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0 17:46
식사 대용 알약이 어서 개발되기를 기다리는, 먹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1人입니다.
적게 먹는 편이고 요리도 거의 하지 않으며, 점심시간에는 식판에 먹을 만큼만 소량 담아 싹 비우는 편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저는 신기하게 생각하는걸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떠먹는 식판에 왜 다 못먹을걸 쌓듯이 담아서 결국 버리는걸까? 자기 양을 잘 몰라서 그런가? 나무라는 것으로 들을까봐 직접 물어본 적은 없지만요.
어쨌든, 먹는 일이 여러모로 번거로운 저는 그간 다양한 식사 대용식을 탐색해왔는데, 1. 조리 과정이 없고 먹기에도 간편하며 2. 나름 여러 영양소를 갖추고 있고 3. 휴대가 가능한.. 등의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만한 음식을 찾는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샌드위치나 김밥, 케밥 같은걸 사먹었는데, 점차 비용 면에서나 먹는 방법, 맛 등에서 한 끼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걸 깨닫게 되었지요.
그 다음에는 그래도 곡기라 할 수 있는 오트밀, 미숫가루, 씨리얼 등을 먹었는데, 이건 뭔가에 꼭 타서 먹어야 하고 그릇을 씻어야 한다는 점이 약간 조리과정 처럼 느껴져서 아쉬웠어요. 조금 더 수고해서 차라리 음식처럼 생긴걸 만들어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휴대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었죠.
아예 대용식으로 만들어진 밀스 2.0이나 단백질 파우더 같은 것도, 가루로 되어 있어서 뭔가에 타먹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고체형 밀스 2.0이 나와주었으면 좋으련만...
아무튼 그 다음에는 휴대하기 편하고 까먹기 편한 닥터유 에너지바와 하루견과를 아침 저녁의 주식으로 삼았는데, 이렇게 계속 견과만 먹어도 되나 싶은 생각은 들더군요. 닥터유는 너무 달기도 하고..
그래서 현재 정착하고 있는건 칼로리 바란스입니다. 조리과정이 없고, (표지에 쓰여진대로라면) 여러 영양소도 있으며, 휴대하기도 편리하고요. 거의 매일 먹다보면 마치 인간을 위한 사료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그 점이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치즈맛과 과일맛 밖에 없어 아쉬운데 좀 더 여러가지 맛이 나와줬으면 해요. 차라리 개 사료는 맛도 더 다양한거 같고 유기농이니 뭐니, 종류도 많고 선택 폭도 넓던데...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나중에 대용식 사업을 아예 해볼까? 나같은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닐텐데.. 하는 생각마저 해봤습니다.
아무튼, 이것도 언젠가는 지겨워지는 날이 올텐데, 그때는 또 뭘 먹고 살까 싶네요. 혹시 추천할 만한게 있으신 분들은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2016.07.10 18:20
2016.07.10 22:09
대부분의 전투식량은 최전방의 병사들을 위한 상당히 고열량식이라 어쩌다 한번을 몰라도 꾸준히 대용식으로 먹기엔 부적합할 것 같아요. 영양과 가성비를 고려하면 가격도 그리 싸다고는 못하고요.
2016.07.11 03:25
음식에 대한 자세에는 환경적인 영향도 분명 있는 듯해요. 저도 먹는게 좋을 때가 있었던거 같거든요. 지금은 배부른 느낌 자체가 싫지만..
대트릭스는 뭔가 성분이 엄청 좋은건가봐요. 찾아보니 조그만한데 하나에 1만 7천원이 넘는ㅋㅋ 그래도 궁금해서 몇 개만 사먹어볼까 싶습니다. 옛날에 미군 전투식량이라고 얻어먹어본건 바 형태가 아니라 큰 봉투에 이것저것 들어있는거였는데(비스킷이나 잼, 커피, 껌, 티슈까지 구비된.. 실제 전쟁 시에 이걸 식순대로 다 까먹을 여유가 있을까도 좀 궁금했던) 맛은 참 없더라고요. 카푸치노라고 적힌 인스턴트 커피는 정말 맛있었지만.. 여태 먹어본 인스턴트형 커피 중 그게 최고였음.
2016.07.10 18:30
2016.07.11 03:06
그야말로 이상적인 식사 패턴인 것 같아요. 하루 한 끼만 제대로 먹어도 건강하게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 같고, 저도 세 끼를 꼬박 배부르게 먹는게 힘들 뿐 나름 미식적인 취향도 없진 않거든요. 좌우간 어서 빨리 다양한 대용식의 시대가 열렸으면 합니다.
2016.07.10 19:14
2016.07.11 03:02
음.. 검색해보니 환자용인가보네요. 깡통색이 다양한걸 보니 종류도 여러가지인 것 같아서 관심이 가는데.. 맛은 주로 '구수한 맛'이 대세인듯? 단점이라면 액체로 되어 휴대시 약간 무게가 나간다는 점, 주식으로 오래 먹으면 소화기관이 왠지 퇴화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등이 있네요. 그래도 집에 갖춰놓으면 가끔 먹기는 용이할 것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2016.07.10 20:32
2016.07.11 12:45
제가 밥을 먹기 귀찮을 때 쓰는 방법은 닭가슴살 큐브입니다. 100g 단위로 소포장된 닭가슴살 봉지를 한두개 그냥 뜯어서 먹으면 영양적으로도 괜찮고(대량의 단백질, 소량의 탄수화물) 칼로리도 적고 포만감도 있어요.
2016.07.12 08:00
닭가슴살은 한번도 시도를 안해봤네요. 왠지 샐러드나 소스가 있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한 번 먹어봐야겠네요.
2016.07.11 16:06
2016.07.12 08:04
2016.07.11 18:05
2016.07.11 18:18
2016.07.11 20:45
2016.07.12 08:14
2016.07.12 01:44
한국에서 구하기는 힘들겠지만 미국에는 Soylent가 있어요. 보이는 것도 맛도 콩우유 같은데 한 병이 400 칼로리이고 이것만 섭취해도 영양 섭취는 충분하다고 하네요. https://www.soylent.com/
2016.07.12 08:12
2016.07.13 22:15
밀스2.0 도 타먹는 거 말고 병제품 있어요. 역시 400칼로리. 소일렌트 벤치마킹해 만든 제품이라그런지.
거기서 파우치에 든 모닝죽같은거도 팔던데 안먹어봐서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2016.07.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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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옛날에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어린이용 TV드라마가 있었는데, 그때 미래세계 에피소드에서 다들 알약을 밥 대신 먹었죠. 지금은 작고하신 조경환 호랑이선생님만 유일하게 통닭다리를 뜯으며 '난 알약 먹으면 도저히 먹은 기분이 안나서 말이지' 하는 장면을 보며, 덜 여문 어린 머리로 '오 맞아맞아 먹는 낙 빼면 인생에 남는 게 뭐 있나' 하며 저런 미래세계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트릭스 같은 외국의 전투식량을 들여와 파는 곳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쪽으로 한 번 검색해 보시길.