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인 실망...이라고 제목에 쓰긴했는데 더 좋은 단어가 딱히 떠오르지 않네요.

물론 제목의 (유명인) 을 대체할 단어는 더 있겠죠. 정치인이라든지, 문인이라든지, 연예인이라든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아는 분은 아시는 가수 이장혁씨에 대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분의 음악을 상당히 좋아했어요. 어쩌면 좋아했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솔로로서는 작년에 나온 앨범까지 총 3장의 정규앨범을 냈는데 한 앨범당 거의 1천번..은 오바겠지만 아무튼 귀에 박히게 들었고,

트랙리스트까지 지금도 달달 외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얼마전에 이분이 호모포비아라는 듀게 댓글을 보게 됐어요.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전혀 몰랐던 사실이고, 짐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검색을 통해서 이분의 가치관에대한 인터뷰 전문을 보면서 뭐랄까요. 오만정이 한꺼번에 떨어지더군요.

그 동안 이 분의 음악을 들으며 느껴왔던 감정과 그 감정을 소모한 시간들이 전부 혼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한동안 듣고있지 않던 음악들을 다시 꺼내서 들어봤습니다. 여전히 좋더군요. 오랜만에 들어서인지 더더욱.

그래서 더 배신감이 느껴지더군요. 음악이 너무 아름다웠거든요. 이 음악들과 함께한 추억은 또 얼마나요...


결국 갖고있던 앨범을 버리긴 아깝고 해서 누굴 줘버려야겠다고 다짐하고있습니다.

언제 누구에게 줄진 모르겠는데, 이걸 선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건네면서 '이 뮤지션 호모포비아야' 같은 부연설명은 하지 않을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지금까지 애정으로 들어온 이 사람의 음악을 당분간은 듣지 않게될것 같습니다.

걱정인 점은 제 탐미주의적인 성격/취향입니다. 개인적인 기호에서 국내 뮤지션중 이장혁만큼 저에게 즐거움을 준 뮤지션은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4번째 앨범이 나오면 또 들으려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듭니다. 일종의 오묘한 죄책감 비슷한 느낌이 미리 들어요.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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