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행>, ★★☆


좀비 아포칼립스와 기차라는 소재의 결합이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좀비들이 몰려드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에요.

하지만 드라마가 지나치게 엉성해요.

조금 더 서사를 보태어야할 부분을 눙치고, 힘을 주어서 묘사해야 할 부분을 그냥 지나칩니다.

캐릭터의 낭비도 심합니다.

마지막의 신파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

차라리 액션에 집중을 하고 속도감을 높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 이레셔널 맨, ★★★

 

토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경쾌한 변주입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분한 철학과 교수 에이브의 캐릭터의 묘사가 다소 피상적이긴 합니다만,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에요.

하지만 결말에서 조금 김이 샜어요.


 

 

3. 인천상륙작전, ★★

 

일단 초반부의 편집과 전개가 유려합니다.

의외의 만듦새에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영화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덜컹거리고 캐릭터들이 난삽해져요.

진세연이 연기한 한채연은 왜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그냥 여성 캐릭터가 한 명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억지로 집어넣은 것 같습니다.

명언 제조기 맥아더는 중간에 한번씩 등장해서 맥을 끊어 놓습니다.

총체적 난국이에요.

그러나 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어요.


바로 림계진 덕분입니다.

림계진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악역입니다.

공산주의에 대한 일그러진 인식이 피상적으로 덧칠되어 있는데, 그게 그의 매력을 더 배가시킵니다.

클라이맥스 직전에 비밀 벙커에 모여 뭔가 대단한 음모를 꾸미는 것처럼 구는데, 마치 MCU의 슈퍼 빌런을 연상시킵니다.

더 매력적인 건 그 음모가 별 게 아니었다는 거에요.

영화는 그걸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려고 애쓰지만 소용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림계진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나왔으면 희망합니다만, 아마 절대 불가능하겠죠.

 


 

4. 제이슨 본, ★★☆

 

제이슨 본입니다.

그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돌아올 이유가 없어요.

본 시리즈는 얼티메이텀을 끝으로 확실하게 서사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영화는 본이 돌아와야할 이유를 설득하기 위해 계속해서 설명을 가져다 붙입니다만, 그게 오히려 영화의 속도감을 잡아먹어요.

그리고 본에게 사적 원한을 지닌 악역은 영화를 질척거리게 만듭니다.

<제이슨 본>은 여전히 박력있는 액션과 스릴있는 추격신을 보여주지만, 쿨하지 못해요.

 


 

5. 덕혜옹주, ★★

 

식민지 시기는 조선 민족에게 있어서 큰 트라우마입니다.

민족이라는 가상의 공동체와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에는 우리 역사의 질곡이 너무나 거칩니다.

하지만 그 트라우마를 민족의 층위에서 재현하는 것은 너무 손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언제나 자기 위안의 서사로 소급될 위험이 있습니다.

<덕혜옹주>는 그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픔을 전면에 전시하기 보다는 덕혜라는 개인의 층위로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게 성공적인지는 않은 것 같아요.

덕혜는 조선 황실의 옹주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영화 내내 덕혜에게 끊임없이 민족의 기표가 침투하려 듭니다.

아리랑 장면이 대표적이죠.

그러한 작위적 장면들로부터 <덕혜옹주>는 끊임없이 도주하려 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조선 황실에 '민족'이라는 레테르를 붙이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덕혜의 아픔은 지속적으로 민족의 아픔으로 환원됩니다.

이러한 자기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영화는 감정과 정서를 차갑게 누르는 방식을 택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자충수로 보입니다.

덕혜라는 개인의 정서가 충분히 표현되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고착화됩니다.

<덕혜옹주>는 민족적 신파를 벗어나려다가 색깔을 잃어버린 영화 같습니다.

 


 

6. 수어사이드 스쿼드, ★★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하지만 등장만 합니다.

DCEU는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편집이 너무 안일합니다.

더 속도감이 있었어야 했어요.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부족합니다.

아만다 월러는 보다 더 설명이 됐어야하는 캐릭터에요.

그녀의 비중에 비해 설명이 너무 부족합니다.

엘 디아블로의 설명도 더 필요합니다.

너무 피상적이에요.

 

캐릭터 낭비도 너무 심해요.

카타나, 캡틴 부메랑, 킬러 크록.

이들은 그냥 병사1이 해도 될 정도의 활약만 합니다.

등장한 의의가 없어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물론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DCEU가 다음에는 좀 제대로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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