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이 하지 입니다. 여기서는요. 그런데 스웨덴에서는 좀 이상한게 그 전날이 더 커요. 하지전날, 크리스마스전날 이 날들이 더 큰 날들입니다. 스웨덴에서 하지는 우리나라 추석같은 기분이에요.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명절. 

전 사실 하지날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는 스웨덴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술마시는 명절이거든요. 교통사고, 알콜과 관련된 사고가 제일 많은 날이고, 하지는 가족들이 아닌 친구들과 보내는 날인데... 여러 이유로 몇년 동안 즐기지 못한 명절이었어요. 

이번 하지는 선물이랑 보내나 했는데 소피아 가족이 초대를 해서 드디어! 하지를 하지 답게 보냈습니다. 

거기다가 참 스웨덴 하지답게 비가 주룩주룩.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고 집안에서 밥을 먹었지요. (원래 날씨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정원에서 밥먹을려고 노력하는 게 스웨덴 사람들의 하지 모양입니다.)

이혼하고 나서 어떤 의미에서는 제 사교적 생활은 훨씬 나아졌습니다. 친구들도 저를 초대하고 저도 편하게 제 친구들을 초대하니까요. 

그런데 갈수록 혼자라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편이 없어서 혼자인게 아니라 가족이 없어서 혼자인거요. 외국도 아니라 스웨덴 내에서 좀 떨어진곳으로 이사간 친구가 다시 부모님 계신 이 도시로 이사올 생각이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가족가까이 살아야 해 라고 하더군요. 아마 지금 이 나이에서의 결정이었다면 혼자 이렇게 스웨덴에 오진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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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길을 걷고 있는데 뜸금없이 선물이가 ' 엄마 케익은 밥이 아니야' 라고 말을 하더군요. '응 케익은 밥이 아니야,' 라고 답한뒤에 카테고리 연습하라던 말이 생각나서 '미트볼은?' 이라고 물으니까 아이가' 미트볼은 밥이야' 라고 답을 합니다. '그럼 파스타는?' '파스타는 밥이야'. 이러고 걸어가다가 '그럼 아이스크림은? '이라고 제가 묻습니다. 선물이는 과자니 사탕이니 이런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스크림은 너무 좋아해요. ' 엄마, 아이스크름은 밥이 아니야' 라고 말하는 아이 대답에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가 덧붙입니다.' 아이스크림은 간식이야' 

사실 아이가 쓴 단어는 mellanmål 스웨덴에서 점심과 저녁 사이에 샌드위치나 요커트 혹은 과일을 먹는 시간입니다. 유치원에서는 늘 2시 30분쯤 멜란몰을 줍니다. 아이가 이렇게 답할 때는 매일 매일 먹어도 되는 음식이란 말이에요, 어찌나 웃기던지. 

선물이는 은근히 웃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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