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잭 스나이더 답게 액션이 죽입니다.

 아무래도 감독 특성답게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의 액션씬은 화끈합니다.

거기에 더불어 죽이는 BGM까지. 또한 미장센에 강한 감독이다 보니

참고된 원작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명장면이 중간중간 오마쥬되어 나오는 부분에서 다시 한번 전율을 느꼈습니다.

 

2. 쿠키영상을 대체하는 중간중간 반가운 얼굴들.

 따로 쿠키영상이 없지만, 대신 저스리스 리그에 나올 히어로들의 모습이 잠깐이나마 나옵니다.

바닷속에서 눈을 부릅뜬 아쿠아맨, 아직 코스튬도 입기전의 플래시, 융합중인 사이보그, 아마조네스의 여전사 원더우먼.

저스티스 리그의 영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 친구들이 다같이 활약하겠다는 기대감을 상승시켰습니다.

 

3. 렉스 루터가 생각보다 난잡합니다.

 

 렉스 루터라 하면 아무래도 좀 더 점잖고 교활하며, 작전만큼은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빌런이라고 항상 느껴왔습니다.

근데 이번 영화에서는 가볍고 정신없는 대사, 교활하다 못해 야비해보이는 행적, 슈퍼맨과 배트맨을 이간질 시키는 동기부족. 정도로 압축되는 이상한 캐릭터가 되버렸습니다.

렉스 루터의 재력과 조커의 정신없음을 섞으면 대강 이런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메인 빌런을 하기엔 애매한 포지션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상당히 재밌게 봤는데 생각보다 혹평만 넘쳐나서 대표적인 혹평 몇가지를 들어, 실드를 좀 쳐볼까 합니다.

 

실드 1. 개연성 없는 스토리

 개연성 없는 스토리라고 혹평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수 초만에 편집점이 와버리는 빠른 템포의 화면전환 때문에 더 정신없게 느껴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트맨과 슈퍼맨 및 기타 히어로들이 150분이라는 짧다면 짧은 러닝타임안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서막을 알리는 서사를 전부 풀어나갈 수 없음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풀어내보자면 웨인기업의 사람들, 메트로폴리스의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과 함께

하늘에서 내려온 슈퍼맨과 조드장군의 신과 같은 거대한 힘에 대한 반발심, 인간으로써 대항하려는 배트맨.

 

자신은 그저 힘 없고 약한 지구인들을 구하기 위해서 노력했을 터인데,

그 사실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 군중속의 고독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 슈퍼맨.

 

이 외에도 영화 초반부, 전쟁과도 같은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일담,

안타깝고 잔인하게 남아버린 슬픈 기억들, 위령비 앞에서 가짜 신을 들먹이는 사람들.

 

영화 내내 신과 인간, 선과 악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는 여지와 분위기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거친 언어로 혹평하는 분들 처럼 까탈스럽게 표현하자면, 꼭 떠먹여 줘야만 설명되는 부분인가?

 

실드 2. 불살주의 히어로들이 왜 이렇게 다 죽이고 다녀?

  이 부분은 확실히 시네마 유니버스와 원작 코믹스에서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워낙 액션에 강한 감독이다 보니, 자신의 장점인 화끈한 액션을 강조하기 위해서

평소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의 배트맨 보다 수위 높은 액션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사실은 제법 높은 수위의 액션을 소화하는데, 그야말로 목숨만 간신히 붙어있을 정도로 싸웁니다.

원작이나 게임을 두고 생각해보면 그 정도의 액션은 오히려 원작의 배트맨을 제법 소화하는 부분이라고 좋게 봐 줄수 있었습니다.

 

 단, 배트맨이 총으로 악당에게 난사하는 장면은 기본적으로 박쥐, 총 트라우마가 핵심인 배트맨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실드 3. 엄마 이름 똑같다고 바로 화해?

 기본적으로 성선설과 성악설을 보는 듯한 서사구조를 통해, 배트맨과 슈퍼맨의 같음과 다름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어릴 적부터 "클락, 넌 특별한 사람이란다. 너의 힘을 올바르게 쓰렴"하며

착하디 착한 켄트 부부 밑에서 자란 클락 켄트는 성선설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써 보이스카웃과 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눈 앞에서 부모를 잃고 "이 세상은 악한 것 투성이다"라는 것밖에 남지 않은 시니컬한 브루스 웨인은 성악설을 대표하며,

악은 악으로 다스린다. 라는 일념하에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를 통해 세상을 다소 비뚤게 보고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 클락과 브루스에게서 어머니 "마사"의 존재는 특별하게 와닿습니다.

 

 클락에게는 마지막으로 남은 지구의 부모님이자 가끔씩 비뚤어지는 자신을 무한한 포용력으로 다시 바로서게 만들어주는 성모와도 같은 사람.

 

 브루스에게 "마사"는 이제는 돌아오지 못할, 그립고도 그립지만 악몽과도 같은 과거의 망령이 되어 계속 자신을 괴롭히는 기억입니다.

 

그런데, 클락이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내뱉은 한마디. "마사." 그 한마디에 다시는 구하지 못할 "마사 웨인"을 떠올리는 배트맨에게서 짧지만 많은 생각이 지나갑니다.

 

내가 구하지 못한 마사 웨인, 그러나 지금 구할 수 있는 마사 켄트.

 

그저 이름이 같을 뿐이지만 그 잠깐 사이에 잠깐이나마 괴력을 가진, 두려운 신과도 같은 슈퍼맨에게서, 그저 농장의 아들 클락 켄트를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사"를 구하지 못한 브루스 웨인으로써 슈퍼맨을 돕기로 마음먹었다고 생각합니다.

 

 

실드 4. 갑툭튀 원더우먼

 저스티스리그의 포문을 여는 핵심 멤버이자, 가장 유명한 여성히어로로써 원더우먼은 당연히 나와야 할 히어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고대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을 헤집으며 다니는 걸 보아하니 어쩌면 아마조네스 왕국과 연관된 무언가를 찾는 뉘앙스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개봉할 원더우먼의 단독 영화의 떡밥이 아닐까 추측되는 부분입니다.

 

 이 후, 둠스데이에 의해 무너지는 메트로폴리스를 보고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전투에 임하는 원더우먼의 모습만 나왔을 뿐이지만,

그녀가 아마조네스의 사람들 뿐 아니라 뉴욕시의 사람들 역시 가여이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단, 이 부분은 원작 코믹스의 원더우먼을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뜬금없는 부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 총평.

 아쉬운 부분을 꼽으라면 위에 쓴 것만큼은 나올법 합니다만, 벤 에플렉 배트맨과 너무나도 예쁜 갤 가돗 원더우먼의 첫 등판은 제법 좋았습니다. 

그리고 DC코믹스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와 주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엄청난 혹평과 함께 미친듯이 까이고 있는 배트맨 대 슈퍼맨이지만 팬으로써 저스티스리그 시리즈가 쭉 제작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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