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06.11 01:36

여은성 조회 수:1589


  1.이번 하버드-스탠포드 사건을 보고 기분이 정말 나빴어요. 스스로에게 말이죠. 왜냐면, 속았거든요. 휴. 좋게 보면 속은 거까지는 아니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의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요. 박근혜나 이명박이 대통령 되고 싶은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그들을 탓해봐야 소용이 없잖아요. 그들을 안 뽑는 게 중요하죠. 마찬가지로 사기꾼에게 사기를 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냥 속지 말아야죠.


 지난번에 이런 글을 썼었죠. 사람들끼리 대화할 때 사실 말의 내용은 중요하지가 않다고요. 냉정하게 들으면 아무리 허황된 것 같은 말도 제스처나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믿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말 말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걸 알면서도 전 이거에 속았단 말이죠. 다음 뉴스기사 기자의 흥분된 문체나 뉴스에서 자랑스러운 슈퍼코리안을 소개하는 앵커의 들뜬 목소리 같은 거에 속은 거죠. 그런데 속아서는 안 됐던 거예요. 콧대 높은 하버드와 스탠포드가 굽실거리며 솔로몬 왕의 아기를 나누듯이 천재 학생을 반으로 찢어 가지고 주커버그가 고딩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세계를 하나로 묶는 데 너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건, 현실 세계에 일어날 리 없는 일이잖아요. 이 정도의 거짓말이라면 거짓말이 어떻게 포장되었든, 무엇으로 포장되었든 이것에 속으면 안 되는 거였는데 의심하지 않았어요. 


 휴.


 소름이 끼쳐요. 만약 뉴스에서 저런 언플 푸닥거리를 한판 벌이고 제게 찾아와 "이봐, 이 천재 소녀에게 투자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줄께. 이 소녀의 머리 속 뉴런이 몇 번 춤을 추면 몇십조 쯤은 우습지. 지금은 아니지만 한 3년 후에 그렇게 될 거야. 이 제안은 한번뿐이야. 언제까지 sk케미컬 따위나 줏어담고 있을 거지? 네 인생에 기회란 게 왔을 때 어서 몰빵해! 60살 되서 팍스넷 게시판이나 기웃거리고 있고 싶지 않다면!"라고 말했다면? 


 웃으면서 "시도는 좋았어. 사기꾼들."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요? 


 

 2.2번은...쓸게 없네요. 흉가체험을 가보고 싶어요. 뭔가...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어떤 곳 말이죠. 쿡티비에 체르노빌 다이어리란 영화가 떠서 봤는데, 저런 을씨년스러운 통제된 곳이 있다면-건강에 위험만 없다면-몰래 가서 이리저리 탐험을 해보고 싶어요. 어디선가 나는 소리, 언뜻 비친 것 같은 그림자들은 설령 그게 무의미한 것이더라도 충분한 스릴을 제공해 줄 거 같네요.


 사실 그런 곳에 갈 때 볼 수 있는 제일 무서운 건 유령이 아니라, 사람 안 오는 곳에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모인 범죄자들이겠죠. 하필 그들과 딱 마주치는 게 제일 난감하고 무서운 일일 거예요. '짜장면 시키신 분?'정도의 애드립으로 빠져나갈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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