고.

그리고 하루에 두 세 번 물을 뿌려주고 며칠에 한번씩 풀을 새로 갈아주면서 계속 두고 지켜봤습니다.


담아간 이미지 고유 주소

이게 처음 발견했을 때 찍은 사진. 꽤 귀여웁죠.

이것은 일주일쯤 뒤에 찍은 사진. 이걸로는 큰 차이가 안 느껴지시겠지만 보면 제법 1.5배쯤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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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늦잠을 자느라 풀이 좀 시들한데 신경을 못 써줬어요. 그랬더니 삐쳐서 그랬나 이놈이 도망을 간 겁니다.

(커피 컵이 뚜껑 없이 컵만 있는 거라 위는 그냥 뚫려 있어요)

온 부엌을 뒤져서 오븐 아래서 찾았습니다. 멍청한 놈. 멀리 도망가지도 못할 거면서.

그래도 미안해서 그 뒤로 좋아하는 상추도 넣어주고 했는데

보름이 좀 넘은 오늘 두번째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싱크대 쑥 봉지 위에 올라가 있더군요. 쑥 냄새가 좋아서 그랬나. 히히.


아무래도 적당한 케이지를 만들어줘야 할 것 같은데 

달팽이라, 얼핏 듣기로 달팽이를 키우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제 주변에는 없는 것 같고

인터넷을 무작위로 뒤져봐도 막연해서 혹시나 하고 듀게에 왔습니다.

일단 달팽이는 아직도 새끼손톱 반만큼 아주 작습니다. 

달팽이를 볼 수 있게 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마련하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을까요? 뚜껑을 닫고 숨구멍은 터줘할 것 같고. 

찾아보니 흙을 바닥에 깔아줘야 한다는데, 그게 꼭 필요할까요? 집에 고양이들이 있어서 엎을까 걱정되는데. 

그리고 밭에서 사는 토종 달팽이 종류가 엄청나게 거대하게 커지진 않겠죠? 

방금 찾다 본 어떤 웹페이지에서는 사람 주먹 반만해진다는데. 어 음. 어쩌다 키우게 된 거지만 그렇게 거대한 달팽이를 키울 자신은 좀 없는데 말이죠. 

마지막 궁금증인데 혹시 달팽이 종류가 뭔지 아시는 분 있으신지?? 

나중에 같은 종류를 한마리 더 구하게 되면(정기적으로 같은 농장에서 야채가 오니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ㅋㅋ) 짝짓기도 시켜보려고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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