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가 방영 3주째에 접어들었고, 

이제 슬슬, 인터넷 여기저기서는, 출연진들이 돌아가며 욕먹기 시작합니다.

오늘만해도 초반엔 "박명수 그게 뭐냐".

윤도현 1등 하니까 "이건 아니다".

이소라 나가니까 "와우나 해라".

"김제동은 왜 쓸데없는 소리를 했냐".

뭐 그중에서도 가장 큰 원흉은 쌀집아저씨 김영희 pd겠죠.



근데 전 이게 다 "리얼 버라이어티" 대세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 뭐 저건 다 짜고 한 역할극이니까 뭐"라는 보호막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출연자들을 보호해주던 그 보호막은 걷혀버리고,

tv프로그램들의 편집은 이제 등장인물들을 얼마나 더 자극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지 경쟁하기 시작했죠.

예를들어 그저께 방영한 위대한 탄생만해도 그렇습니다.

꼭 그렇게 참가자 애들의 "네가지 없음"을 하나하나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만이 능사였을까요?

분명 그 많은 촬영분 중에 다른 요소를 살려 재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었겠지만,

요새 이런 소리 해봐야 고리타분하다는 말이나 듣겠죠.

허긴 전 그런 게 불편해서 "멤버들이 한명씩 돌아가며 욕먹는" 무한도전도 이제 잘 안보는 사람이니까요.



이미 대세는 리얼입니다.

다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관음증적 쾌락,

그들의 진솔함을 보는데서 온다는 감동,

100%는 아닐지라도 78%쯤은 리얼한 상황을 본다는 데서 오는 긴장감.

이런 장점들을 이제와서 포기할 수는 없겠죠.


근데 요새같은 때는, 리얼보다 짜고치는 고스톱쪽이 더 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 리얼이라고 하더라도 쳐낼 거 쳐내고 쉴드칠 거 쉴드쳐줘가며 

충분히 편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텐데 말이죠.

뭐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과 고부간의 갈등이 안없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려나요.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좋고 화제성도 좋지만, 이젠 좀 편하게 즐거운 것들이 그립습니다.

편하다고 꼭 고리타분한 건 아닐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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