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하던 이직을 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 전 회사가 제가 원해서 간 곳도 아니였고, 업무량도 적어 워낙 권태로움과 무기력함을 많이 느껴왔었기에 이번 이직은 정말 제가 바라던 것을 한다는 점에서는 나름 보람을 느끼며 출발을 했어요..


이쪽 업계는 보수도 좀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적고 야근 필수에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참 많은 곳으로 얘길 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싶은 일이니까 여기서 경력쌓아서 더 좋은 조건으로 옮기자.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일하기로 다짐했었어요.


근데 막상 와보니 여긴 생각보다 보수가 정말 말도 안되게 적더군요. 이 보수도 직접 얘기해주지 않아서 먼저 온 인턴한테 물어봤어요. 인턴으로 시작한 건 그렇다 쳐도 업무량으로 보면 거의 정직원과 맞먹는 수준, 그리고 거의 정직원이 하는 일을 시키더라구요. 

제가 들어오자마자 들은 얘기는 인턴으로 일하는 직원 두 명이 그만둔 다는 힘빠지는 얘기였어요. 알고보니 이 곳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잠시 일하다 나갔더라구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총 6명이구요. 나가는 이유를 들어보니 막상 일해보니 안맞더라. 보수가 너무 적고 일이 많아서 힘들다.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분야로 가겠다.이런 이유였어요.


그래도 저는 힘들게 이직을 결심한 만큼 버텨보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직 일한지도 얼마 안되는 저는 벌써부터 그만둬야지 생각이 입 안에서 맴도는 수준에 온 것 같아요.


아직 일한지도 얼마 안된 주제에 무슨 회사를 평가하냐 싶기도 해요. 제목으로 쓴 것처럼 내가 이 회사가 좋고 나쁘고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게 말이 될까 싶기도 하구요. 그래도 저는 일하면서 부당하거나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첫번째 문제는 작은 규모에서 정신없이 일이 몰아치다보니 일의 분배가 잘 안된다는 것.

일단 인턴이고 정직원이고 사람이 없으니 닥치는 대로 일을 줍니다. 미리 (단 이삼일만 먼저라도) 일을 주지 않아요. 내가 그날 무슨일을 하게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실장이 재택근무를 해요. 그래서 항상 카톡과 메일, 전화로 소통을 하는데(주로 카톡) 자주 이 사람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또 직접 얼굴을 못 보니 컨펌받고 진행되는 일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도 않구요. 밤낮없이 일하게 되요.


두번째는 너무 바쁜 일정에 인력부족.

이것도 결국 같은 얘긴데 일정이 바쁘고 인력이 부족하니(게다가 정직원 한명은 병가로 1주일 넘게 안나옴) 일을 제대로 배울 기회없이 무조건 실무 투입입니다. 게다가 잘 못하면 혼나는 건 마찬가지. 잔소리듣고... 도대체 내가 얼마나 되었다고 나한테 어디까지 기대하지? 싶어요. 

한 인턴은 나간다고 한지 한달짼데 마지막 근무일 3일 남겨두고 갑자기 1주일만 더 해달라고 하질 않나, 그 동안 중간에 말을 안하길래 계속 해줄수있는 줄 알았다느니... 하네요.


시간도 늦었고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해야할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어 온 이 업계. 이 곳만의 문제인지 이 업계전체의 문제인지... 사실 다른 데도 큰 차이가 없다고 들었지만 여기가 더 심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1년만 버티자 했는데... 자꾸만 마음이 약해집니다. 눈물도 자주나요.. 


원래 사회가 이런 건지... 제가 이전에는 너무 편하게 사회생활을 한 건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저는 남은 업무 처리하고 자야겠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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