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요와 김대중, 기타 등등

2015.04.08 15:30

겨자 조회 수:860

1. 지난 3월에는 싱가폴 정치인인 이광요가 사망했죠. 싱가폴 친구가 이광요의 장례식을 회고하다가 그만 제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나라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이광요가 사망한 지금, 그 장례식을 보며 나는 싱가폴이 비로소 하나의 국가가 되었다고 느낀다 - 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광요의 사망에 대해 다소 냉정한 입장이었지만, 그러나 제가 존경하는 친구가 눈물짓는 것을 보며 그 슬픔을 최대한 존중하려고 애썼습니다. 


2. ask a Korean twitter에서 추천 받아서 Fareed Zakaria의 이광요의 인터뷰 (Culture is destiny)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Is culture destiny? 기고문을 읽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참 감명 깊었습니다. 첫째는 김대중 대통령의 영어가 소박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더군요. 김대중은 여기서 정론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말합니다. 나는 낙관주의자라고 말을 합니다. 두번째로는 이광요의 인터뷰 기술이 얄미울 정도로 단수가 높아, 말꼬리 잡힐 만한 결정적인 말은 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을 콱콱 찍어누르는 언변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이광요가 영리하게 자기 할 말을 이리저리 돌려말한다면 김대중은 우직하게 자기 할 말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인터뷰어인 Fareed Zakaria가 도대체 누군가 궁금해지더군요. 이 사람 나이 불과 서른살에 예순한 살의 이광요와 이렇게 대등하게 대화할 식견이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1997년에 제가 이 기고문에 대해 처음 들었는데 이제서야 원문을 읽어보게 되네요.  


3. 이광요는 이 인터뷰 막바지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Fareed Zakaria: 일본으로 하여금 자위대를 타국으로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은 알콜중독자에게 독주를 주는 것과 같다고 당신은 말했죠."

"이광요: 일본은 이런 문화적 특징을 항상 갖고 있어요. 그게 뭐가 됐든 최극단까지 간다는 것이죠. 내게 그렇게 말하는 일본친구들이 있어요. 이게 일본인의 문제라고 그들이 인정합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3월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떴습니다. 4월 하순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고치게 되어서, 일본은 이제 전 세계에 미군 협력 명목으로 자위대 파병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이광요의 인터뷰는 1994년의 것인데,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통찰력이 있네요. 


http://www.hankookilbo.com/v/39da1832162c4ec2a9f82440ee1075f6


4. 요즘 제가 레진닷컴에서 유념해서 보는 작품은 "DP. 개의 날"입니다. 아만자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김보통씨가 그리고 있어요. 전에 작품도 참 집요한 작품이었지만 이 작품은 아주 손이 풀려서 훨훨 날아다니는 작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전의 작품은 "누군가 이런 작품을 그리는 건 아마도 필연적인 운명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뭐랄까 힘빼고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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