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인 더 트랩의 완결이 났습니다.

원작에 대한 태도 논란으로 인해서 여러모로 퇴색한 엔딩이였습니다만,

전 그 나름대로 괜찮게 보았습니다. 그 정도의 엔딩이라면 딱히 과하지도 덜 하지도 않은 여운이 남은 것 같아서 좋았어요.


자칫하면 김고은의 은교에 이은 인생의 작품이 될 수 있을 수도 있었습니다만, 후반으로 갈 수록 힘이 떨어져서 안타깝게 평작에 머무르고야 말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고은은 어떤 배역이 잘 어울리는지 알게 되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은교에서의 은교, 치인트에서의 홍설 뭔가 통하는 코드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고 하니 김고은은 어른이 아닌 어른에서 학생으로 넘어가는 그 미묘한 나이 대가 참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네요. 얼마 전에 차이나 타운을 보았는데, 그 영화 속의 일영이라는 캐릭터도 묘하게 어린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존재하는 케릭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영화에서 엄마가 얘기하죠. 넌 자라지 않아서 데리고 있는 것이라고. 그만큼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가지는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어른이지만 어른이 아닌 매력 그 중간적인 나이대가 가지는 매력을 참 잘 살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역으로 어른이여야한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말이 될 수 있겠네요. 은교 이후에 은교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했던 것 같은데, 별 다른 소득이 없었죠. 이렇게 된 바에는 캐릭터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인트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우선 조연들의 연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치인트 그 특유의 밉상들을 제대로 살렸죠. 드라마 자체에서도 그 밉상들과의 에피소드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많이 컸고요.  16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내에서 그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오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이 있지만, 웹툰에서의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옮기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던 것 같아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영곤 나중에 어디갔는지 보이지가 않던데, 각 캐릭터들에 대한 정리는 해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많은 분들이 아쉬워했던 부분은 역시 드라마의 후반부 입니다. 원작이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드라마는 엔딩에 대한 부담감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죠. 어떻게 보면 16화의 엔딩을 위해서 1화부터 15화까지 모든 이야기들을 꼼꼼하게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제작진들이 원작에 너무 기댄 나머지 엔딩을 소홀하게 다루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쩌면 작가로부터 직접 들었다는 그 엔딩으로 가려고 했었는지도 모르지요. 너무 날로 먹으려고 했어요.


특히 나중에는 치인트인지 칸타빌레인지 모를 정도로 각 배역들의 비중에 대한 안배가 없었죠. 유정은 계속 드문드문 나오다가 마지막화가 되어서야 급 마무리를 짓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스토리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웹툰에서도 후반부여서 엔딩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웹툰 작가는 생각해놓은 엔딩이 있었을 테고 그 엔딩을 향해서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놓았을테니, 그 엔딩을 뒤집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들을 이렇게까지 무너뜨리는 데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치인트를 보면서 옛날에 대학 다니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어요.

생각해보면 수능이 끝나고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이 참 좋았고, 인생에서 빛이 나던 시기가 아니였나 싶어요.

아마 지나고 나면 힘든 기억은 없어지고 좋았던 기억만 생각나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그 동안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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