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9 10:59
어릴때 부터 자타공인 눈치가 없는 아이였습니다.
30줄이 되면서부터 평범한 분포범위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주변인들은 어느정도 경향성이 있더군요
1. 관대한 사람
2. 무던한 사람
3. 직설적인 사람
4. 나와 같은 사람
그런데 제가 30줄되면서 저보다 눈치없는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하자
1번에 해당하는 친구가 저에게 화를 내더군요.
옛날의 너를 생각해봐라..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안 맺고는 너의 자유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아주 잘못한 것처럼 욕하지 마라. 는게 주요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친구가 제가 눈치없는 말 했을 때도 한번도 화낸 적도, 지적한 적도 없고, 오히려 그 말을 한 이유에 대해서 깊이 공감해주던 친구였습니다.
그때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실 이미 저는 예전의 저처럼 눈치 없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껴 많이 뭔가를 자진해서 해주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미 한계 수위를 넘어간 상태였습니다. 힘들게도 여자들과는 그로인해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지만
남자들에게는, 항상 '애정'관계로 변질이 되고 있었고. 그래서 어느순간부터는 그렇게 하려는 습관을 참았지만,
그 참은 단계도 그나마 남들에 비해서 그들에겐 다정한 축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길고 맥락없고 뜬금없는 그 들의 얘기에 거의 무시나, 단답으로 일관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들에게 한번도 먼저 말을 안거는 경우도 있었고요.
묻는 말에만 대답해도 [다정하고 사려깊은] 사람이 되어있었고, 저한테는 다른 타인과의 대화보다 소통이 안되는 대화수준인데,
그들에게는 [나를 좋아해주고 말이 통하는 여자]로 보이게 만드는 여지를 주고 있었습니다.
즉 안흘리고 최소한의 도리로 대화를 이끌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흘리는 사람이 되었던거죠.
몇번 그 들이 저를 좋아하는 케이스를 보고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나 아니면 모임에서 말한번 할 사람 없는 애인데, 나마저 떠나면? 초기에는 이런 죄책감 때문에 정신과도 찾았죠.
저에겐 쉬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20대 초에 제가 남들에게 거절당하고나서 혼자 눈물흘리며 지낸 몇년동안 다짐한 [나는 그러지 않으리]를 어겨야만 했으니까요.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나를 배반해야 했었고, 그로인해 짧은 공황장애증후군을 겪었습니다.
남들처럼 그들을 대하는게 저에겐 쉽지 않았어요.
어색하고 남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저 어설픈 말투가 이렇게 가슴에 박히는데, 단답이나 무시를 도저히 할 순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 것도 한 때였네요.
지금은 제가 많이 여자느낌이 없어서 ㅋㅋ
따뜻하게 해준다고 저를 이성으로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ㅋ
지금은 걱정없이 대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때 힘들었던 기억
눈치 없어서 무시당한 기억 과 눈치없는 사람을 챙겨주다 곤혹스러웠던 기억
이 두개를 생각해보면,
비사회화된 사람은 [교육에 비전문가인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초중고 다 비사회성을 가진 친구들을 위한 공적장치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조울증, 우울증은 비사회성에서 파생되는 증상일뿐 본질적인 문제를 치료하지 않으므로
그들을 정신과에 가보라는게 아니라, [스피치]학원,[음치] 학원처럼
라이트한 수준의 [사회치]학원 같은데 생겨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음치인 사람이 자신이 잘못해서 학원에 가는게 아니듯이
그저 사회성에 대해서 자신이 원하는 수준보다 부족함을 느끼고, 개선의지가 있는 사람이
상처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요.
병자나 환자처럼 비사회성을 고쳐야할 암덩어리로 심각하게 보는 것 보다는요.
그러나 돈이 될 것 같지 않으니, 이런 영리적인 학원이 생길 것 같지는 않긴 한데요.
그렇다면
주민센터나 복지회관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좋겠지요.
그냥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2015.04.09 11:15
2015.04.09 11:19
저는 그걸 사회화라고 부릅니다
2015.04.09 11:27
관심 없고 매력도 안 느껴지는 사람에게 의무감으로 대화할 필요는 없죠. 그런 행동은 이미 친절의 수준을 넘어선 것입니다. "저처럼 눈치 없는"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아 타인에게 과도하게 감정이입을 하시는 것 같아요. 사람은 다 다르고, 외로움을 포함한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나의 책임은 없습니다.
2015.04.09 11:39
저는 smsek 님이 의무감, 친절의 수준을 넘다. 과도한 감정이입 이라는 표현 세가지를 쓰신게 맘에 걸리네요.
제 글에서 괴로움을 느끼셨을 수 있겠지만,
그 괴로움을 말살하려는 시도에서 또 다른 괴로움을 얻었고,
예전에 괴로웠던 시기를 연상하면서 또 알게모르게 훈훈함과 따뜻함이 얻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smsek님이 무언가를 필요하다 안필요하다. 적정하다. 과도하다. 같이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5.04.09 11:45
외톨이처럼 보이는 남자들에게 조금 친절하게 대했다가 원치 않는 애정 관계에 휘말려 불편하게 되셨다는 것으로 읽혔는데 잘못 읽었나요? 훈훈함과 따뜻함이 느껴지신다면야 뭐...
내가 원해서 한 행동이었다면 후회할 필요 없고, 그 사람들이 뭔가 안쓰럽게 느껴져서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었으면 역시 후회할 필요 없이 이제 안 그러면 됩니다.
2015.04.09 11:51
불편했지만
불편함때문에 그러지 말자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졌고
그로인한 몇년의 방황의 시기를 거쳤죠
사람에 대해서 쉽게 손을 놓지 못하고 괴로워하면서도 계속 쉬운방법을 택하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에 대해
그당시에는 정신과 갈만큼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인간적이었다라는 생각도 든다는 것이에요.
그당시에 빠르게 잘라내고 쉽게 살았다면 지금와서는 역폭풍이 왔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저에게 안그러면 됩니다 라고 말하실 때 저를 걱정해서 해주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저 단호한 문장이 걸리네요. 걱정이 아니라, 그 사람들도 어차피 너 신경안쓸테니 너도 별 생각 하지말아라. 를 돌려말하신 거 같기도 하고.
제가 안쓰럽게 느껴지시더라도 저에게 마음걱정을 덜라고 이리저리 조언안해주셔도 됩니다.
어쨌든 제가 책임지게 될테니까요.
2015.04.09 12:08
2015.04.09 12:15
말씀하신대로 동의하지 않아서 패스하는 것을 제가 한 것 같은데, 그런 저에게 아이러니하다고 얘기하시다니요.
그리고 고민글이 아니었거든요. ㅋㅋㅋ 그저 예전의 경험을 되새겨서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바람을 얘기한겁니다.
그리고 제 글을 눈치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걸로 보이실 수 있겠지만
그건 님의 생각인거구요.
비사회적인 시절에 겪은 수많은 고통같은 걸 공유하는 사람끼리의 관계도 있었습니다.
지금 님 눈에는 좀 친절했더니 좋아해주네 곤란해. 이렇게 싸가지없는 여자로 보이시겠지만
그건 그냥 님 생각이구요.
이미 정석적인 조언형태로 조언하셨고, 함부로라고 저는 생각안하지만 조언해놓으시고, 조언 안받아들인다고 태도가 거참..내가 뭘했다고 이래 라고 내빼시는 태도는 별로...
우리가 지금 서로 순수하게 서로를 위한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생각에 안맞으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시면 되는거죠..제태도가 아이러니까지 붙여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5.04.09 11:35
그런 사회적 발판이 형성되는게 가장 바람직 하겠죠.
구아바님 같은 사람이 흔치는 않지만 사람이 많으니 많기도 하죠.
그건 천성이라서 어쩔수 없는데 저절로 그리 하지 않게 됩니다.
다르게 발전하면서 끝까지 감당하는 사람들도 물론 많고요.
2015.04.09 11:44
말씀하신대로 다른 양상들이 나타나죠. 그러므로 안전한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5.04.09 12:08
2015.04.09 12:19
30살 여자라는 부분 수정하겠습니다.
그냥 나이먹으면 몸에서 내뿜는 이성적 텐션이 낮아지는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2015.04.09 12:31
30살요? 뭘 모르는 사람들이나 30살이 이성적 텐션 낮아진다고 하지, 상스런 표현이지만 매력이 물올라차 넘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2015.04.09 12:35
네 맞습니다. 제 기억에도 제나이 30살 시절에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30살 여자가 매력없다는게 아니라. 제가 30살이라 그렇다. 라고 쓴 표현이고요.
정확한 제 나이를 안밝히려고 일부러 낮춰서 30살이라고 썼는데 저는 30살보다는 많습니다.
지금 신체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움직임도 조금 많이 노화된 시기라서 흔히 쓰는 관용어를 썼는데
미련한 표현이었네요
2015.04.09 12:35
대댓글이 안 달려서..
구아바님이 눈치 없는 사람 무시한다고 보지 않았어요. 근데 눈치 없는 사람 대부분 안 좋아해요. 눈치 없는 사람 안 좋아한다고 나쁜 사람 아닙니다. 구아바님이 안좋아하는 남자가 구아바님을 좋아해서 불편하다고 말씀하셨다고 싸가지 없는 여자라고 보지도 않았어요. ^^;;;;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다 사귀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제 말은 다른 사람 감정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내가 괴로워지지만 않는다면 타인을 따뜻하게 대하는 건 좋은 거지요.
2015.04.09 12:41
smsek님의 의도를 제가 곡해했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저때는
타인을 따뜻하게 대해도 괴롭고
타인을 따뜻하게 안대해도 괴롭고
그래서 힘들었었습니다.
그땐 다른 사람들이 나의 말을 무시할 때 집에와서 겪은 서러움, 울분들이 선명할 때라서
나도 그 사람들에게 그런 일부가 될까봐 무서웠어요.
반면에 오히려 나를 무시한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었구나 ㅋㅋ 를 알게된 때이기도 하고요.
하여튼 저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 감정에 신경써야 할 적정선이란게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다른 사람보고 저에게 신경쓰지않으셔도 돼요 라고 말하면서 저에 대한 감정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 정도?
그렇지만 제 자신에게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신경쓰라고 많이 요구하는 편입니다.
2015.04.09 12:37
사회성이 좀 없는 사람도 있어야 이런 저런 사람 보며 세상이 재밌죠. 다들 서로 비위맞추며 살기만하면 누가 매력 있겠어요.
다정하고 사려깊은, 과 흘리고 다니는, 것에 차이를 모르겠어요. 흘린다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이구요. 그게 누군가에게 실례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문제는 그 이후 아닌가요. 상대방이 흘리는 것 받아들고 왔을 때 단호하지 못한 것. 다정하고 사려깊은 사람은 그 지점에 보통 많이들 문제더라구요.
2015.04.09 12:47
예 맞아요. 다만 애정결핍이나 인정욕구가 있는 상태에서 사회성이 없을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쉽게 얻지 못하게 되니까 그로인한 당사자의 고통이 심각할거라고 추측됩니다..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거긴 하지만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다정하고 사려깊은 것이 실례가 아닌 것은 머리론 알지만 상대방이 받을 심리적 타격이 상상되니까 그걸 알면서도 이러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이 있었어요.
단호하게 거절했으나, 그걸로 상처받을 사람을 생각하면 내내 가슴아팠던 것 같습니다.
2015.04.09 17:18
2015.04.11 15:47
넵 우리들교회에 지인이 다니는데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것 같더군요..
성격이 튀는게 한국에서는 잦은 곤란함을 유발하기 때문에 공적영역의 도움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5.04.09 19:58
진짜 좋은 친구를 두셨군요. 그 친구한테 잘해주세요.
잘해준다는 말은 그 사람한테만 잘해주라는게 아니라, 그가 권유하는 조언하는 부분을 잘 받아들이고 따르라는 의미에서의 잘해주라는 말입니다.
2015.04.11 15:48
이미 저에게는 말로 표현못할 친구입니다.
2015.04.09 21:19
저요저요 저 지금 30후반인데 저는 10대 초부터 눈치없는 삶을 살다가 고등때 은따였고 대학때도 은따였어요. 뭔가 제가 남다르구나 느낀건 대학때부터였고 사람들과 관계맺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그러다 행동을 조금씩 고치기시작한게 30대부터였죠. 지금은 아주 둥글둥글 잘 지냅니다. 물론 여전히 남다른 구석이 있지만 예전보다 사회화가 되었지요. 구아바님이 느끼시는 괴로움 잘 알아요.
저는 다만 결혼했고 아이가 둘이나 되니 이성을 만날일도(직업도 동성이 많은 직업임) 만났을때 이성이 제게 매력을 느낄 건덕지도 없네요.
그래서 맘놓고 친절을 베풀고 다니고 다행히 저의 친절때문에 저를 이성으로 좋아하는 남자는 없었어요.
그래서 구아바님이 걱정하시는 거 저도 걱정이 되지만 일어날 확률이 적으니 하고싶은대로 하며 살지요.
저도 부처님 반토막은 아니라 나름 한계를 정해놓는데
그 한계가 상대방에게 가혹하지 않나싶어 괴로워하기도 하지만 뭐 할 수 없지 하며 극복해가며 삽니다.
구아바님도 지금 괴로워하시는 거 쓸데없는게 아니라 적당한 지점에 맞추기위한 진자의 운동 정도로 생각하세요.
그렇게 해서 남는 정서적 힘들은 구아바 님을 돌보는데 쓰세요.
2015.04.10 14:18
쓰고 보니 제 글이 약간 주제를 벗어난 것 같은데 비사회화된 사람들을 위한 장치도 분명 생겨날 겁니다. 지금 아동발달 연구소가 여기저기 난립한 만큼 그리고 아이들의 심리를 엄마들이 예전보다 알아보려고 하는 만큼 말이죠.
그렇다고 아이들이 행복하냐면 그것도 아니죠. 왜 불행한지 알면서 계속 불행하게 하는거죠. -_-;;;;
현재 청소년 보면 스마트폰 보고 남는 시간에 공부하느라 관계를 제대로 맺을까 걱정이 되는데 사람들이 분명 돈생길데는 귀신같이 찾아내는만큼
돈을 내고서라도 속성으로 사회화를 배우려는 사람과 그 심리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이 생겨나겠죠.
당장 저도 스피치 연구소에 다닐까 유심히 광고를 보는 중입니다. -_-;;;
개중에 제대로 하는 업체는 있다는 게 이상할 정도죠. 그래도 그나마 나은 업체는 있을 겁니다.
비사회화된 사람들의 건투를 빕니다. 사회화된 사람도 살기는 힘든 세상이예요
2015.04.11 15:48
네 맞습니다.. 다들 살기 힘든 세상이네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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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에 맞는 직업 구하고 친한 사람들끼리 조용히 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