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봤습니다. 돌아온다는 것.

2016.03.02 02:56

관람차 조회 수:1537

뒤늦게 봤습니다. 조용하게 보고 싶기도 하고, 이상하게 망설여지다 오늘에야 봤네요. 


인상깊은 몇가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마 보신 분들은 이미 느끼셨을 것 같기도 해요. 


간단한 느낌은 잔잔하게 오래 파문을 일으키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처음은 모르겠지만, 자꾸 자꾸 떠오르는 그런 류의 영화들이 있지요. 

저에게는 그런 느낌이에요. 


원작을 보지 못했지만, 영화만 보니 자꾸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네요. 

매력적인 두 배우, 그리고 촬영, 의상, 음악 그런것들 (은 물론 공감하고)  제가 느낀 작지만 공감가는 섬세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돌아온다는 부분이에요. 

기차는 원작에도 있다고 하지만, 

동그랗게 돌아가(오)는 기차를 테레즈가 보고, 다시 캐롤이 보는 것을 보니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또 테레즈의 남자친구가 잘 돌려보내달라는 대사도 새삼 그냥 스쳐지지가 않네요. 


돌아가고 돌아가지 못하고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여기지만 다시 돌아가는 것. 

성소수자들은 대부분 자신을 돌아보죠. 나라는 사람을 의심하고, 또 나를 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그러다 좌절하기도 하고 결국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 

돌아가고 돌아가야 하는 과정 같아요. 

뭐 제경험이지만요. 


섬세한 디테일들이 좋았습니다. 

would you 라고 말할 때 상황마다 뉘양스가 다른 것도 좋았고, 


어깨를 만지는 것으로 얼만큼 이사람이 좋은지, 손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좋았어요. 

우리는 때로 말을 하지 못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몸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미 먼저 말하니까요. 


암튼 곰곰히 곱씹게 되네요. 

드라이 마티니를 마시던 캐롤이 맥주를 마시는 부분도 그렇구요. 

의미를 과잉해석할 필요는없겠지만, 

파문을 주는 영화에요. 


잔잔하게 그러나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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