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5 14:07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 쉬는 동안 동네에서 아이 초등학교 관련 자원봉사를 많이 했습니다.
여기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반 학부모 대표와, 학부모 교육(교장과 교감을 위한), 시교육청 모니터링 요원(이것도 교장과 교감을 위한), 그외 소소한 몇가지,
동네 도서관 사서를 적극적으로 했죠.
저는 일을 많이 하다보면 동네 돌아가는 사정과 아이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그래서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작은 동네라 시교육청의 정책, 학교 분위기, 동네 분위기, 아이들 상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폭력적인 아이와 얽혀서 선생님이 쓰러지는가 하면,(기사에 났던 일이 기사에 날만한 일이 아니더군요.)
교장은 그 엄마한테 시달리다못해 피해자에게 사과를 종용하고,
학부모들이 일궈낸 도서관에서는 간부(어차피 학부모 자원봉사자)가 아닌 자원봉사자를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은행예금 정도로 생각하길래
일이 많아 힘들어하는 간부중 하나에게 일을 도울테니 나도 간부회의에 나가서 발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른 간부 하나가 "언니, 그냥 직장 다시 나가면 안돼?" 그러네요. ^^
주치의는 역시나 "조울증이 확실하십니다." 그러면서 약 용량을 증량하고요.
신의 계시인지 과거 일하던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문제가 많은 곳이지만 우선은 재를 피해서 똥을 만나기로..
유전자의 힘은 무섭습니다.
아빠가 실업자면서 엄마를 패고 그러면서 머리는 좋아서 말을 마구마구 하면 다들 "쟤 뭐야, 무서워~" 그런 분위기였는데
제가 이래저래 얘기를 하면 동네 아줌마들 다 "재 뭐야, 무서워~" 그런 분위기네요. ^____^
제가 약자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영어책 읽기라든가 과학무료 강좌라든가를 해서 완전 왕따는 아닌데(같이 농담하고 웃고 떠들기도 합니다.)
암튼 계속 약을 먹다보면 학부모들의 태도와 세월호를 연관짓는 것도 멈출 수 있겠죠.
저도 가끔 마을 도서관 이용하는데, 작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좋아서요. 마치 큰 서가에 온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주변에 어린이들 마구 뛰어다니는데 가끔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같은 포르노 로맨스를 펴놓고 읽기도 하고…-_-;;
가끔 만나는 친구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애들간의 다툼이라던가, 학부모들간의 분쟁, 혹은 선생들과의 갈등 등을 털어놓을 때마다 들어주면서 정말 답답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서로들 얽혀있고 갈등도 층층이 쌓여있어 쉽게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