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어디에나 있는 그런 지리한 관계와 마음에 대한 얘기에요.
A와는 오랜 시간 만나오며 신뢰의 밀도가 제법 높다 말 할 수 있어요. 웃고 우는 일 함께 하며, 삶을 같이 나누어 온 사이. 너 없이 내가, 나 없이 니가 힘들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아는 친구이자 생의 동지 뭐 그런 진한 연대의.
그리고 B. 직감적으로 너와 난 아니구나 알았어요. 헌데 서로 그걸 명쾌하게 인정함에도 자꾸 아쉬운 사람. 우리는 그저 많이 외로웠고 그래서 생겨난 감정들이었고 끝에는 몸이 전부였다고 믿고 싶은데...근데 이 말줄임표처럼 늘 미적지근하게...결코 정리하지 못하고 너와 나는 이제 카톡이나 하는 실없는 사이로 위장하지만 늘 마음에서는 딱 한번만 더 자고 싶은 사람. 여전히 떠올리면 몸의 세포부터 반응하는 상대...이 사람 만날때의 살아있는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 동시에 두렵기도.
이런 얘기 친구한테 해야하는건데, 친구한테 얘기하면 또 혼날까봐서요. 뻔한 이야기에 뻔한 답...다 알고 있으면서도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보며 문득 나도 안 들킬 자신이 있어, 하고 생각하는 자신이 무서워집니다. 답답해서...대나무 숲이 필요했어요.
세포가 반응하는 순간, 상상하는 순간이 사실 가장 짜릿한 때입니다.
그 순간을 넘어서서 한번 더 자게 되어도 뻔한 섹스, 어색한 아침을 맞이할 뿐.
그런 일을 하고 대가를 감당하는 것은 자기의 몫이지만 정말로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지 곰곰 따져봐야겠죠.
대부분은 '안 들킬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들키면?
들키면 더러운 꼴을 봐야 해요. 그 하룻밤은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