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6 20:40
방금까지 있다가 삭제된 글의 제목에서 동성애자란 단어만 이성애자로 바꾼 제목입니다.
"동성애자 분들은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것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계신가요?"가 글의 제목이었죠. 내용은 '이동진씨 사태를 보니... 어휴. 길게 말하지 말자.' 정도.
그걸 저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이동진씨가 자기 호모포빅 아니고 그냥 영화를 그렇게 본 거라고 저렇게 변명을 하는데도 계속 항의하고, 조롱을 해대는데 너네 동성애자라는 거에 대해서 (감히/안 어울리게/같잖은) 뭐 대단한 프라이드라도 갖고 있는 거 아니냐."
예민하다고요? 그게 아니면 '프라이드를 갖고 있냐'는 질문이 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이동진씨 사태로 동성애자들의 '예민함'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종종 보게 됩니다.
트위터에서 이 상황에 딱 맞다고 생각되는 코멘트를 읽었었는데 이거였어요.
"G (@distancier): 이성애자는 평소에 이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 많지 않으니까 별 생각없이 한 말이 차별발언이고 호모포빅 발언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 그게 욕먹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치면 되는거지 "그런 뜻이 아니거든!" 하고 땡깡부릴 일이 아님"
트위터 특성상 좀 거칠긴 하지만 제가 불편한 지점이 딱 이거였어요.
왜 동성애자들은 항상 '자신은 호모포빅이 아니며, 너네를 이해하고 싶다고 깝죽대는 인간들'에게 너는 언제 깨달았냐 (그러는 너는 언제 이성애자란 걸 깨달았는데?) 이성이랑 충분히 연애는 해 본 거냐 (그러는 너는 동성이랑 충분히 연애를 해보고 이성애자란 걸 깨달은거야?) 나중에 바뀔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래. 너도 나중에 동성애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거겠지) 섹스는 어떻게 하냐? 좋냐? (너는 전희는 어떻게 하니? 전희 능력이 딸려서 애액이 안 나오면 윤활제쓰니? 네 애인이 오르가즘 느끼는 거 그거 연기 아닌 거 확실해? 이성애자들은 여자들 만족도가 낮다더만 너 느끼긴 하냐?) 성병 걸리는 거 아냐? (여자들 자궁경부암 원인이 남자라던데, 이성애야말로 너무 위험한 거 아냐?) 란 말을 들어야 하는 건지, 그리고 그 '호모포빅이 아니라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에겐 당연히 그런 걸 물어봐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이성애 로맨스 영화에는 '이건 남녀간을 떠난,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이다.'라는 설명이 붙는 법이 없는데, 동성애 영화에는 항상 '인간 대 인간'이라는 수식이 변명처럼 따라붙는지도 생각해보세요.
그거 다 호모포빅이에요.
2016.02.06 20:55
2016.02.06 21:07
2016.02.06 21:18
감독은 '흑인도 인간이다'라는 영화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동진씨의 발언은 '자신은 이걸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걸 배제하고 인간 영화로 봤다'였죠.
2016.02.06 21:08
프라이드라뇨. 전혀요. 다만, 솔직히 이동진씨에 반응에 대한 트위터 상의 반응은 피곤했어요.
그런 발언을 한 이동진도 이를 비난하는 많은 사람들도 이해가 되지만 관심 이상으로 화제가 지속되어 재미가 없었습니다.
분명 잘못했으나 실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맥락인데 모두들 이때다싶게 달려들어 후드려패니 에라이 맥이풀릴 수 밖에요.
2016.02.06 21:11
별 생각없이 한 말이 차별발언일 수는 있겠죠. 그건 동성애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지역에 관한 것도 있고 직업에 관한 것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일상에서 많은 차별발언을 합니다. 그리고 그 차별발언이 악의적이 아니고 강도가 세지 않다면 대부분 이동진처럼 심하게 비난을 받지는 않죠.
2016.02.06 21:20
같은 발언이라도, 영화 감상을 간간히 올리는 이웃수10명짜리 블로거와 엄청난 팬을 거느린 평론가의 발언 간에는 무게 차이가 있죠.
비난도 그에 비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대한 이동진씨의 해명/변명글은 아주 실망스러웠어요.
2016.02.06 21:25
비난은 발언의 강도나 의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지위에 따라 차별적으로 받아야 하는거였군요.
2016.02.06 21:27
10명 중 한 명이 다른 생각을 갖고 비판을 한다면 10명의 이웃을 둔 블로거가 발언을 해봐야 한 명에게 비난을 받겠죠. 하지만 블로그 이웃이 9만명이면 9천명에게서 비난을 받게 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당연히 강도도 그에 비례해 커질테고 파급력도 생기겠죠.
2016.02.06 21:31
저는 비난하는 사람의 숫자를 이야기한게 아니라 비난의 강도를 말했는데요?
2016.02.06 21:35
수정하는 사이 덧글을 더 다셨네요.
그 발언이 파급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난의 강도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발언을 두고, 선생의 발언인지 학생의 발언인지에 따라 판단을 달리 할테고, 같은 호모포빅 발언이라도 그 발언의 주체가 정책을 만드는 국회의원의 발언인지, 누구도 존재를 모르는 기관장의 발언인지, 혹은 항상 그러는 개신교도의 발언인지에 따라 비난의 강도도 달라질테니까요.
2016.02.06 21:32
이동진 씨 경우에, 그렇게 비난받은 이후에 쓴 해명문에서도 역시 같은 생각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 없는 발언이라고 하기는 좀 그래요. 그에게는 그것이 '생각 있는' 발언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6.02.06 21:28
2016.02.06 21:40
인용하신 트위터의 내용이 좀 불쾌하네요 "그게 욕먹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치면 되는거지 "그런 뜻이 아니거든!" 하고 땡깡부릴 일이 아님"" 우리들은 약자야 그러니 판단은 내가하니 니들은 듣기나 해 이런 마인드인가요?? 그런식으로 일방적인 소통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렇게 물고 늘어지는게 좀 우습기도 합니다.
이 논란이 많이 피곤합니다. 오늘 드디어 캐롤을 봤는데 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논란이 되는 거야 이런 부분에 신경쓰느라 영화를 조금은 제대로 못본거 같아서 아쉬울 지경이에요. 본인이 영화적 콘텍스트안에서의 발언이라고 저렇게 까지 설명을 하는데도 "어차피 호모포빅인 주제에" 이런 식으로만 대응을 하고 있으니 논의가 한발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죠. 영화를 해석하는 사람이 동성애자가 아니면 완벽히 동성애자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은 지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지금의 사태는 다른 데서 뺨맞고 당신들이 권력자라고 생각하는 평론가에게 화풀이 삼아 폭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냥 영화에 대한 그 해석을 한 이성애자의 견해로 보고, 영화에 대한 다른 견해를 영화의 틀안에서 말해 주세요. 이 영화는 동성애자만이 이해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 이상 논의할 가치도 없을 것이고요.
2016.02.06 21:49
모르니까 닥치라는 게 아니라, 왜 욕먹는지를 좀 더 고찰해보라는 거죠. 분명히 욕 먹는 지점이 있는데 땡깡부터 부릴 게 아니라.
이동진씨가 이번에 올린 '해명글'에도 거슬렸던 지점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더군요. 이건 그냥 이해를 못 한 거죠. 딱히 의지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 다른 견해는 이미 충분히 나와있습니다.
2016.02.06 22:07
서로 대화를 해야하는거 아닙니까?
사실은 욕먹을 수준의 발언이 아닌데 욕먹는 경우도 있는거 같던데 말이죠.
2016.02.06 22:09
아 이제 우리나라에서 욕먹으면 아 내가 이래서 욕먹는 구나 하고 고찰하면! 되는 거군요. 정말 간단한 문제였네요 ㅎㅎ
2016.02.06 22:39
G 씨의 저 말이 왜 모르니까 닥치라는 말로밖에 안 들리는지를 고찰해볼 의지는 없으신 것 같네요. 그냥 이해를 못 하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동진은 '감독은 단순히 흑인도 인간이다 이상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든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이걸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인간 영화로 볼 수 있었'으며 그러나 동시에 흑인 영화이므로 '흑인도 인간이다'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프로파간다하는 영화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높은 차원에서 '흑인도 인간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고요.
호모포빅이 아닌 표현까지 독해력 부족과 과잉해석으로 꼬아서 받아들이는 것도 자기비하적 호모포빅입니다.
소수자라는 게 성심껏 소통하려는 타인의 노력을 '땡깡'으로 일축하면서 완장질할 수 있는 자격면허가 되지도 않아요.
2016.02.06 22:51
2016.02.06 23:00
혹시 끝까지 읽어보시긴 한겁니까?? 이동진 평론가도 분명히 레즈비언 영화라고 했고, 다만 캐롤에 비해 테레즈는 영화 초기에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잘 모르고 있다가 이후에 점차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캐롤에게 끌리는 것은 인물들의 대화나 이런 맥락을 보았을 때 인간으로의 끌림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감독이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대략 이런 맥락으로 얘기하고 글도 그렇게 썼습니다. 언제 성정체성을 무시한채 인간의 사랑 이야기라고 얘기했나요? 그래서 발언 맥락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누차 얘기한거 아닙니까. 그리고 퀴어영화에서는 등장인물끼리 인간애를 느끼면 안되는 영화의 룰이라도 있나요? ㅎㅎ
2016.02.06 21:55
2016.02.06 22:12
틀렸다는 판단은 누가합니까?? 그거를 한쪽에서만 하는 것이 문제니 논의, 소통 얘기가 나오는거 아닙니까? 그리고 언제 제가 이동진 욕하는 사람이 다 동성애자라고 했나요?
2016.02.06 22:22
2016.02.06 22:29
네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저도 화가 날것 같아요. 하지만 이동진 평론가의 발언과 저 위의 질문들이 어떻게 같은 수위가 될 수 있을까요.
2016.02.06 22:35
2016.02.06 23:23
생각의 연속성과 동일한 사고구조라고 판단하는 주체가 '저리들 격분하는 분'들 이겠죠?? 지금 그 격분의 합리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한쪽의 판단만으로 그렇게 쉽게 얘기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2016.02.07 00:19
캐롤을 보셨다고 하니 한번 여쭤볼게요. 이동진 씨가 해석한 대로 테레즈는 '레즈비언 정체성을 몰랐다가 알아가며 흔들리는 캐릭터, 캐롤이 아니었으면 남자를 만나 사랑할 수도 있었을 캐릭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동진 씨의 이 해석이 영화를 완전히 잘못 본 결과라고 생각하거든요. 참고로 저는 이성애자입니다.
2016.02.07 11:50
대체 불가능성으로서의 캐롤을 더 강조한거죠. 캐롤이 아니었으면 남자를 만나 사랑할수도 있었을 캐릭터라고 한적은 없는 걸로 아는데요.
만약 그 해석이 영화를 완전히 잘못 본거라고 치죠. 그러면 그렇게 영화안에서의 해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면 되지 왜 호모포픽으로 사람을 몰아가는 건가요? 이게 정부에 반대하면 무조건 빨간색을 칠하는 거랑 뭐가 다르다고 보시나요?
2016.02.07 14:06
2016.02.06 21:56
시원하게 글 잘 써주셨네요. 평소 동성애를 떠난 그냥 두 사람만의 사랑이라는 논평들이 정말 거슬렸었는데, 이 글이 그런 뻘소리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이 되겠네요.
2016.02.06 22:08
"G (@distancier): 이성애자는 평소에 이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 많지 않으니까 별 생각없이 한 말이 차별발언이고 호모포빅 발언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 그게 욕먹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치면 되는거지 "그런 뜻이 아니거든!" 하고 땡깡부릴 일이 아님"
이 트윗 내용은 좀 공감이 되는 게 악의 없이 한 말이라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을 밝히고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이동진님의 해명글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의 나열뿐이네요. 그리고 저도 오래전 브로크백마운틴을 보고 사람들한테 '이건 그냥 사랑 이야기라고...' 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시간이 좀 지난 후에야 제가 얼마나 무식했는가를 알게됐지요.
2016.02.06 22:17
2016.02.06 22:23
동성애 관련 글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걍 다수가 소수 찍어누르는건 어떤 성향을 갖든 똑같다는.
2016.02.06 22:25
2016.02.06 23:06
적어도 이 게시판에선느 동성애에대해서 조금만 수틀리는 발언을 해도 개소리를 듣죠.
이성애도 일종의 취향이고
동성애도 일종의 취향 아닌가요? 라는 댓글 달았다가
모르면 닥치라는 이야기도 듣고 했죠.
2016.02.06 23:28
동성애, 양성애 등을 말할 때 성적 취향이 아니라 성적 지향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인데요.
http://www.slate.com/articles/health_and_science/science/2013/06/sexual_preference_is_wrong_say_sexual_orientation_instead.html
2016.02.07 00:08
2016.02.07 00:45
이게 동성애자들한텐 그냥 '어의없다' 아니라 '어이없다'에요~ 하고 단순히 틀린 단어 지적하는 정도의 일이 아니고
예민하고 불쾌하게 받아들일 만한 여지가 있는 문제임은 이해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2016.02.07 10:10
2016.02.07 11:43
더 폭격 맞아야 한다구요? 엄청 폭력적이시네요.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그렇게 나와도 되는 건가요? 옹호하려면 좀 현명하게 하시죠. 더 반감 일으키지 말고.
2016.02.06 23:40
"왜 남자들에겐 그렇게 말 안하면서 여자에겐 그런 말을 씁니까?"
"그런 말을 쓰는 것은 나의 자유죠."
"여자들은 그런 말 들으면 기분 나빠요. 성차별적이기도 하구요."
"내가 성차별주의자라고?! 내가 얼마나 여자들에게 친절하고 좋게 대하는데! 네가 여자라는 이유로 날 성차별주의자라고 손가락질 할 권리는 없어!"
이 구도 정말 현기증나고 지겹네요. 지겹습니다...
2016.02.07 13:35
2016.02.07 13:50
풉. 덧글로 수준 인증하시는 군요. 네네 소통할 의지도 계몽하실 능력도 없으시니 그냥 뒤에서 즐기고 계세요. 저는 이만-
2016.02.07 13:54
읽다가 콧물날뻔.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 오래간만이네요.
2016.02.07 15:10
2016.02.07 15:31
ㅋㅋㅋ 혹시 메X 에서 오셨나요? 맥락도 없이 맨스플레인이라고 하면 끝인지...아이디 처럼 엄청 웃기시네요.
2016.02.07 19:01
2016.02.07 20:25
그런데 메갈리아가 욕인가요? 왜 가리고 그러지?
2016.02.07 22:36
2016.02.07 22:43
푸핫 엄청 웃기네요. 수준타령이라니... 위에 맨스플레인 키워드 글부터 읽고 말하시죠 ㅎㅎ
2016.02.07 21:02
2016.02.07 23:33
역시 인간은 재밌어.....ㅋㅋㅋㅋ........
2016.02.0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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