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지문이 찍힌 그림 : 국제일반 : 국제 : 뉴스 : 한겨레

크리스티의 대형 실수다빈치 그림 '엉터리 감정' : 야후! 미디어 ...








1998년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서 세상에 나온 한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림의 제목은 르네상스 의상 차림의 젊은 여인
'19세기 독일학파' 카탈로그에 포함된 그 그림은 19세기 이탈리아의 화가가 다빈치를 연구해 그린 그림으로 알려져
한화 2천만원이 안되는 돈에 거래가 되었습니다.

19세기 그림으로 인식되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 그림을 끼워넣은 나무틀이 그 시기의 것이라고 그랬나봅니다.(다큐멘터리에서 그렇게 설명한 걸로 기억)
그런데 그림을 구매한 사람은 이 그림이 진짜로 다빈치 그림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매입자이자 현 소장자인 실버맨은 그림을 처음 본 순간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즉각적으로 피렌체인이 그린 것일 수 있다는 감이 들었다"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이름이 섬광처럼 떠올랐다"

다빈치 새 초상화 ‘아름다운 왕녀’ 발견

  해럴드 경제


그래서 그는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합니다.

옥스퍼드 대학 예술사 명예교수, 마틴 켐프는 다빈치의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여러 그림들을 보아왔지만,
'르네상스 의상차림의 젊은 여인'을 보고 아무리 보아도 다빈치 스타일이 확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그림에서 왼손잡이 밖에 그릴 수 없는 선을 발견합니다. 얼굴 옆선에서부터 뻗어나간 선이 그것입니다.
오른손잡이가 그림의 방향을 돌려서 그리면, 그 방향이 달라짐으로 왼손 잡이가 그린것이 분명해보였습니다.

게다가 얼굴을 정확히 3등분 하는 그림이나 표현의 디테일은 정확한 묘사를 추구하던 다빈치의 화풍이 분명해보였습니다.

그는 프랑스의 그림분석가(?)에게 분석을 의뢰합니다.

이미 모나리자를 적외선 분석으로 숨겨진 눈섭과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찾아냈던 프랑스 전문가는
그가 개발한 장비로 의뢰받은 그림을 적외선 촬영합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림의 왼쪽 위 구석에서 지문으로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합니다.
그림속에는 그 지문뿐 아니라 다빈치 특유의 왼손으로 그리고 오른손가락으로 물감(?)등을 뭉게는 표현법도 발견합니다.
(지문도 그런 표현기법때문에 찍힌건지는 다큐멘터리에서 뭐라고 설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다빈치의 다른 그림속에서 운좋게도 다빈치의 지문이 묻어있고, 그것이 같은 손가락의 지문이고, 그 둘이 일치하게 되면
'르네상스 의상차람의 젊은 여인'은 다빈치의 것으로 인정받을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런데 그런 기막인 운이 따라줄까요?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지문은 다빈치의 다른 그림, 성 히에로니무스에서 발견된 지문과 동일인이라는 감정을 받게 됩니다.

그림속 주인공은 라틴어 성경 번역자라고 하고, 그림은 미완성작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을 자세히보면, 얼굴 주변에 사각이 보이죠?

저 얼굴 부분은 한 구두 공방의 의자 시트 커버로, 

몸통부분은 골동품상의 금고덮개로 쓰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발견자는 조제프 페쉬라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음)
18세기 여성화가 앙겔리카 카우프만이 소장하고 있었는데, 실종된 뒤 그런 신세로 각각 발견되어 
다시 복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화풍이나 기법도 일치하고, 지문까지 동일인의 것일 확률이 매우 높지만

한 가지 설명해내지 않으면 안되는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의문점이란 그림이 양피지에 그려져있다는 겁니다.

다빈치의 알려진 다른 모든 작품들은 양피지에 그려진 작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은 양피지에 그린 '3색 초크'로 그린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양피지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한 전문가의 솜씨였습니다.
만약에 다빈치가 양피지에 그림을 그렇게 훌륭하게 그렸다면,
수많은 연습을 했을테고 당연히 양피지에 그린 다른 그림도 있어야 타당해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림이 그려진 양피지에는 왼쪽에 찢긴 흔적과 더불어
작은 구멍이 있었습니다.

그 구멍은 그림이 낱장이 아니라 다른 양피지와 함께 제본되어있었음을 나타냈습니다.
아마도 '책'에 삽입된 삽화의 형태였고, 그래서 양피지에 그림을 그렸다는 것으로 설명을 하면

왜 하필 이 그림만 양피지인가가 어느정도 해명됩니다.

켐프 교수는 그림을 르네상스 복장 전문가에 보여줍니다.

복장 전문가는 여자의 머리의 '끈'을 주목합니다.

저문가는 얼핏 평범해 보이는 그 패션으로

그림이 1490년대 그려진 것이라고 특정해냅니다.
그 끈은 이탈리아의 스포르자 가문에서 1490년대에 유행했던 패션이라는 겁니다.
당시 스포르자 가문에는 5명의 여자가 있었고, 
(3명인지 5명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이 부분에서 외출하느라 다큐멘터리를 놓쳐서 5명중 한명을 어떻게 특정해냈는지 모르겠지만)
그 중에서 그림속의 여자가 비앙카 스포르자나는 것을 밝혀냅니다.

켐프 교수는 그림이 다빈치의 것으로 확신하고,
그림의 이름을 '아름다운 왕녀
(La Bella Principessa)'로 변경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조만간 관련 책도 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크리스티 경매를 믿고, 그림을 헐값에 넘긴 원 소유자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고

크리스티 측에서는 처음엔 인정을 하지 않다가 거액을 지급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사마다 이야기가 달라서 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전문가는 20세기에 의도적으로 계산해서 그려진 가짜라고 말했다고 어느 기사는 말하더군요.

현재 그림 가격은 한화로 적어도 1000억은 가볍게 넘길것이라고 합니다.


여러 증거와 정황으로 보아 아름다운 왕녀가 다빈치의 그림일 확률이 높지만,
다빈치라는 개인이 그렸는냐, 아니냐에 따라서 
가격은 엄청나게 달리지고, 세간의 관심도 확연히 달라졌으니
다빈치 프리미언은 정말 대단한것같습니다.

그런데 설령 저 그림이 18세기 다빈치를 연구한 화가가 그렸던
20세기에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렸던
그림자체는 그대로이지만, 주변 정황에 따라 보는눈이 달라지는걸 보면
역시 그림에는 그림을 둘러싼 이야기빨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특히 반 고흐 그림이 고흐의 인생이야기 덕에 
다소 그림에 거품이 끼어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말에 섬나라 반 고흐전에서 한 초상화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100년이 지나도 감동을 주는 초상화를 남기겠다는 고흐의 말대로
실물로 보니까 아주 박력이 넘쳤습니다. (다른 그림들은 별 감흥이 없었지만)
그림속의 고흐가 싸움이라도 걸어올 기세더군요.

또 생각해보면, 주변 이야기때문에 생긴 거품은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물건이든 그에 얽힌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지 않나 싶어요.
비틀즈 머리카락 소동에서부터 섬나라 여고생 착용 팬티도
다  물건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끼워 팔아먹는 셈인듯 싶습니다.
아이폰도 그렇고

그러니 1000억이 넘는 아름다운 왕녀의 가격은 2천만원 빼고는 이야기값...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