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5 01:34
미술가, 작가 등등
여성 빼고 그냥 예술가도 자기 작품을 자식에 비유하는 경우는 꽤 되는 것 같은데
특히 여성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식'이라 칭하는 경우 더 강한 파토스(?)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학교에서 근대적 예술가의 독창성 개념, 작품의 오리지널리티 같은 것에 대해 회의하고 비판의식을 갖도록 부지런히 교육받은 탓일지는 몰라도
실제 몇몇 여성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이 표절이나 도난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을때
'내 자식과도 같은 작품을..' 과 같은 워딩으로 "마음아픔"만을 호소하는게 뭔가 실질적인 문제처리 방식이 아닌것 같아서
약간 삐딱한 기분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뭐 당사자들의 고통이야 당사자들만이 알겠지만..
이런게 제 안에 있는 여성 혐오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데
저는 여성 예술가가 자신과 자기 작품 사이의 사적이고 내적인 연관성'만'을 강조하는 태도가 되게 거슬릴 때가 종종 있었던 것 같네요.
그냥 최근에 비슷한 일화를 듣고서.. 문득 생각나 적어보았습니다.
2015.09.25 01:39
2015.09.25 01:51
자신의 작품이 '표절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할때는 흔히 자식을 빼앗긴 아픔에 비유하는 것 같더군요.
2015.09.25 01:50
좀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저는 팬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우리 아이라고 훈훈하는게 굉장히 거슬리더라구요; 나도 저 캐릭터 좋아하지만 엄마가 아니라고!! ㅠㅠㅠ
2015.09.25 01:56
꼭 성별문제라기보다는 유미주의적인 성향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그러더라고요. 뭐 깊은 슬픔으로 은교를 쓰신 어떤 작가분도 계시고... 대통령이 누구인지 이런 것 보다 겨울에 무가 얼어서 고생한 게 중요한 분도 있고...
예술이란 게 외부 환경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는 건데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걸 교묘하게 탈색하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몹시 교만하지요.
2015.09.25 02:01
동의합니다.
2015.09.25 02:05
본문 내용에 더 덧붙이자면 제 경우에는 여성 예술가는 저런 사적 관계 중심적인 태도가, 남성 예술가는 대의 명분 강조식의 태도가 더 어그로가 끌리는 것 같습니다. 성별에 따른 스테레오 타입과 얼마나 잘 연합하느냐의 문제인것 같기도 하네요.
2015.09.25 08:52
흠 저도 뭔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물에 대한 사랑'을 설명할 때 '자식같다'고 하는데..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도 많겠군요. 자제해야겠어요.
2015.09.25 08:58
프로그래머들도 자신의 결과물을 자식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버그에 대한 무한책임을 느끼라는.. 잘나도 니 자식이고 못나도 니 자식이다. 니가 책임져.. 라고 -_-;;
2015.09.25 10:53
전 옛날에 왜 한국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두고 자신을 아빠, 엄마라고 하냐고 신기하다고 했던 독일에서 오래 사신 교수님이 생각나네요. (뜬금) 전 저도 동물을 좋아하지만 동물에게 엄마야, 아빠야 하는 게 옛날부터 어색했어요. 그런데 가족주의적 호칭은 한국에서 흔하기 때문에.. 개념도 흔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여성들이라고 일반화하긴 그런데 자기 작품을 아이에 비유하는 남성 작가들도 꽤 봤습니다만. 지금은 하인리히 뵐이나 아모스 오즈 인터뷰가 생각나는군요. 창작이 탄생의 이미지와 이어지긴 하니 (신화에서 아테나가 아버지의 머리에서 태어난 것처럼) 전 이게 꼭 모성적이고 여성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전 창작 행위와는 무관하게 가령 30대 여성이 이승기 얘기를 하면서 아 승기는 꼭 내 아들 같아 (이승기보다 한 10살 많고 다섯 살 아이가 있으면서) 아이 있는 여자분들이 되게 세상 다 산 어머니 캐릭터를 연기(?)하는 듯한 느낌을 줄 때 약간 위화감을 느낍니다. 몇 살 연하의 남자를 아들 같다고 말하며 되게 나이 많고 지혜로운 가모장(?) 느낌을 풍기면 이상한 어색함이 밀려오더군요. 크게 어울리지 않는 모성의 적용은 실생활에서는 이런 경우에서 좀 보는 것 같네요.
2015.09.25 11:12
2015.09.25 15:11
동의합니다
2015.09.25 17:32
더 괴상한 뉘앙스가 된다기보다는 더 개인적으로 어그로가 끌린다고.. 불편함을 느끼실수도 있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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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표절은 뭔가 친자확인의 문제인가라는 뻘생각이. 아니,그게 아니라 입양인가 친자식인가 하는 문제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