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망상과 동일시 그리고 호남토호

2016.06.04 13:51

soboo 조회 수:1677


 작년에 있었던 사건?인데 정말 뉴스 보고 배꼽 잡고 웃던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새정치연합이었는지 더민주였는지 가물가물한데 (이 정당은 이름 바꾸는게 취미인건지 참 나;;)


 거기 무슨 '최고위원회' 에선가 정청래가 주승용 들으라고 "공갈" 운운하며 막말 아닌 막말같은 막말을 시전했더니


 주승용왈 '호남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길길이 날 뛰던;;


 본인 말로는 자신이 호남몫의 호남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자신을 공격하는건 호남을 공격하는거라는 논리였죠. 


 


 그런데 더욱 충격적이었던건 이런 개소리를 맞다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_-;;

 

 이게 전체주의자들, 파시스트들의 전형적인 사고구조인건 알고나 맞다고 하는건가 모르겠습니다.


 물론 사회 전체에 아직도 전근대적인 관습과 문화가 차고 넘치는 한국사회인지라 새삼스러운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난 20대 총선후 일부 진보인사들의 호남지역에서의 선거결과에 대해 아쉬움의 볼멘소리가 나온 배경에는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


 주승용같은 개소리를 하는 정치인은 전국 어디에나 다 있지만 적어도 호남사람의 높은 정치의식을 고려하였을 때 저런 정치인은 자체적으로


 걸러질 것이다....라는 희망섞인 기대가 있었고 그 기대가 무너지면서 볼멘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 그런 희망, 기대가 부질 없는 것이고 실체 없는 것이라는걸 진작 오래전(한 20년전)에 알고 있었어요.  


 혹시 제가 알고 있던게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었나 했는데 역시나 였을 뿐



 그래서 지난 20대 총선결과에 대하여 특히 호남지역의 결과에 대하여 정의당이 평타 수준의 결과를 보인게 아쉬웠을 뿐 


 나머지 정당의 득표나 의석수 등에 대해선 별 감흥이 없었죠. 



 '나 자신'을 어떤 특정 집단, 지역, 혹은 최악으로 국가와 동일시하는 사고방식과 태도에서 


 우리는 가장 나쁜 사례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박근혜이고 그 이전에는 박정희죠.  "짐은 곧 국가다"


 

 호남토호라고 지칭되는 정치인들과 정치세력들이 있습니다.


 토호 정치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전국 어디에나 다 있습니다. 


 지난번 총선에서는 호남정치를 부활하겠다는 사람을 필두로 호남지역만 특별히 부각되어서 그렇지


 십수년전에는 '우리가 남이가'하면서 영남토호 대동단결을 선동하는 것들도 있었죠.


 토호짓거리하는게 영남에서 하건 호남에서 하건 욕을 먹어야 하는데 '호남토호'라고 지칭하는 것만해도 호남 비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정지역의 특정정치세력을 비판하는게 해당지역 전체를 비판하거나 차별하는게 아니라는 것은 보편적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부정하고 위에 주승용의 사례처럼 자신에 대한 비난을 호남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하는 망발, 과대망상을 하는건


 민주주의사회에선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입니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변방에선 이게 매우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전근대적 관습이자 문화입니다.


 우리가 남이가는 영남에만 있는게 아니고 호남도 있고 충청도 있고 강원도 있습니다. 전 지역별 공동체의식까지 폄하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런 지역적 소속감은 인간의 본원적 욕망중 하나거든요. 좀 저차원의 욕망이긴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인간이라는게 그리 생겨먹었는걸



 하지만 개인을 집단과 '동일시'하는 정신자세, 태도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전체주의, 파시즘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이 되거든요.


 자기 자신을 특정지역, 집단과 동일시 하는 인간은 타인도 그렇게 규정합니다. 


 자유로운 개인은 존재하지 않고 수천 수만가지의 사안에 대한 수천 수만가지의 시선을 인정하지 않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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