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미스테리

2020.07.21 02:25

보들이 조회 수:1705

박원순 시장에 대해 아는 건 변호사이자 서울시장인 것, 그리고 하는 일에 비해 인기는 좀 없어 보이는 아저씨.. 부지런한 살림꾼의 느낌.

시장이기 이전에 어떤 인생을 산 사람이었는지는 별세 이후에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어요. 

그가 새벽 연기처럼 세상에서 없어진 날부터 지금까지도, 그에 대한 제 의식은 그저 커다란 의문의 지점에 멈춰 있는데, 유서에서 개인적으로 받았던 좀 독특한 인상 때문인 것도 같네요.  

       

죽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적당한 장소와 방법을 정하고, 실패 없이 한 번에 성공하는데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특히 죽는 걸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 거에요. 

그리 긴 시간을 들여 쓴 것 같지 않은 짧은 유서에서는 정서가 읽히지 않았어요.

인정이나 사과, 혹은 억울함이나 회한, 분노, 미련 같은 것, 죽음과 그걸 택한 이유에 대한 아무런 단서 없음. 

모두 안녕.

모두 안녕은 뭐란 말인지..

어제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많은 일을 하며 살았고 그렇게 가면서도, 조금의 자기연민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는 담백한 선문답의 느낌.  


경력이 찜찜했던 '고소인' 혹은 '피해호소인' 혹은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은 날이 갈수록 좀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요.

법률대리인이 자신의 의뢰인을 제대로 보호할 의지가 있는지, 의뢰인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게 맞는지 궁금하고, 아무튼 현재 시점까지 해고 당했다는 소식은 없군요.

이 분이 지금 미디어에 대고 열심히 변호하고 있는 건 의뢰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진실에 근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느 쪽에서든 그렇게 가면 안되는 거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결단'에도 이유가 있을 것, 저는 그저 궁금할 따름입니다. 

원순 씨는 대체 왜 돌아가신 걸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85
123890 Celtx(시나리오 작성 프로그램)의 한글화 가능성? [9] 모그 2010.08.06 6633
123889 유니클로 레깅스 팬츠를 처음 구매했어요! [11] K  2012.10.17 6630
123888 겉으로만 젠틀 번지르르한....오서 [37] soboo 2010.08.26 6630
123887 [투표] '에티켓 위반 유저에 대한 공적 페널티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투표가 진행중입니다. 눈팅러분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262] BreakingGood 2015.06.19 6629
123886 남자들에게는 여자와의 우정이란 거의 불가능한건가요 [45] 잠깐만익명 2012.04.24 6629
123885 [듀나인] 여자분들이 남자를 쳐다보는 이유 [18] 새벽하늘 2015.12.02 6628
123884 헤어지자고 하니 진상을 부리는 크리스챤 소름 끼치네요. [21] 산호초2010 2016.10.24 6627
123883 [듀나in] AB슬라이드, 다이어트에 효과 있나요? [17] 라곱순 2011.08.07 6627
123882 인셉션과 이터널 선샤인 [6] 이터널 선샤인 2010.08.03 6627
123881 듀게를 가르쳐줬던 친구가 여기에 글을 올리지 말라는군요. [27] catgotmy 2011.05.04 6626
123880 타블로 학력 논란에서 특이한점 [15] catgotmy 2010.06.08 6625
123879 [펌] 사람이 무섭다 [49] 데메킨 2012.12.22 6624
123878 김어준 신간 닥치고 정치 읽지마세요. [5] 마르세리안 2011.10.02 6624
123877 백지연 신민아 [7] 가끔영화 2010.08.04 6624
123876 살면서 처음으로 치아 스켈링을 했습니다.. [13] 잌ㅋ명ㅋ 2010.06.22 6621
123875 [벼룩판매] 박종호 <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 hajin 2017.12.26 6620
123874 (바낭) 독일남자에게 키스당했어요 + 독일여행 잡담들... [18] 소전마리자 2012.10.07 6620
123873 사기 당했어요. [26] 한심한익명 2013.04.07 6619
123872 김연경과 흥국생명...그리고 귀화. [16] 자본주의의돼지 2012.08.13 6619
123871 경상도 음식과 전라도 음식 [50] 12345678 2012.08.30 661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