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시선이 가는 것에 대해

2015.09.25 15:45

catgotmy 조회 수:2501

이 얘기는 한두번 말한적이 있어요.


서울 길거리를 걷다보면 이런저런 사람을 보게 되는데


만일 남자가 시야에 있다고 치면 그냥 봅니다.


'저 남자는 운동을 열심히 하겠구나. 정장바지가 많이 낡았네. 잘생겼네. 옷 잘입었다. 저 흑인 남자는 비율이 좋구나. 저 백인 남자 참 잘생겼다'


전부 건조한 판단에 불과합니다. 시선이 5초 정도 머문다고 해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물론 눈을 마주하고 보는 건 아니에요. 티내면서 보고싶지는 않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볼 의도가 없어요. 그냥 보게된것 뿐입니다.



여자는 다릅니다.


제 취향의 여자를 길거리에 나가면 거의 무조건 보게 되는데


남자를 볼때처럼 편안하게 시선을 둘수가 없습니다. 안보는건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는걸 상대가 알지 못하고, 그 외의 다른 사람도 알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뒤돌아보고 싶은 경우도 있는데 참을때가 많습니다.



이 감정은 좀 난감해요.


상대를 원하기 때문에 보는 거거든요. 근데 상대는 날 원할리가 없습니다.


사랑이란건 아마 상대를 보는 나를 봐주길 원하고, 나를 원하는 상대를 원하는 걸 겁니다.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볼때는 상대가 나를 보지 않길 바라면서 상대를 봅니다.


감정이란건 중구난방으로 뻗어가는데 그저 뻗어갈 뿐입니다.


그러다보면 울컥하기도 하고, 그러려니 싶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누구 탓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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