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1 01:07
바낭입니다.
열대야에 잠이 안와서...
어디서 이번 작성한 글의 기본토대가 되는 글을 읽었던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려니 잘 기억이 안나네요.
다른 생각에 좀 더 살을 붙이고.. 여러 SF 클리셰를 더하고 더해서..
뭐.. 딱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아무튼..
그럼 시작.
첫번째.
경주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재 첨성대가 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점 낡아진다.
그럼 보수를 해야겠지?
폭풍우때 떨어진 꼭대기 층의 돌을 거두어 내고 새로운 돌을 얹는다.
(치운 돌은 따로 모아두다.)
몇년후에 지반이 약하여 기울어진 첨성대를 바로 잡으며 낡은 돌들을 교체한다.
몇십년 후에 동일 이유로 낡은 돌을 교체한다.
몇백년의 보수 끝에 첨성대의 돌을 모두 교체했다.
자 그러면...
그것은 과연 원래의 첨성대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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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 과정이 매우 급격하게 일어났다. (예> 불타서 복원한 남대문)
동일 질문..
그것은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첨성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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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교체 때 빼냈던 '낡은' 재료들을 가지고 50 킬로 떨어진 다른 장소에 첨성대를 똑같이 재건하였다.
그것은 과연 원래의 첨성대인가?
.
.
.
네번째.
이건 좀 다른 질문.
우리의 세포도 (또는 원자도) 몇십년 (구체적 수치는 까먹음) 이면 모두 교체가 된다는데..
교체가 모두 이루어지고 나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모두 같은 '나' 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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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네번째에서 확장된 질문.. 근미래..
'나'는 병이 생겨 인공 심장을 달았다.
몇년후 눈이 나빠져 안경을 쓰다.
십몇년후 고관절이 좋지 않아 인공관절을 달다.
십수년후 교통사로로 전자의수와 전자의족으로 교체
몇십년후 의학기술과 인공장기기술, 산업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인공장기로 나의 몸의 90%이상 교체된 나는..
그건 과연 '나' 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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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네번째에서 확장된 질문.. 계속..
살짝 먼 미래..
인간의 게놈지도 등이 모두 분석되고, 기술의 발전은 사물을 분자단위... 원자단위로도 복제할수 있게 되었다.
궁극의 3D프린터의 완성. 뇌에 대한 모든 메커니즘의 분석 완료. 인간에서 기계로 기억을 옮길수 있는 신기술의 실현. 체세포 복제연구의 완료로 인간복제 허용.
운이 좋았는지... 나는 살면서 돈도 많이 벌어놨고, 기술적 모든 제반이 완성되는 날까지 살아남은... 인간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든 '나'의 신체적 나이는 한계에 다다른 육체를 버리고, 복제된 젊은 나의 신체를 가진 유기물에게 나의 두뇌를 이식한다.
그러면 그건 '나' 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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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여섯번째 가정에서 확장된 의문.
젊은 신체에 나의 두뇌를 옮기기전 컴퓨터에 백업된 '나의 기억'은 어느 매드사이언티스트에게 빼돌려져 '복제'되어 인간형 로봇에게 옮겨졌다.
이건 '나' 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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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
해당 로봇이 복제되어, 마구.. 양산된다.
그렇게 되면.. 누가 '나' 인가?
편집 .. 수정하면??? 또는 다른 인물의 기억과 '합치기'를 실행하면?
그건 '나' 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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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다른 관점..
네번째, 다섯번째 질문으로 돌아와서..
100% 똑같지는 않지만.. 대자연의 법칙인 생식을 통해..
나의 유전자와 매우 흡사한 나의 '자식' 이 태어난다.
이는... 또다른 '나' 인가?
자연적인 '영생'의 한 방법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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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째
현재의 '나' 로 다시 돌아와서…
당신은 '누구' 입니까?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알파고, 덴마, 공각기동대, 총몽, 셀프/리스, 트렌센던스
2016.07.11 10:39
2016.07.11 12:42
생겼을 때 나의 흔적이 있으면 나, 원튼 아니든
2016.07.11 22:02
대부분의 분들이 '나'를 규정지을 때, '나의 기억'을 가장 중심에 둡니다.
하지만 '기억'의 가치를 줄이고 나의 흔적을 중심에 둔다면...
생물학적인 접근을 하자면 앞서 말씀드렸던.. 아홉번째 논리.. 나의 자녀.. 자손도 나의 일부가 되는 거고,
확장해서 문화적 업적.. 미술... 음악.. 문학.. 등 창작적인 행위도 나의 흔적을 '나'의 일부로 인정을 한다면..
그것 또한 '영생'의 한 방법은 아닐런지요.
전자는 생물학적인 흔적의 연속성에 의한 영생. 후자는 나의 업적을 통해 누군가가 계속 기억해주니까 타자에 의한 기억으로 인한 영생..
...
죄송합니다.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_@
2016.07.12 10:30
이미 태어나버렸으니 영원한 흔적이니 끝까지 마음을 잃지 않아야겠어요.
2016.07.11 15:51
언급하셨듯이 공각기동대, 총몽.. 같은 만화에서 이미 수십년전에 다루었고 아직도 다루고 있는 질문이죠. 아일랜드 같은 영화에서도 궤는 다르지만 같은 문제를 다뤘구요. 아일랜드 같은 경우에 살아남은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라는 질문도 해볼 수 있겠지만.. 클론이라 해도 뇌를 복제하지 않은 이상 너와 나의 구분은 쉬운 일이겠지요.
나의 존재를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간의 정신활동을 복제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도 아니고 가능하다해도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할테니 실용화된다해도 이건희나 빌 게이츠급의 부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렇게 하기 힘들겠죠. 하지만.. 알파고처럼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시민권을 주장하는 일은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스카이넷이 지구를 멸망시키는 시나리오는 이미 진행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을 확장하다 보면.. 언젠가 내 정신활동의 모든 것을 넷상에 올려둘 수 있을때 그 비용이 태국가는 비행기값만큼 싸진다면.. 외우주로 향하는 로켓에 실린 컴퓨터에 "나"를 복제해 넣은 다음 멀고 흥미진진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군요.
한마디만 더 보탠다면.. 말씀하신대로 나를 복제하거나 나를 대체하는데 드는 비용 문제 때문에 언급하신 고민은 별로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당장 인공심장을 갈아 끼우는 것만해도 기둥뿌리가 뽑힐 정도의 비용이 드니까요.
대부분 우리 시대의 "나"는 전세대보다 조금 더 긴 수명을 살짝 더 건강하게 누리다가 소멸될 개체라고 생각합니다.
2016.07.11 21:39
어렸을 때 미래를 예측했던 글들을 지금 살펴보면 어떤 것은 생각보다 덜 발전했고, 어떤 것은 또 인간의 상상이상으로 발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대로 생물학적인 진보는 예측보다 더딥니다만.. 전자공학적인 진보는 상상이상인 것 같아요.
뭐... 이십년전만 해도 손에 각자 개인 컴퓨터를 가지고 다닐 줄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
2016.07.11 15:53
그리고 다섯번째 질문의 "나"는 사이보그죠.
2016.07.11 17:45
2016.07.11 21:21
아!! 테세우스의 배라고 하는거군요. 테세우스의 배.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안좋은 기억력에 까먹고 있었거나 어디서 잘못 줏어들은 개념이 제대로 다시 정립될 때 기분이란. :)
2016.07.11 17:53
2016.07.11 21:50
기억이 단절된 나는 어떨까요. 옛날 드라마의 단골손님인 기억상실증. 아니면 의식불명 코마상태. 그럼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주변사람(가족, 친구,동료 연인)이 나를 나로써 규정지어줄까요. 극단적인 기억의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은? 뭐 어차피 정답은 없지만요.. ㅎㅎ
일정부분 동감합니다. 하긴 우리 문화재의 태반이.. (아! 석조아닌 목조요. ) 다 몽고때 불타고 임진왜란때 불타고 육이오때 없어졌다가 다 중건한 것이 태반이긴 하네요. 봉정사 극락전이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같은 아주 예외적인 것을 제외하면요.
2016.07.11 23:55
1. 원래의 첨성대인가? 원래라는 말에 중점을 둔다면 답은 아니오가 맞겠고 첨성대라는것에 중점을 둔다면 답은 예가 되겠습니다. 구조물 자체는 이전것이던 지금것이던 첨성대가 확실하니까요. 하지만 원래의 첨성대라고 첨성대를 이루고 있는 구조물에 관하여 물어본다면 당연히 원래의 구조물은 아니니 답은 아니오가 되는것이겠지요.
2. 1번과 답은 동일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말의 정의가 우선이 되어야 좀 더 확실한 답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문젲에서 제기하는 우리가 알고있는 첨성대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답은 바뀔 수 있겠습니다.
3. 위의 1, 2번과 마찬가지로 이것 역시 무엇에 중점을 두고 물어보느냐에 따라서 답이 바뀔 수 있습니다.
4번 역시 첨성대가 인간으로 바뀌었을뿐 위의 1,2,3번과 같은 질문이죠. 역시 답은 무엇에 중점을 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죠. 1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생물학적으로 본다면 당연히 다른 존재죠. 모든 세포들은 1초 만큼의 노화가 이루어졌도 정신적인 영역으로 따지더라도 1초만큼의 기억이 더해졌으니 당연히 1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서로 다른 존재 입니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이루어진 큰 집합인 나라는 존재의 유무로 본다면 1초전이나 지금이나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5. 역시 4번과 같은 답이죠.
6. 인공장기의 연장선상을 복제인간으로 본다면 답은 4,5번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인공장기나 복제된 신체나 결국 복제로 본다면 서로 다를 이유가 없습니다.
7. 사람의 기억이 주입된 복제인간(로봇포함)이 같은 사람인가? 이 질문 역시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답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쓰는 컴터 하드가 문제가 있어서 똑같은 컴터 하드를 구한다음에 이전 하드에 있던 것들을 똑같이 옮겼습니다. 이 새로운 하드는 이전의 하드와 같은것일까요 아니면 다른것일까요? 분명히 새로운 하드가 맞지만 속의 내용은 이전과 100% 일치하니 이건 질문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답이 나뉠 수 밖에 없습니다.
8. 복제된 개체가 여럿이라면 복제되는 시점까지는 같은 "나" 이지만 그 이후는 서로다른 객체일 뿐입니다. 누가 진짜 "나" 인가 라고 물어본다면 복제된 객체 모두가 "나" 는 아니게 됩니다. 질문을 물어보는 "나"와 복제된 "나"는 이미 달라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라는 존재자체로 물어본다면 모두가 진짜 "나" 가 됩니다. 진짜 "나"를 복제한것이고 존재하니 모두가 진짜 "나"가 되는것이죠.
편집, 합성한 기억의 나는 모두 나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만 내가 아닐뿐이지 내가 보는 (기억하는) 나는 나가 당연한것이니까요. 이렇게 본다면 이 질문 역시 답이 나뉠 수 밖에 없습니다. 제3자가 본다면 편집합성된 인물이니 동일인이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편집합성된 인물이 본다면 당연히 나의 기억이 있으니 그 질문을 물어보는 순간에는 누구의 기억이던 "나" 가 맞는것이죠.
9. 생식을 통한 나의 자식은 나인가? 나의 자식은 나의 자식일뿐 나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전자적으로 질문해서 나와 100%일치하는 나의 자식이라면 유전자적으로 볼때는 나 와 나의 자식은 일치 한다고 볼 수는 있겠죠. 자연적인 "영생"? 나의 한부분이 대대로 이어지는것을 영생으로 본다면야 영생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좀 더 나가서 나의 유전적인 정보를 에너지로 정의한다면 에너지 불변의 법칙으로 나는 영생을 한다는게 현재 과학으로는 맞다고 볼 수도 있겠죠. 물론 이렇게 된다면 나의 영생과 나의 부모님의 영생과 나의 자식의 영생이 공존하는 결과가 나오니 영생역시 편집합성으로 볼때 어느 영생이 진짜 영생이냐는 질문에 다다를 수 있겠습니다.
10. 현재의 나는 나일뿐이죠. 돌아와 봤자 그건 과거의 나일 뿐이니까요. 내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나라고 답하는게 정답에 가장 근접할 것 같습니다.
2016.07.12 22:49
열대야에서 '나'를 찾는 길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7.12 00:10
의식, 기억, 관계 등 개별인간이 생물학적 존재에 더하여 사회적 존재로서 절대적인 시간속에 형성되어 있는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이루고 있는거겠죠.
복제의 문제는 그 복제가 이루어진 시점의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면 오리지널을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군요. A 에서 a1,a2....an 이 단지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인 복제에선 A와 a 라는 구분이 가능하겠지만 앞에 말한 의식, 기억, 관계 등 개인의 시간까지 복제가 만일 복제가 가능하다면 A1,A2....An은 복제 분화가 이루어지는 찰나에는 질적 구분이 불가능할것이고 이후 각기 개별적인 시간을 갖게되면서 서로 다른 존재가 되어가겠죠.
2016.07.12 22:38
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이루고 있는거겠지요.
오리지널의 유일한 '나'가 죽고 복제된 하나의 '나' 가 있는데, 의식, 기억, 관계, 유산등이 모두 물려받는다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다만.. 그렇지 않고 수많은 복제가 생성이 된다면, 과거의 '나'가 가진 유산(친구, 동료, 가족, 돈, 신분증)을 누가 가졌는지에 따라 차등이 생기고 불평등이 생길것 같습니다.
또한 나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사회'라는 공간 안에서 남이 나를 나답게 평가하느냐는 '나'자신을 정립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를 기존의 '첨성대'로 인정하느냐.. 나를 기존의 '첨성대'가 아닌 새로 만든 복제품으로 취급하느냐... .... )
기억은 고스란히 물려받았는데, 기억만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면.. 그것처럼 난감한 건 어디있을까싶기도 하고..
그것과 별개로 원론적으로 돌아가자면, 데카르트의 정언인 '나는 생각하니까 나는 존재한다' 를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개별적인 시간을 가지면 서로 각자의 경험과 사고에 맞게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서로 다른 존재가 되어가겠죠.
2016.07.12 08:45
2016.07.12 22:48
'외부와 나와의 경계를 인지하는 것에서 자의식이 출발하는데 .. '
아이고고... 제가 꿀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 행.. 아니.. 항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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