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신문 (kcnp.logos.co.kr)은 2004년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었습니다. 전문은 여기 있습니다. 


“홀리클럽 활동 중요하다”

지난 19일 아가페 부산지부 본부장인 황교안 차장검사가 시내 모 식당에서 교계기자들을 상대로 부산 홀리클럽의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황 차장검사는 “전국 어느곳보다 부산지역에 홀리클럽 활동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로는 부산지역이 전국 어느곳보다 술에 의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황 차장검사는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데 이 모든 원인은 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기자가 뺑소니는 그렇다고 치고 부인구타는 전부 술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고 말하자 황차장검사 (현재 황교안 총리후보)는 “사실 부산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 반면 남자들은 말싸움이 안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고....


제가 황교안 총리후보의 이 발언에 화가 나는 이유는, 발언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이 발언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 때문입니다. 이걸 가지고 제가 황교안이 이런 말을 하더라 하니까, 제 지인 한 명은 "황교안이 범법행위를 한 걸 잡아내야지, 그런 걸 가지고 문제삼아봤자 큰 소용이 있겠냐"라고 하더군요. 또, 트위터의 오리 @FeignInnocent님은 이렇게 코멘트 하더군요.


오리 @FeignInnocent  ·  2h 2 hours ago

여자가 드세다 는 표현은 여자가 주관이 강하다. 상황을 주도한다. 주장이 강하다.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등등의 의미가 있는 듯 한데, 경상도 여자는 주관이 강한 반면 남자가 걸 말로 못이기니 때린다 로 말을 바꿔봐 그래도 여성비하 인지...


오리 @FeignInnocent  ·  2h 2 hours ago

오리 retweeted A-Reum Oh

얘는 뭔소리야? 말로 못이기니 힘으로 때린 넘이 못난 단 소리지.......진짜 뇌가 납작하네.... 


여기서 황교안씨는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사건의 원인을 첫째 술로 돌렸고, 둘째는 부산 여자들의 드세다는 점에 돌렸습니다. 드세다는 건 힘이나 기세가 몹시 강하고 사납다, 어떤 일 따위가 견디기에 힘들 정도로 거칠고 세차다는 뜻인데, 부인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거칠고 세차기에 남편이 때렸다는 뜻으로, 이는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사건의 원인을 부인으로 지목한 것이죠. 황교안씨의 발언에는 때린 남자가 못났다는 함의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첫째는 술 때문이고 둘째는 여자들이 잘못이라는 발언이죠. 이렇게 명백한 맥락을 왜곡하니 어이가 없네요. 


제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와 이야기를 해보니까, 토요일 새벽에 맞고 오는 여자들이 그렇게 많습니다. 특히 이 도시의 특징상 (대기업이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주로 남자들에게 제공함) 남자가 정규직을 통해 돈을 따박따박 벌어오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하고 자식 키우는 식으로 분담이 되어 있어 경제적 독립이 어렵기 때문에, 이혼이 힘든 듯 하더군요. 금요일 저녁 늦게 술먹고 들어와서 아이들 깨우고 '드센' 마누라를 때립니다. 이게 매주 반복이 됩니다. 저는 여기에서 도대체 교육이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렇게 매주 반복되는 참상을 목도하면서도 우리는 왜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고 이 문제를 시정하지 못하는가 하고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이 사람들이 술에 깨어서 응급실로 아내들을 찾으러 옵니다. 그리고  황교안 총리후보와 비슷한 변명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술이 원수라고 하고 한편으로는 마누라가 드세서 손이 먼저 올라갔다고 하지요. UFC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해설하는 김남훈씨나 이종격투기 선수 밥샵 같은 사람 앞에서 과연 술 때문에 이성을 잃었다며, 당신이 거칠고 세차서 내가 말싸움이 안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간다며 덤빌 남자들이 몇이나 있을까요? 


황교안씨의 2004년 발언은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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