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2014년 일본 이야기를 해볼까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렸죠. 소비세를 올려야할 필요가 마지막 순간에 있었거든요. 소비세 인상 직후, 일본 내 소비가 약화되는 걸 목격했죠. 아직도 그 영향이 남아있습니다. 일본은 소비세를 더 인상하려고 고려하는 중인데요. 현재 일본 소비세 추가 인상안은 일년 반 정도 미뤄진 상태입니다. 유럽이 부가가치세를 올릴 경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우리보다는 소비약화가 덜하겠지 싶긴 합니다. 왜 일본에서는 소비세 인상이 소비약화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컸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20년동안 디플레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디플레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디플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닙니다. 크루그만 교수님이 보기엔 이게 우리가 이런 상황에 빠진 이유인 것 같습니까?


크루그만 교수:


소비세 인상이 왜 일본의 경제 회복에 그렇게 큰 부정적 영향을 가져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대중들이 보기에는 소비세 인상이라는 정부 정책이 재정확대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구요. 재정확대 정책방안으로 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다 써버렸구나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마는요.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엔 일본에는 소비를 진작시키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인구구조는 소비를 진작하기 어렵고, 노동인구는 연간 1%보다 더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유럽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미국에서조차도 노동인구 감소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이렇게 특수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 일본이 1990년 이런 상황에 진입했는지에 이유가 있겠죠.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2008년에 와서야 이런 상황을 겪기 시작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건 아닙니다. 이건 다만 극단적으로 선명하고 적극적이며 지속적인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는 걸 의미할 뿐입니다.


남자 1:


재정 지출 방안에 관해서 말인데요. G7 국가 중에서는 독일, 미국, 영국 같이 재정지출을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나라들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크루그만 교수님이 시사하셨다시피, 이 나라들이 의미있는 재정지출 방안을 실시할 거 같진 않습니다. 그럼 일본은 어떤 식으로 이들 독일, 미국, 영국 같이 재정지출을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나라들을 설득해야할까요?


크루그만 교수:


설득하기 어렵죠. 독일의 경우, 독일인들은 그냥 다른 지적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말하기 어렵죠. 미국의 경우는 제가 확언할 수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인프라 건설에 재정지출을 늘리는 걸 선호합니다. 경제학자들을 불러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모임을 가졌는데요. 이렇게 말을 시작하더군요. "여러분들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인프라 건설에 1조 달러 써야한다고는 말하지 마세요. 나도 압니다. 의회 통과 못해요." 그래서, 미국은 이런 문제가 있죠. 그래도 최소한 재정건전화를 추진한다면 그건 저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나라 사이에 설득하는 데 있어서 일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죠. 내가 느끼기엔 정책을 만드는 공동체 안의 통념이랄까 정서가 재정지출 확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제 조국 미국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제 곧 대선이 있습니다. 굉장히 끔찍스러운 일이 미국 대선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말 미국은 지금보다 훨씬 덜 훼방이 되는 입법부를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각주: 공화당이 2016년 의원선거에서 대패할 것을 시사) 그래서 미국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더 유용한 파트너가 되지 싶군요 (각주: 일본과 미국의 경제적 동반자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을 시사). 그러기를 바랍니다.


관방장관 요시히데 스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개발도상국들에게 특히 큰 타격을 입히고 있죠. 원자재 가격 하락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 의견 있으십니까?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크루그만 교수:


신흥경제국에게 원자재 가격 하락은 굉장히 가혹하죠. 신흥경제국 중에서 가장 큰 나라인 중국이 원자재 수입국이라는 건 알아둘 필요가 있죠. 전체적으로 봐서 원자재 가격 하락은 중국에게 사실은 좋은 겁니다만,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는 아주 가혹한 결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각주: 중국은 원자재를 수입하지만, 브라질은 철강, 석유등 원자재를 수출함.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원자재 수출국가에 타격). 이건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 (각주: 1차적으로는 신흥경제국의 국민들 포함) 이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구요. 선진국에서 이 여파를 어떻게 감당할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각주: 북부 아프리카 난민들 유럽 이동). 지정학에 대해서 걱정해야겠죠. 원유값이 떨어졌는데요. 원유값 하락이 우리가 생각한 것 만큼은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게 안좋은 방향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수압파쇄로 인한 원유 채굴 때문에 원유값이 매우 낮아졌고, 이제 에너지는 특히 미국에서 중요한 투자 산업이 되었죠. 원유값 하락으로 소비가 진작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한 것 만큼 소비가 진작되진 않았습니다 (각주: 기름값이 떨어지면 교통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다른 곳에 소비할 여력이 생긴다고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소비가 촉진되지 않았음). 


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분명 굉장히 숫자적으로 많은 사람들 (각주: 1차적으로는 신흥경제국의 국민들 포함)에게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래도 이게 선진국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만큼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선진국이 직면한 문제는 수요의 문제입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하락이 현재 세계 경제가 하강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아베 총리: 


이제 유럽 연합에 대해서 이야기해봅시다. 유럽 연합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죠. 유럽 연합 안에는 유로가 있고 이것 때문에 그리스 문제가 생겼습니다. (각주: Optimal Currency Area) 다른 나라들은 한정된 정책안들만 갖고 있구요. 근본적으로 봤을 때, 유럽 연합 안에서 그리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죠.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크루그만 교수: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요. 해결되지 않았죠. 유로는 (정책 구사에 있어) 커다란 제한이고요. 단지 그리스 뿐 아니라 다른 더 큰 경제국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재정지출 확대를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유로만 아니었으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도 아니었는데, 유로 때문에 프랑스는 전진할 힘을 잃은 것처럼 느끼고 있죠. 만일 프랑스가 자체 통화를 갖고 있었다면 더 볼 것도 없었겠죠. 프랑스는 독일보다 조금 위 이율로 빌리거나 할 수 있었겠죠. 펀드를 조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나라는 없어요. 하지만 유로라는 제한 때문에 움직이질 못하는 거죠. 자아, 바로 이 지점에서 일본은 (유럽보다) 훨씬 더 강한 포지션을 갖고 있는 거예요. 


제 생각에, 유럽의 문제는 유로 말고도 더 있습니다. 사실 현재 유럽은 난민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경제 이슈들이 (각주: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난민으로 인해 쉥겐 조약 (각주: 유럽 공통의 출입국 관리정책)의 위기가 왔죠. 어찌 보면 이건 유로의 문제와도 비슷해요. 유럽 프로젝트의 불완전성입니다. 유럽인들은 굉장히 열려있는 서로 통합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그러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들은 없단 말이죠. 이로 인해 유럽은 마비상태가 되었고, 우리 전체가 겪고 있는 문제에 일조하게 된 겁니다. 사실상 현재 유럽의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효과적인 활동주체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은행 총재입니다. 유능한 사람이긴 합니다만 정부가 뒤에 없으니 역할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죠. 여기서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는데, 한가지 더 우리가 걱정해야할 게 있는데요. 몇 달 내에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것에 대해서 투표를 할 예정이죠 (각주: 브렉시트). 이게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게 되고 세계 경제를 더 질질 끌게 되겠죠. 이번 G7 멤버 중에서 어떤 나라들이 가장 명확히 상황을 보고 있고 가장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가를 살펴보자면, 지금 시점에서는 기본적으로 일본과 캐나다라고 봅니다. 


미국은 탁월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지만, 말도 안되는 의회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 고달프게 됐죠. 


아베 총리:


이번 G7 미팅에서 어떻게 상황을 분석해야할지 좀 더 깊이 토론해야겠죠. 크루그만 교수님. 국제 공동체는 재정정책에 대해서 공조해야하고 할 수 있는 나라는 재정정책을 확장해야합니다. 이 메시지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게 당신이 던지는 메시지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 저는 당신의 메시지에 동의합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와 공조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물론, 나라들은 각기 다른 문제들을 갖고 있고 나름마다 다른 상황에 처해있죠. 비보도 전제로 말하는 건데, 독일이야말로 재정정책 확장에 가장 큰 여력이 있습니다 (각주: 독일 정부 작년 재정흑자 통일 이후 최고 기록). 앞으로 저는 독일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독일과 대화를 해서, 재정정책 확장을 위해서 독일이 뭘 해야할 건지 설득해야하겠죠. 여기에 대해 의견 있으십니까?


크루그만 교수: 


어려울 겁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현재 다른 문제들도 해결하느라 바쁩니다. 메르켈 총리는 문제를 잘 해결해왔습니다만 이것도 저것도 다 잘 해결하는 건 어렵죠. 제가 한 가지 제시할 게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수 있는 한가지 방안이 있다면,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해서 민영 업체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입니다. 선진국에서 친환경 테크놀로지 쪽을 개발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있겠죠. 파리 기후 협정 (각주: 2015년 12월에 채택한 기후 변화 관련 파리 협정)이 있으니까 그 방향으로 해서 어떤 재정정책을 펼 수 있게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게 더 나은 제안이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외교는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요.  


아베 총리:


물론이죠. 기후변화 관련 정책이 한가지 영역이 되겠구요. 이와 관련해 민간 투자를 촉진할 수 있겠죠. 이 부분, 독일과 대화하면서 언급토록 하겠습니다. 독일 난민문제는 어떨까요. 난민과 관련해서 난민 주거지 건설 투자라든가 난민 교육 투자같은 것이 경기부양책과 연결될 수 있을까요?


크루그만 교수: 


네, 경기부양책이 되겠죠. 하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겁니다. 난민 문제는 엄청난 (각주: 사회적) 긴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공포가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말하니 이상하긴 한데, 난민들을 돌봐주는 건 실제론 그렇게 돈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경기부양책이 되지 않습니다. 아주 대단치 않은 부양책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큰 부양책도 아니예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은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재정구속을 던져야 한다고 했죠. 우리는 이게 긴축예산이 끝나나보다 하고 한동안 좋아했는데, 숫자를 보니까 그렇게 큰 지출도 아니란 말입니다. 만일 전쟁과 비견할 수 있는 경기부양책을 바라는 거라면, 난민위기 해결에 드는 돈은 거기에 미치지 못해요.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긴 하지만 그렇게 큰 돈이 드는 건 아니예요. 


사회자: 


크루그만 교수님. 감사합니다. 오늘 소중한 충고 감사합니다. 조금 있다 기자회견 가질 겁니다. 총리가 말한 건 기밀에 부쳐질 겁니다. 모두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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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 식대로 대강대강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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