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주년 기념 재수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모든 이과생들이 그렇겠지만 문과에선 미적분도 안 가르치던 교육과정 출신인 저는 특히나 더더욱 수학이 최대의 난관이고,

직장인이라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다른 과목 다 제껴놓고 수학 진도 빼는 데에 전념하고 있어요.

 

수학 과외를 받은지 이제 한 5주차? 6주차?쯤 되는데 빠르면 다음 수업(내일),

늦어도 다다음 수업(이번주 일요일)에 개념원리 수2 한번 훑기가 끝나겠습니다.(절대 수2 뗀 게 아니고 훑은 겁니다)

원래 계획은 과외로 개념원리 하면서 진도 빼고, 혼자 RPM 문제집 풀고, 그 다음에 수능특강 들어야지~ 였는데

수능특강은 아예 펴보지도 못했고 RPM 문제집도 완전 초반부만 겨우 손댔어요.

수학 싫으니까 책상 앞에 앉아서 딴짓하는 시간이 좀 길다 쳐도 개념원리 몇장 푸는데 뭔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는지,

과외 때 진도 뺀 설명 부분 한번 더 보고 딸린 문제 풀어서 잘 이해 안되는 거 체크해 가기도 바쁘더군요.

 

초반에 부등식 계산 노가다라서 지루했다가 삼/사차 부등식 수직선에 그리는 거 조금 재밌으려니

또 노가다 하면서 지겨워하다가 삼각함수 들어가서는 미친 암기 공식에 수학의 본질은 암기였나요 이러다가

함수의 극한부터는 오 이거 좀 신기하네요 했더니 또 삼각함수 극한 나와서 괴롭고

미분에서도 마찬가지로 우왕 신기해요 -> 삼각함수 얘는 안 끼는 데가 없네요 뭐 이랬습니다.

진짜 삼각함수 너무 싫어서 "이과 애들도 이건 싫어하나요?"라고 물으니까

과외쌤이 "이건 가르치는 저도 싫어요"래서 괜히 좀 위안 받기도 했고요.

 

아직은 개념원리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터라 크게 좌절하지 않고 어째저째 나아가고 있습니다만

이래가지고 6월 모평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초중고 내내 수학이 싫어서 적성 포기하고 도망친 주제에 10년 만에 제발로 돌아와서 매달리고 있자니

무슨 막장 연애라도 하는 것 같아 웃기는 기분인데, 과연 이번엔 끝장(?)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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